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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지는 기억에서

  • 작성자 가엘
  • 작성일 2024-06-25
  • 조회수 30

젖었다가 마른 휴지처럼 일그러진 모습으로

굳어버린 나는 무감각이란 호수에 몸을 던졌다.

 

망막을 뚫고 들어오는 물에 눈을 맡긴 채

상에 맺히지 못한 것들을 반사라는 이름으로 흘러 보냈다

 

난 무엇을 간직하고 있던 걸까

모조리 풀리는 기억이 금세 형체를 잃고 영영 사라지는 중에

나는 이상한 생각을 했다 명치깨가 아픈 것 같다는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

 

난 감히 얕은 호수에 손을 뻗지 못했다.

이미 내 정신은 물속에 잠겨 사고하지 못하게 된 지 오래기에

 

물 속에서 모든 감정은 제 빛이 풀어졌고

나는 사라져 가는 감각의 형체를 볼 수 있었다

이제는 모르는 감각들이 눈앞을 스치고

 

동심원이 몸 위에

그려지고 흐려지다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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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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