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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도플갱어

  • 작성자 가엘
  • 작성일 2024-01-29
  • 조회수 408

하늘은 인형작가의 작업대

인형에 채울 솜이 퍼트려져 있어


인형작가가 천을 오리고 꿰매면

솜을 채울 시간이 오지


큰 솜 먼저 주워져 인형의 몸이 되고

작은 솜은 인형의 손가락이 되고

모든 솜이 모여 인형이 완성되고


날 닮은 인형 하나가 하늘에 앉았어

눈이 부시게 새하얀 솜을 품고서


안녕

그에게 속삭인다

그는 나의 도플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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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엘
  • 202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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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엘
  • 2024-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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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엘
  • 2024-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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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희찬
    최고에요

    오랜만에 글틴에 오신 것 같아 즐겁네요~^^ 2연에 인형작가가 천을 오리고 꽤매면 이라는 부분에서 천이 하늘 천으로 해석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신선했어요. 그리고 저도 어린시절 구름을 보며 이름을 붙인적이 있는데 그 때의 기억도 새록 새록 나네요. 잘 읽었어요~^^

    • 2024-01-29 03:37:26
    송희찬 최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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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엘

      @송희찬 오랜만에 글 올리는데 반겨주셔서 고마워요~ 시의 2연이 말씀해주신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겠네요. 시선이 좋으신 것 같아요. 덕분에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어요. 고마워요. 그리고 이 시가 송희찬 님께 좋은 추억을 떠오르게 한 것 같아서 좋네요.

      • 2024-01-29 18:45:10
      가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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