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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안 릴리

  • 작성자 카임
  • 작성일 2022-01-17
  • 조회수 491

오 퍼센트의 파랑과 이 퍼센트의 초록과 사십 퍼센트의 빨강 노랑 검정 검정검정검

정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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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이상! 시스템을 재부팅 합니다.

 

ニアンリリー

 

0 어딘가 못마땅한 시선이 땅바닥에 처박히는 걸 본다. 있지, 현아. 니가 몇 살이더라? 앞뒤로 흔들리는 그네에 엉덩이만 걸치고 앉아 용케도 분위기 잡으며 말 걸었다. 김의 그네 맞은편 모랫바닥에 엉덩이 깔고 앉은 재현이 순순히 답했다. 잘 모르겠는데요. 겨울바람에 제법 딱딱하게 굳어있던 분위기가 잠깐 허물어지는 걸 느꼈다. 거짓말. 하지만 서운하지도 않았다. 제 신상 털어놓는 데 민감히 구는 거, 이해할 순 없지만 받아들이지 못할 건 또 없어서. 김이 옅게 부는 바람과 입 맞춰 웃을 때, 재현은 다리 뻗어 김이 앉아 있는 그네를 건드렸다.

몰라도 괜찮잖아요, 같이 지내는 데.

응, 괜찮지. 근데 생일 케이크에 몇 개의 초를 꽂아야 하는지 모른다는 건 좀 불쌍해서.

저 불쌍해요?

너 말고 나.

매일 비슷하게 반복되는 대화 내용. 이제 둘은 매번 나이를 묻고 자기연민 빠지는 데 도가 텄지만, 누구 하나 대화 주제를 바꾸지 않았다. 재현이 뻗었던 다리를 접고 김이 흔들리던 그네에서 몸을 일으킨다. 이제 갈까.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흘러갈 수순이란 걸 알았다.

 

1-1 처음 도망치던 날, 어쩌면 그게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그때 재현의 옆에는 유달리 체온이 높은 이가 잡아주는 손도 없었고, 너 몇 살이니 물어주는 목소리도 없었고, 너 불쌍하다 연민하는 시선도 없었고. 난방이라고는 좆되는 얇은 교복에 마이 하나 덜렁 걸치고 하염없이 걸었더랬다. 외로웠었나, 그건 아니고. 비참했었나, 그게 맞다. 사람으로 태어나 도둑고양이처럼 쓰레기장에 고개 처박고 떨어진 동전 주울 때 그랬다. 그렇게 모인 구백 원으로 내일 아침 등교 버스에 올라탈 생각을 하며 아파트 놀이터 벤치에 앉아 동전을 자꾸만 뒤집었다 놨다 뒤집었다 놨다…….

유달리 따뜻했던 겨울밤. 비참한 심정으로 벤치에서 잠깐 졸았더니 이미 저 멀리서 동이 터오고 있었다. 재현은 평생토록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이었던 적이 없었으나 그게 따뜻함을 원하지 않는 탓은 아니었다. 재현아, 하고 부르는 목소리가 지나치게 생생해서 입술을 꾹 깨물었다. 꿈을 꿨었던 것 같다. 재현은 그리 생각했다.

1-2 자꾸 남들의 얼굴을 확인하게 됐던 건 어째서였을까? 찾을 사람이 있던 것도 아니었는데. 자존심을 버리고 얻은 구백 원을 한 손에 꼭 쥐고 낡은 컨버스를 질질 끌었다. 보육원 앞을 지날 땐 다시 고개를 숙이고, 그리고 다시 고갤 들어 사람들 얼굴 하나하나. 정류장에 도착한 순간 생명처럼 쥐고 있던 구백 원이 떨어진 건 우연이 아니었으리라. 보도블록에 걸려 얼마 구르지 못한 동전들을 주우려 허릴 굽혔을 때, 재현은 알았다. 지나치게 뜨거운 꿈을 꿨다. 시선 끝에 제 것과 똑같은 신발이 들어왔다. 그리고 내뱉은 말. 맞죠.

이 관계는 재현이 성립시켰다.

