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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월장원

  • 작성자 수요일
  • 작성일 2016-09-02
  • 조회수 290

수요일입니다. 벌써 9월, 책 읽기 좋은 계절이 왔어요. 두고두고 기억할 책 한 권 올 가을에 만나길 바랍니다.

수필란을 밝혀준 Laurie님과 지기지우님, 두 벗님들의 글 반갑게 읽었어요.

 

 

Laurie님 「수영장에 관한 추억들(2)」

잘 읽었습니다. 수영장에서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에 대한 생생한 상황 묘사를 즐겁게 읽었어요. ‘자유형은 하면 할수록 숨쉬기가 힘들고, 평영은 느려터진데다 다리 벌리는 것이 짜증나고, 배영은 물이 튀어 코에 물이 들어가고, 접영은 팔을 끝까지 뻗으라고 해서 힘들다.’고 투덜대는 화자가 친근하게 느껴져요.

이 글 안에 Laurie님 내면의 소리를 더 담아내면 좋겠습니다. 짜증이 난 것과 짜증이 난 상황에 대한 얘기를 나열하는 것도 재미를 줘요. 그렇지만 수영장에서의 경험이 불러일으킨 내면의 풍경을 함께 담아내지 않으면 노른자 빠진 계란처럼 글이 허전해져요. ‘짜증난다.’는 말이나 짜증나는 상황에 대한 묘사만으로는 진짜 솔직한 글이 되지 못합니다. 내가 왜 수영장의 이야기를 쓰게 되었는지 왜 짜증이 났는지 왜 저들이 싫은지 내면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자기 자신을 발견해 나가는 글을 쓴다면 좋겠습니다. 글을 쓰면 그동안 몰랐거나, 희미하게 느끼고 있었지만 무엇인지 갈피를 잡지 못했던 기분의 원인을 더 분명히 알게 되잖아요. 글이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투시경이 될 수 있다면 좋겠어요. Laurie님의 글에 묵직한 여운이 더해질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 )안의 내용은 되도록 본문 안에 ( )없이 풀어 쓰는 게 좋습니다. 덧붙여 ‘ㅋㅋㅋ’, ‘?!’ 같은 인터넷 용어는 필요하다면 사용하되, 꼭 필요치 않다면 줄여주는게 좋겠습니다.

 

 

 

 

지기지우님 「사과 안 해」

잘 읽었습니다. 때로는 따돌리고, 때로는 따돌림받으며 불완전한 관계를 이어가는게 얼마나 버거운 일인지. 3년여 동안 되새김질하고 있었던, 사과조차 하지 못할 무거운 경험을 간결한 문장으로 잘 담아냈어요. 이 글을 이 달의 수필 당선작으로 선정합니다.

나에게도 아픈 경험이 있어요. 긴 터널같은 순간이 계속되던 때, 터널에도 끝이 있다는 말은 위로도 되지 않는 허튼 소리일 뿐이었어요. 성인이 된 뒤에도 오랫동안 그때를 되새김질했지요. 그런 나에게 도움이 된 책이 있습니다. 레이첼 시몬스의 『소녀들의 전쟁』(홍익출판사)이라는 책이에요. 지금은 절판되었지만 도서관에 가면 볼 수 있습니다. 연구자의 사례 연구와 솔직한 자기 고백이 인상적인 책입니다. 내가 겪어야 했던 일들이 여성에게 침묵하도록, 착한 사람의 가면을 쓰도록 강요된 기형적 집단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는 해석이 담겨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확실하지는 않아요. (지금 책을 펴고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미안합니다.)

이 책에서는 각각의 소녀들이 경험한 개별적 상황이 구체적으로 서술되고 있어요. 개별적 상황이 담길 때 글의 전달력과 몰입감이 얼마나 커지는지 우리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지요. 지기지우님이 「사과 안 해」에 스스로가 겪거나 행한 구체적 정황을 보여줬다면 어땠을까요. 내밀한 개인의 경험을 조금 더 담았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하고 싶지 않거나 말할 수 없는 부분은 적당히 가공하고 수정해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드러내면 됩니다.

덧붙여 아동문학 작가 최나미 선생님의 중편집『셋 둘 하나』도 홀수가 된 소녀들의 우정과 심리를 잘 담고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한번 읽어봐도 좋겠습니다. 좋은 아동문학 작품은 나이와 세대를 넘어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징검다리가 되어준답니다.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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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요일
  • 2018-02-07
1월 중간 평가

    모로님의 <결혼에 관한 단상>   모로님 꾸준히 글을 올려주어 고맙습니다. 나는 모로님이 솔직한 생각을 담아 툭툭 던지는 글도, 공들여 다듬어 내놓는 가지런한 글도 모두 좋습니다. 이번 글에는 결혼 제도에 대한 솔직한 고민이 자유롭게 담겨 있네요. 결혼에 대한 달콤한 환상과 현실 가족의 위태로운 일상이 만드는 엇박자를 잘 표현했어요.     내가 낳은 자식이 내 가족처럼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 내가 첫째를 낳으면 내 형제의 첫째처럼 될지 모르고, 내가 둘째를 낳으면 내 형제의 둘째처럼 될지 모른다는 끔찍한 환상. 내 자식이 한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 부모를 원망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이 문장들이 인상적입니다. 계속 생각이 나요. 화자의 솔직한 마음이 들어있기 때문일 수도, 화자가 두려움의 원인을 독자에게 잘 전달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죠.   결혼에 대한 모로님의 생각은 앞으로도 계속 변하리라 생각해요. 그렇게 자신만의 답을 찾을 겁니다.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은 우리 내면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삶에서 부딪히게 되는 여러 불확실한 것들의 의미를 찾아 질문하고 고민하고 찾아가는 과정이 아름답습니다. 7월부터 12월까지의 단상, 잘 읽었습니다. 문장은 조금 정리가 필요합니다.       모로님의 <봉사활동 간 날>   좋은 이야기입니다. ‘봉사활동을 다녀왔다’는 이타적 행위가 주는 훈훈함 때문에 좋은 게 아니라, 봉사를 다녀오며 보고 겪고 느낀 것들을 생생하고 솔직하게 썼기 때문에 좋습니다.   분주한 봉사활동이 끝난 뒤 먹은 국밥은 얼마나 맛있었을까요. ‘온몸이 봄처럼 따뜻해’지는 국밥 한 그릇에 고단함도 녹아내렸겠지요. 마음에 쏙 들어오는 표현입니다.   전체 문장은 더 다듬어야 합니다.   ‘국그릇, 밥그릇을 갖다 놓고 컵은 충분히 찼다 싶으면 통째로 가져가 드리곤 했지요.’라는 문장은 두 번쯤 읽어야 이해됩니다. 이렇게 고칠 수도 있겠습니다.   국그릇, 밥그릇을 이 식탁 저 식탁으로 날랐습니다. 식당 안이 노숙자분들로 충분히 차면 물컵을 한꺼번에 들고 가 나눠드렸습니다.   문장이 더 좋아졌다곤 못하겠지만 의미 전달은 나아졌습니다. 좋은 표현도 중요하지만, 얘기하려는 바를 잘 전달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문장들을 꼼꼼히 보고 정리해주세요.   첫 문단은 글의 얼굴과 같습니다. 앞 두 문장의 상투적인 표현을 빼고 더 참신한 표현을 찾아 채워주세요.

  • 수요일
  • 2018-01-16
12월 월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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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요일
  • 2018-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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