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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에 핀 독

  • 작성자 AZ
  • 작성일 2024-06-26
  • 조회수 42

내 활자의 선명도가 흐려질 때

필멸성을 논하던 손끝 아래 정열만을 뜯었고

삐걱대던 청춘에겐 이성 없는 반항이 고질병을 선물했지


고통 없이 침잠하는 자각몽이 낳은 새끼들

한 쌍의 흉곽에서

성혈로 세례를 받은 후 그들은 불어났고....


스며든 흉터는 입마른 소문처럼 퍼졌다 타인의 시선이 녹아내려 내 몸을 적실 만큼

박제된 나의 혈류가 뜨거워지면 그들의 존재에 노이즈가 낀다


고혹적인 피조물들의 요람이 된 걸 환영해

남은 나를 잘라갔던 사람들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아

잘린 발톱보다 더 찢어진 입들의 대사는

희곡이 되어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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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

아직 여름인 이곳눅진한 공기에 목이 메여 냉장고의 김을 마셨다기도를 타고 흐르는 냉기가 고개를 꺾더니그대로 나를 재우고는 사라지는 푸름을 향해 흩날렸다쨍그랑, 소리와 함께부러진 목을 더듬대며 찾아냈다침잠된 나의 시야 속 눈동자에 붙어 있던간장 냄새가 나는 유리 조각이 얼음을 깨뜨리고 있었다살갗을 벗겨 낼 만큼 차갑고 따가운 형태로 온 몸이 감겨서피부 속 구멍들이 입수를 저마다 외치고 있었다이대로네가잠들면지금우린숨을쉴수없어하지만나는너무외롭고냉기서린이곳에갇혀있는걸우리를들이키면돼갈증이난다면서로를들이키고서로의살을벗겨내고발라내며물이되는거야우리의푸름이소멸의근원이되는거야?그렇게나마지금의목마름을해결할수있어어차피이곳은바다잖아너와우린심해에갇혀있는거야숨을 들이켰다근육을 풀고중얼대는 목소리와 함께바다에 빠지며 입을 열었다다시 숨을 쉬어우리의 갈증은 곧 메말라가

  • AZ
  • 2023-09-10
비 극, 한 탄, 불 쌍 해, 의미 없 는

마모된 연필심 끝에는구겨진 자국만이 가득한 창작이 있었다르네상스 시대은화 몇 닢을 손가락 사이에 꽃고 춤을 추는 집시가발뒤꿈치가 잘려 굽 높은 신발을 신고 거리를 누볐다그녀의 장례식에는왜인지 모르게수많은 동전들이 값싼 단화에 담겨 왔다무슨 전개가 그래, 하며 웃던 아이는얼마 가지 않아 입고 다니던 교복 셔츠를 새로 샀다텅 빈 교실 안에서세상 밖으로 꺼내진 갈비뼈에게 저녁 노을을 소개시켜 주더라어둑해지는 바람을 불어넣어 주다가흉부에 가득 찬 모양인지다리 두 개를 떨어뜨리며 하늘을 날았다-오늘 나는해질녘을 머금은,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색을 가진 풍선이야바람이 빠지면 땅에게 안겨서내일의 아이들에게짓밟히겠지-내일은 오늘보다 일찍 밤이 올 것 같아미리 풍경 사진을 찍었다

  • AZ
  • 202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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