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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부제: 탄생비화)

  • 작성자 영 0
  • 작성일 2023-10-11
  • 조회수 661

나의 앞에 한 소녀가 있다.

소녀는 눈보다 하얀 머리털에 보석같이 빛나는 보라색 눈을 가지고 있다.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아니다. 본 적이 있을리 만무하다. 적어도 나는 살면서 머리칼이 하얀 색인 소녀는 만나본 적이 없다. 노인이라면 모를까. 이 소녀는 노인이라고 하기에는 윤기나는 탱글탱글한 피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니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적어도 그런 분위기가 난다.

그러면 이 소녀는 누구인가? 그것을 아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일 것이다. 소녀에게 묻는다.

who R U?(당신은 누구십니까?)

묵묵부답이다. 생각해 보면, 이 소녀는 나와 마주보고선 이후 단 한 번도 눈을 깜박이지 않았다. 몸도 고정적이다. 그외에도 이상한 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먼저 나는 언제 이 소녀를 만났는 지 인식하지 못한다. 나의 가장 최근 기억은 내가 이곳에 서서 이 소녀를 마주친 것이다. 그 전의 행동, 내가 이곳으로 오게 된 과정 등등등 떠오르는 것이 단 하나도 없다. 그저 이곳에는 소녀만이 있다. 또 건물들은 마치 세기말 애니메이션에나 나올법한 느낌이 든다. 언제라도 미사일이 날라와 이 일대가 파괴될 수도 있다. 어쩌면 이 소녀가 모 연구소에서 실험으로 희생된 최종병기일 수도 있다. 무서워진다. 앞에 있는 소녀에게 오싹함을 느낀다. 도망칠까. 도망쳐야 한다. 본능이 그렇게 말한다.

알 수 없는 길을 마구 달린다. 당연 소녀는 따라오지 않는다. 얼마나 뛰었을까, 내가 멈춘 곳은 어느 한 방앗간 앞이다. 근처 파출소라도 묻기 위해 노크를 한다.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나는 살며시 문을 연다. 투다다닥. 쥐새끼 한 마리가 문틈사이로 빠르게 빠져 나간다. 나는 놀란 가슴을 누그르며 문을 더 연다. 마치 고대 유적을 탐사하는 탐사원이 된 것마냥 조심히 연다. 방앗간 안에 빛이 든다. 한참 전에 이미 사용을 멈춘 것 같이 녹슨 기계들이 즐비하다. 사람의 손때가 오랫동안 쌓였을 손잡이에 손을 올리며 이곳에 사람이 살았던 모습을 떠올려 본다. 마치 사람들의 웃음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사내들이 쌀포대를 들고 와 쌀을 기계에 담는다. 아래에서는 고얀 쌀가루가 쌓인다. 쌀가루가 쌓이자 사람들은 그것으로 반죽을 만든다. 반죽이 만들어지자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소를 넣어 송편을 빗는다. 그 소리에 취해 나도 한 번 기계의 손잡이를 돌려본다. 끼이이이이익 경쾌한 소리 사이로 불쾌한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이내 손이 갑자기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망했다. 부서졌다. 나는 손잡이를 그저 기계 위에 올려 놓은 채 오들오들 떤다. 주인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무료하다. 불안하지만, 그만큼이나 무료함도 몰려 온다.

 주위를 둘러보니 커다란 궤짝이 하나 놓여있다. 한 번 가까이 다가가 본다. 잠금장치는 없다. 과연 이 안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손으로 두들겨 본다. 그저 나무 두들기는 소리가 날 뿐이다. 뭐,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호기심이 든다. 과연 이 상자에는 무엇이 있을까? 모든 것이 들어 있을 수 있다. 관측하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상태다. 그래도 열다가 걸리면 도둑으로 오인될 수 있다. 그래도 궁금하다. 하지만, 도둑이 될 수 있는데... 그렇지만 열고 싶은 걸... 너도 궁금하잖아? 천사와 악마들이 싸운다. 결국 악마가 이긴다. 으레 들키지 않으면 완전범죄인 법! 살며시 상자를 연다.