1-3 갈 곳 없는 청소년은 어딜 가야 하나. 재현은 다시 비참하게 쓰레기장을 뒤져야 했고 김은 그런 재현을 기다리며 하염없이 버스 정류장에서 구백 원을 떨어뜨리는 고등학생을 기다려야 했고. 어차피 이런 건 의미가 없었다. 재현은 어쩌면 김이 신이라고 생각했다. 혹은 구원자.

혹시 이름이 재림인가요.

아닌데.

이건 김이 재림 예수인가 싶어 물어본 재현의 멍청한 질문. 그리고 김이 가장 좋아하는 재현의 대사. 구원자라는 거 해본 적 없지만, 가능할 것도 같았다.

 

2-1 재현은 어릴 적 종종 영재라 불렸다. 영재현. 그게 보육원 꼬마들이 재현을 부르던 별명이었고 썩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김은 재현이 천재라고 생각한다. 천재현. 비슷하지만 다른 별명으로 불리며, 재현은 노숙자를 자처했다. 갈 곳이 없으니 떠도는 수밖에. 게임 속 NPC처럼 어느 순간 동행하게 된 김은 그런 재현을 응원했다. 너라면 할 수 있어, 천재현! 그 말에 재현은 주워입은 패딩 속에 얼굴을 묻었고, 대신 김의 손을 꽉 잡았다. 어차피 갈 곳이 없다면서요, 같이 지내자고요. 피차 가난한 사람들끼리. 김은 그 말을 프러포즈로 받아들였다.

응.

좋아.

2-2 헌 옷 수거함을 뒤지고 슈퍼 앞을 전전긍긍하며, 그래도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김의 체온은 유독 따뜻해서 춥지 않게 잠들기가 가능했다. 김은 몸이 가늘고 재빨라서 무언가를 훔쳐오는 데도 능했다. 정말 도둑고양이 같아요. 폐가에 숨어 김이 훔쳐온 초코파이를 먹으며 말했다. 김은 이가 다 드러나게 웃었다.

가난해도 불행하진 않게 살자.

재현이 작게 끄덕였다.

2-3 똑같이 생긴 컨버스 두 켤레가 나란히 발자국을 남긴다. 주워온 다른 신발들이 많았음에도 꿋꿋이 밑창 까진 컨버스 신고 돌아다니는 재현을 보며 김은 이따금 핀잔을 줬다. 그게 니 발 가죽이야? 그러면서도 김의 발에는 항상 컨버스가 신겨져 있었다, 재현과 똑같은 것. 실은 컨버스가 아니라 컨퍼스라 쓰여있는 그 짝퉁 신발을 둘이 똑같이.

현아, 나 발이 너무 시려.

그러게 다른 거 신으라니까요.

커플룩으로 맞추고 싶다고 말했잖아. 니가 다른 거 먼저 신어.

다음번에는요. 지금은 이미 나와서 바꿔 신을 수가 없잖아요.

퉁명스러운 말투로 대꾸하면서도 재현의 시선이 자꾸만 김의 발로 향했던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게 기특해서 김은 유독 뜨거운 체온으로 재현을 껴안았고 재현은 여전히 김의 발을 걱정하고. 발 데워줄까요? 그 말의 뜻을 몰라서 전자레인지에 발을 넣을 수도 있냐고 묻는 김을 끌고서 재현은 놀이터로 향했다. 그네 두 개, 미끄럼틀 하나. 단출한 구성의 공공 놀이터가 첫 번째 겨울을 났던 장소. 따뜻한 김의 발을 꽁꽁 언 손으로 애써 데워주던 재현의 뒤통수를 김은 오래오래 기억한다. 차가움 칠십이 퍼센트.

2-4 몇 번의 겨울이 지나도록 재현과 김은 그 놀이터를 찾았다. 슬슬 안 좋은 소문이 불어드는 중인 폐가에서 시간 죽이는 것보단 뻥 뚫린 놀이터가 마음에 들었다. 여러 번의 겨울이 도돌이표를 밟을 동안, 봄 여름 가을 또한 순차적으로 돌았다. 다만 재현은 그 계절들을 기억하지 못했다. 가령 봄에 떨어지는 벚꽃을 잡으며 소원을 빌었던 일이라던가, 여름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뜨거워진 김의 체온에 경악했던 일이라던가, 가을에 낙엽을 주워와 백과사전 사이 끼워 책갈피를 만든 일이라던가. 겨울이라면 세세할 정도로 기억하는 재현이었지만 다른 계절의 일들은 자주 잊었다. 그게 서운해 놀이터로 향하다 말고 주저앉아 울었던 김에게 재현은 말했다. 그래도 그 계절들의 김의 모습은 다 기억해요. 재현은 유독 겨울을 잘 기억하는 까닭이, 꼭 겨울이 불구처럼 느껴져서랬다.

