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대한민국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안경을 벗으면

  • 작성자 김희수
  • 작성일 2024-02-26
  • 조회수 370

안경을 닦으면 세상이 갑자기 선명해진다

윤곽은 깊어지고 색은 짙어진다

붓자국은 선명해지고

작은 실수는 커다래진다

세상은 아플 만큼 선명해졌다

하지만

안경을 벗으면

푸른 하늘은 고흐의 물감

밤의 야경은 고흐의 붓질

세상은 흐려지면서 나른해진다

그 흐림은, 아마 나쁘지 않다


김희수

추천 콘텐츠

날개로 잃은 연

꿈을 잃어가는 하늘이 바스라지는 이야기하늘의 연을 쫓던 아이들의 발걸음은 날개를 달고 계속된다계속되고 계속되어서 이내는 연을 잃고 날아간다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알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어느새 하늘은 바스라지고 있다, 고도는 낮아진다연을 보지 못하는 아이는바스라지는 별자리 밑에서 연으로 얽힌 전깃줄을 꼬아대어어느새 쇳빛 하늘을 만들어냈다뜨지 못한 채 늘어진 날개는 퍼덕퍼덕, 바닥을 부채질하고무거워진 날갯죽지는 어깨를 떨어뜨린다, 아래로, 또 아래로지저로 떨어져버린 어른은 이제 날지 못한다, 이대로, 또 이대로아아!우리는 다시 날아볼 수는 없는가?나를 죄어오던 쇠줄을 모두 끊어내었다, 잃어버린 연을 찾아바스라진 하늘을 다시 맞춰 연을 보았을 때 나는 알아버렸다내 연은 꺾이고 꺾여 나의 날개가 되었음을잃어버린 연은 언제나 내 곁에 있었음을

  • 김희수
  • 2024-02-19
첫 포옹, 엽락

나는 그대가 미워요내게 긴 여운을 남기고는, 붉은 입술을 맞추고 이내 떠나는나는 그대의 붉은 손이 미워요그대가 나를 떠나는 날이 오면, 어느새 내 날은 붉게 물들어요끝에서 내 눈길을 붙잡는 네가 미워요나는 손을 뻗어 잡지 못할 걸 알면서도 뻗은 팔을 돌이키지 못해요나는 그대 미워 땅 밑으로 숨기로 했어요그대를 감싸는 찬란한 바람, 그대가 남기는 붉은 궤적에나는 울부짖어요,나와 함께한 삶은 어찌나 푸르렀나요, 왜 그대 나를 자꾸 떠나나요그대를 안고 돌아, 이내 내리고그대의 손을 받쳐 첫 키스를 새기던우리의 푸르른 나날은 무엇이던가요그러던 붉은 날, 그대의 손길이 내 가슴에 닿았어요아아, 나는 보고 말았어요그대는 붉은 비가 되어, 손 뻗는 천사의 은총이 되어나를 온전히 안으려던 거였어요, 그대의 애잔함이여나 이제 그대를 미워하지 않아요가장 낮은 곳에서, 나는 그대의 가을빛 심장을 기다려요그대의 심장은 녹지 읺고 남아 나에게 올 거예요나를 그대를 기다리며 헐벗을 것이고나는 그대를 기다리며 썩어갈지도 몰라요하지만 나는 그대를 기다려요,누구보다 낮은 곳에서, 그대의 다음 포옹을 기다리며

  • 김희수
  • 2024-02-13
박명

그대는 고운 낯을 감추고 내려 저 까마득한 땅끝에 몸을 뉘입니다 야속히 떨어져 모두를 짓이기는 저 어두운 박모, 사라진 땅끝은 허무합니다 내일의 아침을 기려, 또한 오지 못할 일루의 빛을 나는 알면서도 지워진 손짓에 미움을 담지 않습니 다 그대를 쫓아 새카만 바다를 지나 마침내, 꽃이 저버린 언덕에 걸음을 올립니다 나는 애상을 떨치고 뛰어 단번에 저 검은 장막을 걷습니다 마지막 도약에 이끌리는 나의 눈길은 저 밝은 박명, 내 날개는 행복합니다

  • 김희수
  • 2024-02-04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1500
  • 위다윗

    너무 마음에 드는 시네요

    • 2024-04-16 23:29:12
    위다윗
    0 /1500
    • 0 /1500
  • 송희찬

    일상의 모습으로 시를 써서 좋았어요. 8-9행이 특히 너무 좋네요.^^

    • 2024-02-26 07:07:01
    송희찬
    0 /1500
    • 0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