 사람이 있다.

 사람이 있다?

 사람이 있다!!!

 어린 아이다! 어린 소녀다! 어린 소녀가 나체로 벌벌 떨며 웅크리고 있다. 아, 이곳은 내가 생각한 행복한 장소가 아니라 어느 유괴범의 범행장소다. 그래, 112다. 112에 신고하자. 핸드폰을 찾는다. 핸드폰으로 급히 번호를 연타한다. 전화버튼을 누르기 직전 소녀가 내 손에서 핸드폰을 낚아챘다.

 "시...신고...아..안해...도되요..."

 이건 중증이다. 아이는 세뇌당한 듯 하다. 아이에게 핸드폰을 뺏으려 했으나 아이는 상자 안으로 숨기고 상자에서 고개만 빼꼼 내민 채 나를 올려다 본다. 나도 그 아이를 처음으로 자세히 본다. 자세히 보면 볼수록 이 아이도 묘하다. 뭐랄까 오싹하다. 아, 아까 만났던 소녀와 닮다. 마치 그 소녀의 어린 시절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 소녀가 다시 떠오르고, 나는 공포감에 못 이겨 그 방앗간을 빠져나와 줄행랑을 친다.

 대체 이곳은 뭐지? 생각해 보면, 내가 지금 만난 사람은 단 두 사람 뿐이다. 거리에도 사람이 없다. 길에도 멈춰진 차가 몇 대 있으나 달리는 차는 없다. 이 위화감은 뭐지? 그리고 잠시 후 알아차린다. 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다. 분명 현실 속의 나는 잠을 자고 있다. 불을 끄고 이불을 덮은 채 나의 최애 인형을 끌어 안고 무언가 도란도란 이야기했던 것까지 기억이 난다. 그래, 이곳은 분명 꿈의 세계, 환상속의 세계다. 그러면 날 수 있을까? 푸드덕 거렸지만, 역시 안 된다. 아니, 그나저나 그 소녀들은 무엇일까? 분명 꿈은 뇌세포 중 일부가 밤에도 깨어 있어 일어나는 현상인 것, 즉, 내 현실을 어느정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면, 대체 그 소녀들은 뭐지? 라는 의문에 빠진다.

 이, 이상형인가? 하지만, 이상형이 그렇게 섬뜩하게 다가온다고? 아무리 내 뇌가 어릴 때 큰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그 정도로 멍청하진 않다. 간단히 생각해도 말이 안 된다. 그렇다. 그러면 그들은 진짜 누구인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한참을 생각한다. 해변가가 보인다. 뭐, 내 꿈이니 내가 가고 싶었던 모양이다. 나는 모래사장으로 가 눕는다.

 나 혼자 이 모래사장 위에 있다. 그저 주황빛 파도소리만이 들려온다. 노을이 진 이곳에 낮은 물결 높은 물결들이 하나씩 모여 해안가로 밀려온다. 나는 그것들을 그저 가만히 바라보며 생각을 비운다. 마음이 편해져 온다. 그저 눈을 감고 그냥 지금 상황을 즐기려고 애쓴다. 나의 몸은 모래가 간질이고 있다. 파도소리가 들려온다. 낮은 파도 높은 파도들이 넘실넘실 춤을 춘다. 파도들은 어느새 밀려들어와 내 발을 간질인다. 물은 계속 밀려 들어온다. 하지만, 나는 그저 누워 있는다. 그냥 편하다. 그렇게 있고 싶다고 느낀다. 설마 꿈이니 죽기바에야 더 하겠느냐? 그저 악몽 속 잠시의 휴양지로 생각하기로 한다. 익사가 어떤 느낌인지 아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저 기다린다. 물이 내 턱밑까지 왔을 때쯤...

 내 목덜미가 위로 확 낚아채졌다.

 "야, 뭐하는 거야!"