 

3-1 우리 이게 몇 번째 같이 맞이하는 겨울이지. 김이 묻고 재현은 무덤덤하게 대답한다. 다섯 번째.

용케도 죽지 않고 버텼다. 재현은 그게 다 김의 따뜻한 체온 덕이라고 믿었다. 덕분에 춥지 않게 지낼 수 있었어요, 몸도 마음도. 꼭 껴안고 있으면 살아있다는 것이 실감나고, 재현은 그 느낌이 좋았다. 김은 단지 한 공간에서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했으므로 굳이 덧붙일 필요 없다.

앞뒤로 흔들리는 그네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서, 모랫바닥에 굴하지 않고 주저앉은 재현과 눈을 마주치면서. 김은 물었다. 있지, 현아. 니가 몇 살이더라?

3-2 갈수록 겨울이 사라진다던데. 지구 온난화로 여름은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진다고. 한 구백 년쯤 지나면 겨울이 한 달도 채 안 될 거라나. 재현의 허벅지를 베고 누운 김이 중얼거린다. 또 새로운 책을 주워오셨네요. 그 말에 김이 짧게 웃었다. 이런 걸 충동구매라고 하나? 그 얼굴에 부정할 이유가 재현에겐 없었다.

김이 누군가 폐기한 통합과학 교과서를 넘길 동안 재현은 건너편 우편함에서 훔쳐온 신문지를 넘기며 구인 광고를 찾았다. 서걱서걱. 낡은 종이가 마찰하는 소리에 김이 몸을 돌려 흥미로워했다.

이게 뭐야?

일자리 찾으려고요.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으니까.

아니 그거 말구. 이거.

얄쌍한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건 작게 그려진 네 컷 만화였다.

만화예요.

그건 나두 알아. 저거 동그랗고 네모난 거.

일본 국기요?

일본?

우리나라 바로 옆에 있는 나라 있어요. 일본이라고.

아, 이웃 행성 같은 거구나.

김은 그 만화를 오려 낙엽을 끼워둔 백과사전 속에 함께 넣었다.

3-3 바람이 분다. 사라지는 목소리를 붙잡고 김은 말한다. 니가 몇 살이더라, 현아.

스물셋이요.

그래, 그랬었지.

 

4-1 신문지의 구인 광고 페이지를 꼭 쥐고서 온 동네를 돌아다닌 재현이 지친 기색으로 귀가했다. 김은 그런 재현의 표정을 살피기도 전에 대뜸 말을 꺼냈다. 나 이름을 지었어. 겉옷을 벗으며 재현이 무덤덤하게 되물었다. 무슨 이름인데요?

유키.

유키요?

응. 유키. 나 일본에 가려구.

그러곤 바닥에 나뒹굴던 일본 만화책을 펼쳐 재현의 눈앞에 들이밀었다. 여기 주인공 이름이 유키래. 눈이라는 뜻이라는데, 현이 너 겨울 좋아하니까. 덧붙이며 김은 활짝 웃었고 재현은 고개를 숙였다. 양말을 신지 않아도 따뜻할 김의 발을 쳐다보면서, 재현은 겨울이 꼭 불구처럼 느껴졌다, 아주 절실히.

4-2 김은 제 한국 이름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김은 김이야, 현이 니가 천재현이라고 불리지만 실은 신재현인 것처럼. 평소에도 김은 말이 많았지만, 재현은 요즘 유독 말이 많아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현이 니 일본 이름도 지어줄까? 여기 만화책에 주인공을 좋아하는 애가 있는데 걔 이름이 이치고거든. 딸기라는 뜻이래. 나 딸기는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지만 발음이 귀여워서.

저 일본 이름 있어요.

