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裂)
- 작성자 비비정상인
- 작성일 2007-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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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166
음악을 듣고
-이젠 귀가 멀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감명한다.
음악은 언젠간 잊혀질 것이다.
그림을 보고
-이젠 눈이 멀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감명한다.
그림은 언젠간 잊혀질 것이다.
익숙한 감각.
감각을 사랑하는 감정.
그것들은 언젠간 잊혀질 것이다.
추억으로, 과거로, 기억속에 보내고 싶지 않아,
눈물 한 방울, 표적의 눈물 한 방울.
기억을 눈물을 기억함에 되찾기 위해서
그 한방울에 다시 기억하기 위해서
하지만 눈물 한 방울.
추억으로, 과거로, 기억속에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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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비정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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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비정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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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비정상인
- 2007-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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