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로 잃은 연
- 작성자 김희수
- 작성일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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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477
꿈을 잃어가는 하늘이 바스라지는 이야기
하늘의 연을 쫓던 아이들의 발걸음은 날개를 달고 계속된다
계속되고 계속되어서 이내는 연을 잃고 날아간다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알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어느새 하늘은 바스라지고 있다, 고도는 낮아진다
연을 보지 못하는 아이는
바스라지는 별자리 밑에서
연으로 얽힌 전깃줄을 꼬아대어
어느새 쇳빛 하늘을 만들어냈다
뜨지 못한 채 늘어진 날개는 퍼덕퍼덕, 바닥을 부채질하고
무거워진 날갯죽지는 어깨를 떨어뜨린다, 아래로, 또 아래로
지저로 떨어져버린 어른은 이제 날지 못한다, 이대로, 또 이대로
아아!
우리는 다시 날아볼 수는 없는가?
나를 죄어오던 쇠줄을 모두 끊어내었다, 잃어버린 연을 찾아
바스라진 하늘을 다시 맞춰 연을 보았을 때
나는 알아버렸다
내 연은 꺾이고 꺾여 나의 날개가 되었음을
잃어버린 연은 언제나 내 곁에 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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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수
- 2024-02-26
나는 그대가 미워요내게 긴 여운을 남기고는, 붉은 입술을 맞추고 이내 떠나는나는 그대의 붉은 손이 미워요그대가 나를 떠나는 날이 오면, 어느새 내 날은 붉게 물들어요끝에서 내 눈길을 붙잡는 네가 미워요나는 손을 뻗어 잡지 못할 걸 알면서도 뻗은 팔을 돌이키지 못해요나는 그대 미워 땅 밑으로 숨기로 했어요그대를 감싸는 찬란한 바람, 그대가 남기는 붉은 궤적에나는 울부짖어요,나와 함께한 삶은 어찌나 푸르렀나요, 왜 그대 나를 자꾸 떠나나요그대를 안고 돌아, 이내 내리고그대의 손을 받쳐 첫 키스를 새기던우리의 푸르른 나날은 무엇이던가요그러던 붉은 날, 그대의 손길이 내 가슴에 닿았어요아아, 나는 보고 말았어요그대는 붉은 비가 되어, 손 뻗는 천사의 은총이 되어나를 온전히 안으려던 거였어요, 그대의 애잔함이여나 이제 그대를 미워하지 않아요가장 낮은 곳에서, 나는 그대의 가을빛 심장을 기다려요그대의 심장은 녹지 읺고 남아 나에게 올 거예요나를 그대를 기다리며 헐벗을 것이고나는 그대를 기다리며 썩어갈지도 몰라요하지만 나는 그대를 기다려요,누구보다 낮은 곳에서, 그대의 다음 포옹을 기다리며
- 김희수
- 2024-02-13
그대는 고운 낯을 감추고 내려 저 까마득한 땅끝에 몸을 뉘입니다 야속히 떨어져 모두를 짓이기는 저 어두운 박모, 사라진 땅끝은 허무합니다 내일의 아침을 기려, 또한 오지 못할 일루의 빛을 나는 알면서도 지워진 손짓에 미움을 담지 않습니 다 그대를 쫓아 새카만 바다를 지나 마침내, 꽃이 저버린 언덕에 걸음을 올립니다 나는 애상을 떨치고 뛰어 단번에 저 검은 장막을 걷습니다 마지막 도약에 이끌리는 나의 눈길은 저 밝은 박명, 내 날개는 행복합니다
- 김희수
- 2024-02-04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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