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죽음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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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673
가을 학교는 붉게 물든 단풍잎이
우리를 마중한다
각종 각색의 시험들이
단풍잎과 함께 우리를 마중한다
떨어지는 낙엽 사이
몰아치는 시험 사이
계속 열심히 달리고 있는 우리들
계속 뛰니 숨이 찬다
바쁘다
힘들다
쉬고 싶다
죽고 싶다
더 이상 뛸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난 옥상으로 올라간다
옥상으로 가는 길에 들려오는
아이들의 하하 호호 챔피언의 웃음 소리
선생님들의 맑고 친절한 대화 소리
장마가 휩쓴 자리의 고통 소리
옥상 위에 올라가면
높은 하늘이 내 몸에 오른 것인지
내 몸이 무거워
나도 모르게 넘어졌다
다시 일어날 힘이 없다
무심코 내 손을 보았다
그 손에는 몸이 붕괴 되어 죽은
개미의 사체가 있었다
나는 살생을 한 것이다
개미의 아픔이 내 마음까지 전도 되었다
살고 싶었던 아이의 몸부림을
나는 무시하고 바쁘게 살면서 죽인 것이다
가을의 낙엽을 밟고 개미도 밟고 내 상처도 밟았다
나도 모르게 이제는 의미 없는 눈물을 흘렸다
살고 싶어
죽고 싶지 않아
개미 사체와 낙엽이 눈물에 적셔지며
나의 삶도 내 눈물에 적셔졌지만
그래도
앞으로 뛰어갈거야
다만
더 이상의 살생을 하지 않으며
나는
다시
나를 기다리는 집을 향하여
단풍이 있는 학교 운동장으로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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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아이의 웃음을 닮으면 집 가는 길이 7살에 머물까굳은살 스며든 손 놓아버리면 다시 7살로 돌아가겠지7살 우리 집은 언제나 럭키 7이었다나는 그런 집에 스며들었고 높은 하늘에 그림을 그렸고엄마는 그림에 물감을 칠하고 작품에 나를 붙이고아빠는 나를 전시장으로 이동하게 하면서 하늘을 바라봐굳은살은 없어나는 언제나 놓는 생각을 하면서 지냈지야, 나와우리 함께 놀자7살 친구들의 말그 속에 끌어당기는 중력그림자밟기 놀이를 하자하늘에 걸린 나의 그림자는땅에 솟아오른 친구들내 그림자를 잡아봐그림자에서는 살지 말라고나는 언제나 위였고 언제나 골목대장이야7살에 발은 언제나 굳은 발이었지항상 멈춰있는데 늘 올라가고 붙음을 거부했어잡아보자 하늘을하늘에 비행기도 잡고 구름도 잡고나에게 놓인 모든 것을 잡았어굳은살 생성 중다리는 풀리는 중내 손이 다시 놓은 것을 잡았어놓았던 키, 놓았던 얼굴, 놓았던 성적, 놓았던 웰빙다시 잡아빼지는 것은 7살의 웃음뿐집으로 돌아가는 길제비꽃이 피었어7살로 돌아가는 길현관에 걸린 7살모두 보여제비꽃이 지고 나면내가 대장이 아니라는 것을나는 이제 땅 생활이 익숙해흘러가는 17오래된 거리가 된 나의 그 집
- 송희찬
- 202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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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희찬
-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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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희찬
- 2024-08-22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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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이번 가을은 왠지 모르게 단풍을 기다리게 되고 더 특별하게 느껴져 저도 쓴 변변찮은 시가 있는데, 또다른 청소년도 져가는 가을을 보내며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ㅎ
@위다윗님 안녕하세요.저는 가을이 날씨도 춥고 하늘은 높고 한 해의 마무리가 바로 앞까지 달려온 계절이라 우울하며 예쁘고 아름다운 계절이라 생각이 많아지고 이로서 나 자신이 성장 할 수 있는 계절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시도 잘 써지는 계절이라 생각해요.
참 공감이 많이 되는 시네요! 멋진 시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