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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 작성자 영 0
  • 작성일 2023-12-25
  • 조회수 376

 어릴 적 함박눈이 올 때면, 나는 눈사람을 만들었다. 

 차 위에 쌓인 눈을 손으로 모으면 어느 정도 큰 눈덩이가 만들어진다. 그러면, 이제 굴릴 차례다. 땅에 놓고 눈덩이를 이리저리 굴려본다. 생각처럼 눈덩이는 커지지 않는다. 설령 커다란 눈덩이로 커지더라도 그것은 온통 곳이 모나고, 온갖 흙과 나뭇가지가 달라붙어 동화책에서나 볼 듯한 아름다운 눈덩이는 아니다.

 그렇게 손이 빨갛게 달아오를 때까지 굴리고 나면, 한 번 더 눈을 모아 그 위에 올린다. 그러고선 이파리나 나뭇가지들을 온갖 곳에서 찾아와 눈 코 입이랍시고 만들어준다. 아마 눈사람이 생명을 가지게 된다면, 불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눈사람은 언제나 웃고 있었다. 그 눈사람이 실제로 웃음의 감정을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입은 항상 웃고 있었다.

 그들은 몸이 차가울지언정 사람의 손길이 묻어 마음은 따뜻했다.

 나는 오늘 산책을 하다가 눈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웃고 있지 않았다. 그저 무표정의 신사들이다. 모두 똑같은 정장을 빼입고 있다. 모두 똑같은 생김새를 하고 있다. 그저 눈사람 만드는 기계에서 뽑혀 나온 기계들, 그저 안에 눈을 채워 넣고 사람이 한 번 누르면 만들어지는 그들이다. 사람의 손길이 없고, 온정이 없다. 몸이 차갑다 못해 마음까지 차가워졌다.

 나는 그들의 행렬을 지나치다 하나 쓰러져 눈 밭에 굴러다니는 어떤 눈덩이를 보았다.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그 앞에 쪼그려 앉았다. 눈사람이긴 했지만, 그는 다른 신사들과는 달랐다. 그저 쓰러져 있었고, 몸은 뭉개져 있었다. 마치 실패한 사람처럼 쓰러져 있었다.

 그도 당연히 웃고 있지 않았다.

 이제 눈사람은 웃지 않는다. 그저 똑같은 컨테이너 벨트에서 나온 눈사람들이다. 개성 없고, 재미도 없다. 그들을 만드는 신들 역시 그들에게 큰 관심이 없다. 그들의 실패에는 관심조차 없고, 새로운 눈사람을 찍어낸다. 그리고 눈사람을 만드는 것에 질리면, 그저 집으로 들어가 따뜻한 곳에서 쉬겠지...

 나는 내가 발견한 실패한 눈사람을 일으켜 세워주고 싶었다. 웃게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차 경적소리에 나는 피했고, 차는 눈사람 무리를 치고 지나가버렸다.

 상당히 씁쓸했지만, 나는 그 눈사람 무리를 떠올리며, 아이들의 놀이에도 어느새 이런 잔인한 사회가 들어갔다고 생각하며, 혀를 끌끌 차며, 집으로 향했다.

영 0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글을 씁니다. 프사는 함스타좋아 님께서 그려주셨습니다. https://crepe.cm/@HAM_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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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 0
  • 2023-09-14
영-프로토타입

영, 나의 영이여, 그대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이것은 내가 중학교 3학년 때쯤,그러니까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할 무렵 했던 질문.아마 그때쯤 나의 영은 괴로워하고 있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나는 영을 좋아한다. 나의 영혼, 숫자 영, 젊음으로서의 영(young), 그 외 등등...사람들이 가끔 물어볼 때가 있다. 왜 그렇게 영을 좋아하냐고, 왜 나의 필명이 하필 영을 2개 이어붙인 영 0 이냐고. 나는 그럴 때면 매번 고민하곤 한다. 수도없이 많은 이유가 내 머릿속을 흔들며 자신을 이야기해달라고 소리쳐대니까. 그렇기에 그저 나는 웃으며 그냥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특별한 이유도 없으니까.하지만, 그러면서도 내 삶을 그대로 표현해 줄 수 있는 단어이기에 나는 영이라 말한다.영, 그것은 어떠한 것도 시작할 수 있다. 무언가를 더하거나 빼면, 그것이 될 수 있다.영, 그것은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철옹성이다. 무언가를 곱하거나 나눈들 바뀔 일은 없을 테니까.영, 그것은 우리 세계를 유지하는데 있어서 가장 생각하지는 않지만, 가장 중요한 숫자. 내 왕따론적 관점에서 왕따 받는 아이다.영, 나의 영, 당신의 영, 그리고 우리의 영, 우리로 하여금 성찰을 일깨우는 수영,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 무한의 에너지가 담겨져 있는 곳, 아마 그 테두리 안에 그 에너지를 감추고 있을 것이다.영, 나는 영에게 구원받았다.그저 영의 정신으로, 영을 닮아갔다. 둥글게, 둥글게, 때로는 조금 바보스럽게 나의 영을 다듬어갔다.확실한 것은 이것이 그저 프로토타입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내년에 무수히 많이 쓰게 될 글에 방향을 잡아줄.