응? 진짜? 뭔데?

나츠.

나츠?

일본어 시간에 선생님이 지어주셨어요, 그때가

그때가.

겨울이었어서.

 

5 다섯 번째 겨울도 끝나간다. 재현은 불안하다. 매번 겨울이 지날 때마다 겪는 기분이었지만, 어째선지 이번에는 정말로 모든 게 허물어질 것 같은 기분. 아주 뜨거운 체온 탓에 증발해버릴 것만 같은…….

김은 나츠와 유키는 짝꿍이라며 좋아하지만, 재현은 그렇지 않음을 알고 있다. 김이 겨울로 알고 있는 나츠가 실은 여름을 뜻한다는 것도. 일본에 가자고 조르는 김에게 재현은 차마 말할 수 없다. 유키가 나츠와 만나면 누구 하나는 사라져버린다는 것을.

우리의 모국어가 멀쩡히 살아있는데 어째서 자꾸 유키와 나츠를 입으로 발음하는 건지.

사라질 것 같아요.

 

6-1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이니 언제든 허물어져도 이상할 게 없었다. 음침하고 더러운 곳은 미관상 좋지 않았고 범죄 같은 거 한 번도 일어난 적 없지만 그래도 일어날 것 같은 공간이었으니까. 김과 재현이 따뜻하고 소중하게 일궈놓은 경계들이 허물어지고, 허물어지고, 뭐 하는 거야! 허물어진다. 소문이 돌았었는데. 마을 사람들 곧 이 집을 부숴버릴 거라고. 재현에겐 떠도는 소문보다 일자리 구하는 일이 급했고, 김에겐 재현과 함께 떠날 일본을 생각하는 일이 더 급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비참하게 고개를 숙이는 건 재현, 하나밖에 없는 신발 두 켤레를 챙겨 재현의 손을 꼭 잡고 도망치는 건 김. 이건 사랑의 도피야, 그렇지? 힘이 풀려 주저앉은 재현의 발에 비교적 멀쩡한 제 신발을 신겨주며 김이 옅게 웃었다.

도망치자 일본으로.

6-2 재현의 구멍 뚫린 컨버스, 아니 컨퍼스를 신고서 김은 자꾸 조잘댔고 재현은 침묵했다. 춥겠단 생각은 했으나 전처럼 두 발을 꼭 쥘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이 무력해 그럴 수가 없었다. 처음 도망칠 땐 패기라도 있었는데, 이제는 따뜻했던 그 순간들을 경험해버렸으니까. 재현의 손을 부여잡고 만화책을 통해 본 일본을 서술하던 김이 별안간 말의 허리를 뚝 끊었다. 십 퍼센트의 슬픔과 이십육 퍼센트의 우울과 사십일 퍼센트의 절망. 나머지는…….

일본 같은 거 우리는 못 간다고요.

어?

일본까지 어떻게 가는지도 얼마나 걸리는지도, 배를 타는지 기차를 타는지 비행기를 타는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가겠다고요. 애초에 왜 자꾸 일본에 집착하는 건데요?

……나한테는 일본어가 꼭 다른 세상의 언어 같으니까.

그게 무슨…….

그냥 일본어는 꼭 다른 세상의 언어 같아서, 그래서 다른 세상에 도착하면 네가 살 집이 있을까 해서, 그래서 자꾸 말했던 거야. 다른 나라의 말을 발음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아서, 추운 계절에 서서도 불안하지 않았으니까.

재현은 제가 느낀 따뜻함이 폐가의 것이 아닌 김의 것이었음을 간과하고 있었다.

 

7-1 겨울과 봄의 갈림길에 서서, 김과 재현은 마지막이 될 놀이터를 찾았다. 작별 인사라도 하려던 건 아니었다. 익숙한 곳에 있어야 이성적인 판단이 될 것 같아서였다.

김은 언제나처럼 그네의 끄트머리에 아슬하게 걸터앉았고, 재현은 모랫바닥에 주저앉아 고갤 숙였다. 현아, 얼굴 보여주라아. 괜히 애교를 섞어봐도 재현은 그대로였다. 김이 씁쓸하게 웃었다. 현아, 나 발 시렵다.

아닌 거 알아요.

