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 작성자 가엘
- 작성일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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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3
- 조회수 278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
그 속에 박힌 구슬 하나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빛을 들이켜고는
입을 꾹 닫아 버린 못된 장난꾸러기
아서라
그 빛은 네게 독이야
네 분에 맞지도 않고
두 손 가득 넘치는 빛보다는
작고 소중한 불씨
사실 그건
너만이 가질 수 있거든
네 마음속 타오를 불이
네가 들이켠 빛보다 빛날 거야
그러니
너의 빛으로 세상을 밝혀 봐
다른 건 뱉고
네 불씨가 꺼지면
안 되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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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었다가 마른 휴지처럼 일그러진 모습으로나는 무감각이란 호수에 몸을 던졌다. 망막을 뚫고 들어오는 물에 눈을 맡긴 채상에 맺히지 못한 것들을 반사라는 이름으로 흘러 보냈다 난 무엇을 간직하고 있던 걸까모조리 풀리는 기억이 금세 형체를 잃고 영영 사라지는 중에나는 이상한 생각을 했다 기억에 다시 손을 뻗고 싶다는명치깨가 아팠다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굳고 풀리길 반복하며 일그러짐으로 정의되어내가 가진 기억은 내게 어울리지 않았다 난 감히 얕은 호수에 손을 뻗지 못했다.이미 내 정신은 물속에 잠겨 사고하지 못하게 된 지 오래기에 물 속에서 모든 감정은 제 빛이 풀어졌고나는 사라져 가는 감각의 형체를 볼 수 있었다이제는 모르는 감각들이 눈앞을 스치고 동심원이 몸 위에그려지고 흐려지다가 사라졌다
- 가엘
- 2024-06-25
문득 깨달았다손을 뻗으면 하늘이 다 덮였던 것은사실 하늘이 내 손만해져서 나와 맞닿았기 때문이었단 걸멀어지는 거리만큼 작아지는 것들,그러나 하늘은 멀어질수록 더 커지기만 한다커지고 커지고온 세상을 덮고도 더 커지는그 아득함에 손을 대어 본다새의 날갯짓을 닮은 날카로운 구름이 스친 곳에서하얗게 응고되는 것들에 손을 대어 본다그 작은 손짓에도금방 몸을 굽히는 하늘여전히 손에 들어오는 하늘에내가 널 잘 몰랐구나 하고 말해본다
- 가엘
- 2024-06-16
세상이라는 그림 속 나라는 점 하나 나로 이 그림이 완성되었어 내 존재 자체만으로 날 사랑하시는 분에게나는 점,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 존재지 하지만 나는 날 이 세상의 오점이라고 생각했어내가 너무나 이 세상과 어울리지 않아 보여서 그렇지만 화가는 작은 점 하나도 절대 그냥 찍지 않아나는 날 그리신 분에게 그냥 지워져도 상관없다 여겨지지 않아 내가 없으면 이 그림은 완성되지 않아다른 사람은 날 ‘점’으로만 볼지라도날 만드신 분에게 난 이 그림에서 꼭 필요한 존재니까 난 이 세상의 오점이 아닌 거야어쩌다가 찍혀서 그림을 망치는 점이 아닌 거야 내가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은 점이라고 느껴질 때사랑을 담아 날 보시는 그분을 기억하자 내게 이 세상을 살아갈 이유가 되시는흔하디 흔한 점이었던 나를 이 그림의 마침표로 바꿔준 그분을
- 가엘
- 2024-03-09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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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이번 시도 따뜻하네요~ 보름달을 하늘 속에 박힌 구슬 하나라 표현한 점이 인상깊어요.^^
@송희찬 아파트 사이로 보이는 보름달이 어찌나 빛나던지 구슬에 빛을 담아둔 것 같았어요. 그 생각에 시를 쓰게 되었는데 알아봐 주신 것 같아 기쁘네요. 항상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해요~
보름달이란 주제로 이렇게 멋진 시를 적다니 정말 감동했습니다.보름달이 하늘에 콕 박힌 구슬이며, 어둠이 자리잡을때 세상을 빛낼 하늘의 구슬이라는것을.저도 최근에 막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아직 서투르지만 가엘님과 같은 분들의 글을 읽으며 많은걸 배우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먼 우와! 정말 좋은 말씀 감사해요~ 이런 댓글은 처음이라 두근거리네요. 저도 이먼님 시 잘 보고 있어요. 저 또한 글은 도무지 엄두를 못 내다가 올해 12월부터 다시 쓰기 시작해서 아직 서투르죠. 제가 혼자 설레발 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같이 글 쓰는 친구가 생겨서 기쁘네요. 이후에도 많이 소통하고 친해졌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기쁜 마음에 와다다 쏟아낸 말들이 잘 전달 되었기를 바라요. 오늘 하루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