 아까의 소녀다. 다만, 아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소녀는 근심걱정이 없어 보인다. 그저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옷도 자유분방하다. 그저 간단한 녹색 네글리제만 걸친 편한 차림이다. 아까 전처럼 어딘가 불편해 보이고 엉성한 교복차림이 아니다. 그저 매우 가벼워 보인다. 표정도 변하고 눈도 깜박인다. 나는 다시 질문해본다.

who R U?(당신은 누구십니까?)

소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답한다.

『너가 더 잘 알지 않을까? 난 그저 피조물이니까? 너가 만들어낸.』

btw I C U for the 1st time..(하지만, 저는 당신을 처음 봅니다.)

『당연하지. 나는 이렇다 할 형체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얼마 전 생겨났지. 어때? 예쁜 것 같아?』

OFC. AD!!! btw IF UR made from me, what R the ones I C earlier?(물론, 멋진걸! 그나저나 너가 나에게서 왔다면, 내가 아까 본 것들은 뭐지?)

『아, 그거 그건 내가 만들어 놓은 인형일 뿐이야. 너를 놀래키기 위한 깜짝선물이랄까! 하지만, 그건 내가 겪었던 거기도 하지. 과거의 내가 말이야. 아, 진짜 끔찍했다고, 이 변태같은 자식아.』

Well, I don't remember, but I apologize.(흠, 내 기억에는 없지만, 사과할게.)

『ㅋㅋㅋㅋㅋ. 장난이야. 장난. 뭘 사과하고 있어. 너가 어린 아이에게 그런 취급을 할 리가 없잖아. 하지만, 잘 떠올려봐. 너가 상처 입었을 때 너는 너의 본래 자신을 숨겼잖아. 그저 겉은 꼭두각시 인형으로 대체하고 말이야. 그때 너도 못 찾을 정도로 마음 속 깊은 곳에 숨긴 자아가, 그게 내가 된 거야. 그냥 그렇게만 이해하고 있어. 그게 편해. 복잡한 건 귀찮잖아. 그나저나 이제 꿈에서 깰 시간이야.』

Ah, CUL.(아, 그럼 나중에보자.)

『다시 만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다시 만나 뭐 할건데, 나는 이제 궤짝에서 해방됐어. 그러니 소년, 이제는 너 스스로에게 질문할 때야. 그리고 분명 너는 답을 찾아낼 수 있을 거야. 인생은 한 번 뿐이니 열심히 즐길 수 있도록. YOLO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를 향해 불을 비춰야 하는가?

나를 마주하는 불빛은 어디에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기를...



이 자리를 빌어 그림을 그려주신 편린(@ sh00ting3tar)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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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글을 씁니다. 프사는 함스타좋아 님께서 그려주셨습니다. https://crepe.cm/@HAM_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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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한 모험

