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사는 토끼*
- 작성자 눈금실린더
- 작성일 202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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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2
- 조회수 399
살고 있어요. 푸른 곳.
가장 밝게 빛난다, 내 눈앞에서.
누구에게나 그런가요. 내가 딛고 있는 차가운 땅이 잘 보여요? 움푹 파인, 아니, 매끄러운 땅이요.
이곳은 둥글어요. 꺼지지 않는다. 그런 게 무서워요. 그래서 시선을 피하지 않고 있는 건데.
달은 늘 모양을 바꿔야 해요.
바꿔요.
우리가 보는 것은 영원히 달의 앞면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나요?
우리는 일부만 보고 영원을 노래한 거예요.
소원을 빌었어요. 영영 이곳에서 뛰어다닐 수 있게
해주세요. 당신을 보면서.
살 수 있게 해주세요.
*
콘센트는 뽑지 마세요.
눈으로만 봐 주세요. 달에 살고 싶은 나를
응원해줘요.
( * 백남준, 달에 사는 토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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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원한 당신단 하나의 오롯함당신의 결핍나의 혈액과다 복용어지러움착각진실마지막갈구오히려오해망상다정사랑안정감지속,
- 눈금실린더
- 2024-09-14
그러니까 무너지는 밤은 이곳에서부터시작된다는 것입니다그대제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을부디 용서하십시오환상 속에서 우리는 항상 볼을 맞대고눈물 흘리는데이런 거짓이 실례가 됩니까다만 얼마나수많은 밤들을 뜬 눈으로 지새웠는지쉬이 잠에 들지 않는 당신의숨결을 차치하더라도우리가 어찌하나의 꿈속에서 살 수는 없나요그것마저 거짓임을압니다
- 눈금실린더
- 2024-08-29
우리의 거짓을 태우면 남는 것은 허물밖에 없어무너져 있었지만신경쓰지 않았어상관 없다고 생각해서열차가 승강장을 지나서 정차한다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도망칠 때마다 흔들리곤 하던동공의움직임말라붙은 아가미로 호흡한다이미 버린 게 너무 많아서 테이블 위의 패를 다시 들여다 볼 수 없는데...손아귀를 벗어난 그릇이 산산조각난다창문은 없다아무것도,*너의 얼굴이 일그러질 때내가 냈던 카드는 구겨진하트 에이스그리고 기나긴 적막
- 눈금실린더
-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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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많이 남기네요! 오늘 올리는 글은 이 글이 마지막일 것 같아요. 백남준 아트센터에 들렀다가 제목과 동일한 이름의 작품을 보고 적었던 시입니다. 브라운관 티비에 상영되는 달 영상을 나무로 조각된 토끼가 바라보고 있는 작품인데요, 정말 귀여우니까 궁금하시다면 한 번씩... 찾아봐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ᐢ. ̫ .ᐢ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