아냐, 니가 구멍 뚫린 신발 줘서 이번엔 진짜 시려워.

괜한 투정임을 알면서도 재현은 고개를 조금 틀어 김을 발을 바라봤다. 정류장에서 만났던 날보다도 표정이 엉망이었다. 끌어당긴 입꼬리를 내내 유지하던 김이 결국 표정을 지웠다.

재현아.

네.

이리와 봐.

그래도 눈앞에서 명령하는 이의 말을 무시할 깜냥은 안 되는지라 재현은 순순히 웅크린 몸을 펼쳐 그네 앞으로 다가갔다. 언제부터인지 멈춰버린 그네와 그 위에 아슬하게 걸터앉은 김, 그 앞에 무릎 꿇은 재현. 발이 시리다고 응석 부릴 때는 지났다. 정말 시린 사람은 따로 있었다. 바깥에서 너무 오래 방치돼 꽁꽁 얼었을 심장이 존재하는 곳을 향해 무너졌다. 그네에서 떨어진 김의 몸이 재현의 몸을 꽉 껴안았다. 따뜻한 팔은 재현의 목 뒤를 감싸고, 따뜻한 심장은 재현의 심장과 맞대고, 따뜻한 다리는 재현의 몸을 더 꼭 끌어안고. 재현의 목덜미에 고개를 묻고서 김은 웅얼거렸다.

있지, 현아. 내가 몇 살이더라.

차가운 팔이 따뜻한 몸을 휘감았다.

모르겠어요.

7-2 뜨겁고 차가운 숨들이 허공에서 흩어졌다. 아까 내가 사랑의 도피라고 했었지. 여전히 웅얼대는 목소리가 목을 타고 넘어왔다. 재현이 작게 끄덕였다.

도망치자, 현아.

일본으로요?

아니, 일본보다 더 먼 곳으로.

 

8 있지, 현아. 기억해? 우리 처음 만났던 날. 기껏해야 여덟 살 정도로 보였던 넌 낯선 생명체 앞에서도 울지 않았고 난 그게 특이하다고 생각했어. 유독 하얬던 피부와 슬쩍 잡아본 손은 너무 차가워서 죽기 직전은 아닐까 걱정하면서도 난 너를 몇십 년이 지나도록 잊지 않았고. 나중에 제가 좀 더 크면요, 또 저 보러 왔으면 좋겠어요. 너 그렇게 말했었잖아, 가는 날 붙잡고서. 궤도를 잘못 타 휩쓸리다 도착했단 말은 하지도 못하고 고갤 끄덕였던 기억과 이름도 모르는 널 잃어버릴까 봐 위치를 저장해둔 기억. 알아, 다시 만났을 때 넌 나 기억 못 했던 거. 어느덧 너는 열여덟이었고 나는 스물다섯이었지.

교복을 입고 있었지. 구겨 신은 짝퉁 컨버스를 질질 끌며 들리지 않는 이어폰을 끼고.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갑자기 울었잖아요. 지난 여름, 나한테 그런 말을 해줬었는데 혹시 기억나니. 계절과 함께, 했던 말도 잊어버렸으려나. 하지만 모르는 게 있어 현아. 울고 있던 건 내가 아니라 너다. 날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던 거야.

그날 하려 준비한 말들을 씹어 삼키고 근처를 배회했어. 니가 했던 것처럼 신은 신발 질질 끌고 침울한 표정으로 땅바닥 쳐다보면서. 십 년 동안 너만 생각했어. 너랑 한 약속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내가 사는 곳에서 지구까지 오 년이 걸려. 우주를 왕복으로 항해하며 그 단단했던 어조를 자꾸 떠올리고, 나는. 한 마디라도 걸고 돌아가야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 그날은 무작정 정류장 앞에 죽치고 있었어. 그리고 너는 또 나를 찾아왔지, 버스비 구백 원을 손에 쥐고서. 아니, 떨어뜨리고서.

맞죠.

어?

저 보러 온 거죠. 또 보러 와주신 거 맞죠.