  • 영 0
  • 2023-07-25

얼마 전에 코로나에 걸렸다. 그리고 '나'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보았고, 더 안 좋아지기 전에 여기에 글을 남긴다. 참고로 이 글은 약 한 시간 정도 눈을 감은 채로 쓸 예정이고, 부디 오타가 적기를 바란다. 퇴고는 안할 예정이니까. 글의 시작은 무엇으로 할까? 음... 내가 좋아하는 문구 한 마디로 시작해보자. 참으로 부끄러운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일본의 근대시절 문인 다자이가 했던 말이다. 다자이에 대한 나의 의견을 나며보자면, 한 두달 전까지만 했으면 평가가 굉장히 좋았으나 순식간에 평이 곤두박질 친 인물이라고 본다. 평이 안 좋아진 이유는 단순한데 작가의 이름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다자이가 썼던 사양이라는 글의 주인이 원래 그의 것이 아니라는 것, 즉, 그가 작품을 빼앗았다는 것 때문이다. 그래서 그 작가는 사양일기라는 작품을 써냈지만, 그것은 봉건주의 사회에 묻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아, 봉건주의이야기가 나왔으니 내가 얼마 전에 글틴에 올렸던 그 글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 해볼까 한다. 이제 방학을 해버렸기에 그 아이들을 알 방법은 솔직히 전무하다. 하지만, 그 사건은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생각보다 큰 충격이었기에 무언가 집중하지 못하는 감정이랄까... 나는 내 근처에 성범죄자가 있는 줄 몰랐다. 물론, 그 친구는 모르는 아이겠지만, 같은 학교 아이기 때문이다. 범인이 누구든지 말이다. 아, 이것은 너무 젠더 갈등에 대해서 깊게 들어가는 문제인것 같으니 그것에 대한 나의 입장을 확실히 해놓고 시작하겠다. 나는 솔직히 페미니즘을 싫어 하지만, 옹호하지도 않으며, 남성이 더 우월하다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에 상륙한 래디컬페미니즘은 극도로 증오한다. 물론, 이것은 내 성격문제일 것이다. 나는 어느 이념에 대해서 극으로 빠지는 긋을 극도로 경계하고, 극도로 싫어하는 주의니까. 왜냐하면, 극으로 빠진다는 것은 다른 쪽의견을 아예 듣지 않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몇몇 사람들은 남자를 잠재적 가해자라고 낙인찍는다. 하지만, 실제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극소수다. 그렇다고 나는 범죄자는 아니지 않는가? 물론, 나는 지금 착한 사마리아인법에 위반하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궁금증이 남는다. 이것은 누구에게 이야기해야 하는가? 경찰? 아니다, 너무 크다. 내가 손 쓸 수 없이 커질 수 있다.(지금와서도 이런 것이나 생각하고 있다니 나의 자아가 너무 싫다.) 부모? 그렇다고 무엇이 달라질까? 선생님들? 과연 내 말은 들어주기나 할까? 물론, 들어주시겠지만, 거지같은 행정처리를 봐온이상 이 방법은 보류하고 싶다. 간단한 예에 앞서 우리학교에 대해 설명하자면, 우리학교는 2학년 부터 문과반, 이과반으로 나누어 수업을 듣게 한다. 물론, 직접적으로 그렇게 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그렇게 부른다. 그리고 더 특이한 것은 우리학교는 뭐랄까 이과반에 가면 성공한 인생을 살고, 문과반은 루저들이 가는 곳이다?라는 느낌이 들어가 있다. 물론, 그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실제로도 이번에 고3에서 문과반

  • 영 0
  • 2023-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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