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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그리고 시각

  • 작성자 프리러브
  • 작성일 2007-03-18
  • 조회수 184

학교 수행평가로 들어가는 농구 때문에 친구와 연습을 하고 있을 때였다. 주변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서 둘러보니 학교에서 일명 '논다'고 소문난 아이들 몇명이 떠들고 있었다.

6학년 때 같은반이었던 아이들이어서 성격을 잘 알고 있는터라, 친구와 조용히 얘기했다.

 

 "쟤넨 몇신데 이러고 있는거야?"

 "그러게. 벌써 9시 30분인데. 가방메고 있는걸 보니 집에도 안갔나봐."

 "그런데 OOO 웃는것좀봐. 저렇게 웃고 싶을까? 성적도 별로 안 좋은것 같던데."

 "있잖아, 내가 OO이랑 초등학교 1학년때 같은반이었는데 걔 원래 공부 대게 잘했어."

 "그래? 6학년때는 영 아니던데."

 "정말로, 남자애랑 반 1,2등 겨루고.. 엄마가 제일 무섭다면서 공부만 하던 애였어."

 "흠.. 그런데 지금은 왜 저러냐. 지금은 엄마가 안 무섭나?"

 "당연히 그대로겠지. 그런데 4학년되니까 애가 친구를 잘못 만나더니 아예 성격이 싹 바뀌었어. 안하던 욕까지 하고, 싸움하러 다니고.."

 "성격은 꽤 좋아보이던데.. 시비 거는애 아니면 욕도 안했구."

 "저기서 ㅁㅁ있잖아. ㅁㅁ는 처음보는 애한테도 욕했어. 내가 4학년때 어떤 여자애가 내 자리를 뺏었어서 내가 쟤네한테 말했었거든. 그랬더니 단체로 몰려와서 왜 자리 뺏냐고 뭐라 욕하더라구. 분위기 엄청 살벌했어."

 "와.. 그런데 어떻게 성격이 저렇게 바뀌냐? 1학년때는 정말 공부 열심히 했다며?"

 "응. 그때 1,2등 겨루던 남자애는 지금 전교 2,3등 한다던데. 쟤는 아예 비뚤어졌잖아."

 "좀 불쌍하다..."

 

 

여태까지 나는 그 아이들을 공부 못하고 선생님한테 대들기만 하는 아이인 줄 알았다. 6학년때는 음악선생님과 싸워서 뺨까지 맞았다는 소문도 있었고, 수업시간이면 맨날 문자만 보내거나 자고, 떠들기만 해서 더더욱 그런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사람은 처음부터 이런 성격이었던게 아니구나. 문제아들도 괜히 그런게 아니었어'하고 느낀게 한두번이 아니지만, 오히려 실제로는 나도 이런 편견을 가지고 있던 것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때 반에서 1,2등이었던 아이가 어떻게 30점 맞았다고 좋아하는 아이로 변했는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지만, 아마 그것은 친구를 잘못 사귄것, 엄마의 지나친 공부욕심 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비뚤어진 시각도 작용한게 아닐까 생각했다.

 

 "정말? 하하하!! 그럼 그 오빠한테 안부 전해줘! 안녕!"

 

 

나와 같은 동네에 살아 'ㅇㅇ아 안녕~!'하고 반갑게 인사하던 OO이를 생각하니, 평소에 시끄럽게 들리기만 했던 그 웃음소리가 왠지 애처롭게 들려왔다.

프리러브
프리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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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게 - 네가 무심결에 떠오른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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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러브
  • 2009-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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