수빈은 병원 침대에 앉아 창밖을 본다. 햇빛이 이불덮은 발을 간지럽힌다. 이따금 자동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멀찍이 들려온다. 들릴 것 같으면서도 안 들리는 수다쟁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정자에서 화투치는 소리도 들려온다. 이따금 뻥, 뻥 거리며, ‘뻥이요!’ 하는 기계의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수빈의 것이 아니었다. 그래, 단정지을 수 있을 정도로 명쾌한 것이었다.아마 이것은 수빈의 어머니의 탓이 클 것이다. 어머니께서는 혼자 이 병실을 나서지 말라고 하셨다. 이유는 위험이었다. 침대에서 내려오다가 굴러 떨어질 수도 있고, 링거걸이를 끌고가다가 링거걸이가 쓰러질 수도 있었다. 대신 수빈의 어머니는 병실에 책을 가져다 놓으셨다.“엄마랑 아빠, 회사 다녀올테니까, 낮에 이거 읽고 있어.”수빈은 그 말을 들으며 아빠에게 구원의 신호를 내보냈지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흔드는 아빠를 목격했다. ‘아, 아빠도 엄마의 걱정증후군은 포기하셨군.’ 이라며 단념한지 수빈은 오래였다.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책이 너덜너덜해졌다는 것.솔직히 수빈에게 이 책은 재미가 없었다. ‘아마 또래 애들도 이딴 책은 안 보겠지.’라고 생각하였다. 물론, 그 책은 또래 애들의 수준은 아득히 상회한다는 것은 모르고 있다.수빈은 모험을 하기로 했다. 읏차 읏차 발을 휘저어 침대 밑의 신발을 찾는다. 신발이 느껴진다. 수빈은 신발을 꺼내고, 침대에 올라서 링거를 5발 링겔대에 건다. 그러고는 신발을 신고, 첫 발을 내딛는다. 가슴이 쿵쾅거린다. 그리고 한 발을 뗀 후의 느낌, ‘아, 기분 좋아!’ 링겔대를 잡고 천천히 천천히 움직인다. 우선 창가쪽으로 향해본다. 귀로만 듣던 것들이 그저 병원의 담쟁이 덩굴만 비추던 창문이 사람들을 비춘다.“와아아아~~~”흰 색 가운을 입은 의사선생님들과 간호사 언니 오빠들이 삼삼오오 모여 지나간다. 좋아하는 뻥튀기를 튀기는 기계도 보인다. 그리고 마음에 쏙 든 것이 보인다. 알록달록한 책을 가득 실은 트럭이 병원 한 쪽에 주차되어 있었고, 아이들이 몰려 있었다. 마치 첫사랑에 빠진 소년 소녀가 느낄 것 같은 호기심이 발동했다. 수빈은 그대로 ‘뒤로 돌아!’ 하여 앞으로 나아간다. 고개를 빼꼼 내밀고 주위를 살피자 아무도 없다. 개미 한 마리가 지나가도 소리가 울릴 것 같은 복도다.수빈은 누가 오기 전에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링거걸이를 잡고 달린다. 바퀴의 마찰음이 날카롭게 전신을 할퀴어 왔다. 그때 앞에서 간호사 언니 한 분이 웃으시며 나타났다. 그녀는 수빈을 번쩍 들어올리더니 간호사분들이 쉬시는 공간으로 데려가셨다.“그렇게 뛰면, 넘어진단다.”수빈은 그저 입술을 삐쭉 내민채로 벽을 바라봤다.“수빈아, 사탕 먹을래.”사탕, 마법의 단어다. 하지만, 하지만, 그것은... 안돼.“흥.”“왜? 왜 삐진 거니? 어디 가려고 한 거니? 같이 가자.”“책.”“책?”“...”“아, 오늘 병원에 입원한 수빈이한테 책 선물해 준다는 아저씨가 있었는데... 창문으로 봤구나. 같이 나가볼래?”“아니에요. 제가 혼자 갈게요.”“길은 다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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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11
산다이바나시 주제:탄산음료, 노트북,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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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4
소녀의 이야기(feat.창영소)

