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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대할머니께 보내는 편지 한

  • 작성자 대가
  • 작성일 2005-08-29
  • 조회수 238

 

- 김옥분 할머니께

             

  안녕하세요? 저는 하루하루 입시지옥이라는 곳에서 귀신이야기나 듣고 공감하며 낮에는 학교에서 밤에는 학원을 오가며 수업시간에는 꾸뻑꾸뻑 조는 생활을 쳇바퀴 굴리듯이 반복하는 평범한 여고생입니다.

  내 일도 아닌 다른 누구의 일에는 신경 쓰지 않고 내신이 중요하다는 외침에 응답하듯 교과서와 문제집만이 최고로 생각하는 저에게 정신대는 신문에나 뉴스에서 가끔 접할 수 있는 할머니로만 기억하고 있습니다. 정신대에 관해서는 별다른 생각도 감정도 없고 그냥 불쌍한 사람들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정신대를 피해 아무에게나 시집을 간다, 강제공출을 하러 온 면 서기를 정신대를 뽑으려 왔다고 착각해 딸을 곳간에 숨겼다가 곡식을 찾는다고 여기 저기 창으로 찔려보는 면서기의 창에 딸이 죽었다’ 라는 이야기는 교과서 본문에서만 볼 수 있는 거리가 먼 이야기였지요.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지금 서 있는 이 순간까지의 할머니의 삶을 적어놓은 이 글은 저에게 이것저것 생각할 기회를 주었어요.

  고무줄놀이를 하다가 일본으로 끌려간 이야기에서 일제 식민지 국가의 국민으로서의 한계성을 느꼈어요. 그 때 할머니 나이에 무엇을 알았겠습니까? 다 큰 처녀라면 알았을까 13살짜리 아이는 그대로 속고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에요. 저 또한 마찬가지였을 것 같고요. 일본군에게 짓밟히고 스스로를 증오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무척 안타까웠어요. 특히 학도 의용군으로 끌려온 조선 남자들을 사지로 떠나보낼 때 할머니께서 ‘도코다이’ 라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상상하자 저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지요. 그 후 할머니는 도망쳐 나와 고향에 돌아와서 어머니께 공장에서 일했다고 거짓말을 하셨습니다.

  공장에서 일했다고 거짓말을 하는, 거짓말을 해야 되었던 할머니가 이렇게 다시 그 이야기를 꺼내신 배경에 대해 저는 부끄러워 고개가 절로 숙여졌어요. 보상도 제대로 못 받고, 그 때 일에 대해 소감이 어떠냐고 묻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에는 저처럼 정신대를 잊어가고 있는 저의 세대에 대한 분노까지 포함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저는 이번 기회에 할머니와 포함해서 정신대라고 불려졌던 할머니들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였어요. 의외로 제가 생각했었던 것보다 더 많은 사이트들이 있었어요. 여기 저기 들어가서 읽어본 증언에는 할머니와 같이 아무것도 모르고 끌려간 사람, 강제로 끌려간 사람들뿐 그 누구도 자진해서 갔다는 이야기는 없었지요. 그리고 그 분들 모두 일본에 대해 분노하고 계셨어요. 그리고 이런 진실들이 잘 알려지지 않고 왜곡되거나 역사의 한 구석으로 파묻히고 있다는 사실을 안타까워 하셨지요. 또한 연로하신 많은 분들이 왜곡된 진실을 바라보면서 사과다운 사과도 못 받고 가슴에 한이 맺힌 채 돌아가시고 살아계신 분들도 배상 및 사과와 명예회복을 위해 매주 수요일 수요집회를 여신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런 분들을 위해 저도 조그만한 보탬이라도 되고 싶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았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가 살고 있는 진주시에는 정신대와 관련해서 운동하는 단체 사이트가 없었어요. 통영․거제에는 그런 단체가 있었는데 할머니들께 반찬을 제공해 드리는 반찬도우미나 외출하실 때 차를 태워 드리는 차량 도우미는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었지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를 원하면서 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정부의 국제기구 권고 이행을 촉구하는 국제연대서명운동 2차에 참가하였어요. UN사무총장과 일본정부에 전달되는 이 서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길 기도할게요.

  최근에 서울대 이영훈 교수가 우리나라 교과서의 일본군 위안부 수가 허수의 덫에 빠져있다고 주장하셨어요. 그 교수님은 교과서에 위안부 수를 수십만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것에 문제점을 제기 하셨지요. 원래 정신대에 끌려간 여성 숫자인 20만명이 1984년 이후 조선여자 위안부의 총수로 바뀌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했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우리가 20년 동안 위안부 20만명이라는 허수를 지어내고 그에 대해 일본에게 책임을 추궁한다면 그것은 올바른 과거사 청산이 아니라고 주장하셨지요. 물론  당시 조선 총독부에서 제시한 자료를 분석하면 정신대 피해자는 20만명정도의 수치가 나온다가 반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요. 하지만 저의 짧은 생각으로는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과연 몇 명이 피해를 보았나보다는 단 한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일본이 취할 태도가 잘못된 것 같아요. 지금 그들이 사과하기를 꺼리고 그것에 대한 내용을 언급하길 꺼리고 한일협정으로 지나칠려고 하는 그들의 태도가 변하길 우리는 원하고 있잖아요.

  또한 군사평론가인 지만원씨가 수요집회 위안부 할머니들이 지나치게 건강하다며 진짜 위안부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하네요. 또 종군 위안부 중 진짜 일본군위안부를 가려내는 일은 어렵고 노인이 돼서 기억은 잘나지 않지만 당한 것은 사실이다라며 우기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어요. 아직 위안부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지 못할 정도로 위안부에 관해서 무지한 사람이지만 자신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쇠하신 몸으로 매주 그렇게 나와서 집회를 가지시는 분들을 가짜가 아니냐. 돈 받고 있는 노인들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 분들에 대한 모욕이 아닐까요? 제가 할머니께 부끄러워지네요.

  꼭 이번 방학 때 할머니들의 수요집회에 참가하여 돕고 싶어요. 저도 이것저것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게요. 그리고 할머니와도 언젠가는 만나고 싶어요. 부디 일본이 공식적으로 정말 우리가 원하는 사과를 하는 그날까지 건강하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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