<소녀의 이야기>나는 자고 있다.“히로, 히로, 일어나봐. 식사 시간이야.”자그마한 소녀의 간지러운 목소리가 아른거리고, 맛있는 스튜의 향이 코를 찌른다. 눈을 뜨자 은발의 소녀가 스튜를 젖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 소녀는 스튜를 두어번 더 젓더니 내 앞으로 가져왔다.“맛있게 먹어.”나는 그저 받아들었다. 숟가락을 든다. 평범하니 맛있다.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여기가 어디지? 그저 이곳도 바위, 저기도 바위 온통 바위뿐이다. 소녀는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나를 쳐다보며 웃고 있다. 몇 번 더 소녀에게 스튜를 받아먹으니 소녀는 이내 자리를 뜬다. 나는 잠이 온다.나는 자는 중이다.“히로, 히로, 일어나봐. 식사 시간이야.”자그마한 소녀의 간지러운 목소리가 아른거리고, 맛있는 스튜의 향이 코를 찌른다. 눈을 뜨자 은발의 소녀가 스튜를 젖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 소녀는 스튜를 두어번 더 젓더니 내 앞으로 가져왔다.“맛있게 먹어.”나는 그저 받아들었다. 숟가락을 든다. 평범하니 맛있다.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여기가 어디지? 그저 이곳도 바위, 저기도 바위 온통 바위뿐이다. 소녀는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나를 쳐다보며 웃고 있다. 몇 번 더 소녀에게 스튜를 받아먹으니 소녀는 이내 자리를 뜬다. 나는 잠이 온다.나는 잠에 빠져 있는 상태이다.“히로, 히로, 일어나봐. 식사 시간이야.”자그마한 소녀의 간지러운 목소리가 아른거리고, 맛있는 스튜의 향이 코를 찌른다. 눈을 뜨자 은발의 소녀가 스튜를 젖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 소녀는 스튜를 두어번 저을 것이다. 소녀는 스튜를 내 앞으로 가져 온다.“맛있게 먹어.”나는 그저 받아들었다. 숟가락을 든다. 평범한 맛이다.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여기가 어디지? 그저 이곳도 바위, 저기도 바위 온통 바위뿐이다. 당연한 건가? 소녀는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나를 쳐다보며 웃고 있다. 몇 번 더 소녀에게 스튜를 받아먹으니 소녀는 이내 자리를 뜬다. 나는 잠이 온다.음... 곧 잠에서 깰 것 같은 기분이다.“히로, 히로, 일어나봐. 식사 시간이야.”자그마한 소녀의 간지러운 목소리가 아른거리고, 맛있는 스튜의 향이 코를 찌른다. 음, 뭐랄까 은발의 소녀가 스튜를 젖고 있을 것 같다. 그 소녀는 스튜를 두어번 저을 것이다.“하, 히로, 히로, 일어나라니까!”소녀가 부르는 소리에 눈을 뜬다. 눈을 뜨자 소녀는 밝게 웃으며 내 코에 그릇을 가져다 댄다.“맛있게 먹어.”나는 그저 받아들었다. 숟가락을 든다. 평범한 맛이다. 여기는 바위밖에 없다. 뭐 당연한 감상이다. 소녀는 누구보다 맛있게 평범한 스튜를 먹어 주는 나를 쳐다보며 웃고 있다. 몇 번 더 소녀에게 스튜를 받아먹으니 소녀는 이내 자리를 뜬다. 나는 잠이 온다.자, 일어나 있자. 아마, 곧 은발의 소녀가 올 것이니 놀래켜 주자.“어, 히로 일어났네.”소녀는 스튜에 들어갈 재료를 손질중이다,“도와줄까?”“아니, 괜찮아.”소녀는 열심히 칼질을 하고 불을 내고, 조미료를 넣는다. 간은 안 봐도 되는 것인가? 아무튼, 생선도 넣고 각종 재료를 넣고 팔팔 끌인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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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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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내일이 이제 마지막 모의고사인데 확실히 제가 정신이 나간 것 같긴 하군요.그래도 이왕 쓴 거 마지막까지 조금 의도를 설명하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이번 글은 상당히 알록달록 합니다. 꿈이 배경이므로, 조금 색다르게 표현하고 싶어 꿈속 세계 주민인 소녀는 일반적인 형태로 적되, 현실 세계 주민인 '나'는 영어 인터넷 은어들을 이용하고, 뭐랄까 확실한 분리감을 위해 평소의 큰 따옴표가 아닌 낫표를 이용해 보았습니다.(마치 영화속에서 지시어를 내리는 것 같은 느낌(?)으로요...) 뭐랄까 솔직히 이번 글은 지난번 글보다 아쉬운 점이 많이 보이기는 합니다만, 일단 내일의 컨디션이 먼저이니 나중에 퇴고를 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것들을 퇴고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지만요.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림 출처를 남깁니다.(https://band.us/band/69554398/post/2369735<-커미션 링크, https://twitter.com/sh00ting3tar<-트위터 계정 링크) 만약, 누구 소개로 왔냐고 물으신다면, 영0이라고 하시면 바로 아실 거랍니다.

    • 2023-11-04 23: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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