울 것 같은 얼굴. 여전히 단단한 어조는 어딘가 정돈되어 있었고 애 티를 벗은 목소리는 미완성의 분위기라 지구인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일반화시켰던 것까지. 나한테 넌 유일한 지구인이었고 지구의 전부였고 지구 자체였고. 처음엔 못 알아봤어요, 그런데 어젯밤에 제 꿈에 나타나셨잖아요. 비린 목소리가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내내 자연스레 그 수치를 재게 됐어. 외계인이란 게 원래 그래. 불필요하도록 계산적인 삶을 살아. 그 말을 하면서 어떤 감정이었는지 나는 알아. 그 수치를 평생토록 외웠어. 이십오 퍼센트의 반가움과 십팔 퍼센트의 억울함과 삼십육 퍼센트의 분노와. 그 외의 갖가지 복합적인 감정이 담겨 있던 말을 난 또다시 십여 년 곱씹게 될 거란 걸 은연중에 알았고 그래서 일부러 아무 말 안 했어. 학교 다녀와야 해서요. 죄송해요. 일찍 올게요. 조퇴할게요. 그렇게 말하고 떨어진 구백 원을 다시 주워 떠나버리는 너를 사라져버릴 때까지 쳐다봤고 다시 돌아오기까지 정류장에 서서 명찰에 적혀 있던 니 이름을 계속 불러봤어. 현아.

 

9 같이 가자.

너를 찾고 있었어.

외계어 같은 일본어 말고, 정말 외계로 떠나버리자.

어차피 갈 곳이 없잖아, 같이 살자. 피차 궁핍한 생명체끼리.

재현은 이제 정말 모르겠다. 차가운 심장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었다.

 

0 유달리 추운 겨울. 재현은 도망쳤다. 난방이라곤 좆되는 얇은 교복에 뻣뻣한 마이 한 장 걸치고서. 쓰레기장이며 공원 화단이며, 이따금 버려진 담배꽁초를 입에 물어도 보고. 재현은 자존심을 버리고 얻은 구백 원을 부적처럼 손에 쥐고 정류장으로 향했다. 있을까, 있을까, 있을까. 동전을 떨어뜨리는 시뮬레이션을 돌려본다.

백 퍼센트의 확신. 이 관계는 재현이 성립시킬 것이다.

카임
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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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코쿠료 묘

카미코쿠료 묘(1943.8.15.~1974.)는 한일 혼혈로 일제강점기에 한국으로 넘어와 죽을 때까지 일본 땅을 밟아본 적은 없다. 그러나 일본어엔 능숙했던 것으로 알려지며 누군가는 그런 그가 일본인으로서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일제강점기를 보낸 것을 안타깝게 평하기도 한다. 한국은 묘가 3살이 되던 해 해방됐다. 이후 한반도에선 철저한 종족 분류가 이뤄졌다. 이분법의 분류 체계 속에서 묘는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했다. 다만 양쪽의 피가 섞인 그가 한국에만 체류했던 까닭은 간단하게 설명된다. 카미코쿠료 묘에게는 일본으로 돌아가는 티켓을 구매할 자격이 없었다.묘가 8살이 되던 해에 한반도에선 한국전쟁이 발발했고 이는 그의 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거라 추정된다. 황폐해진 땅을 밟고 서는 데에는 이전과 다르게 자격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곳에는 생존을 향한 지독한 인간의 본능만이 꿈틀댈 뿐이었다. 누구도 그의 출신지를 궁금해하지 않았다. 이것은 그의 인생에 있어 유일한 기회로 여겨진다. 허허벌판 위에서 누구도 접근하지 않았던 영역의 철학에 가닿기까지 걸린 기간은 단 1년. 이것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생각의 폭을 넓히지 않았더라면 이루어낼 수 없는 성과라는 평을 받는다.한국전쟁이 끝나고 황무지 같던 땅은 다시금 색채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것은 묘가 황무지 같은 영역에서 자신의 철학을 구축하던 시기와 맞물린다. 그의 사상은 온통 비유로 가득하다. 그것은 흡사 철학 서적보다는 허구의 소설류와 비슷해 보이는 게 특징이다. 인간, 양철, 지푸라기, 사자로 비유되는 사상의 전개는 오즈의 마법사를 연상시키며 그중 사자만이 배척된다는 점은 당시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철학은 기존의 분류 체계로는 구분될 수 없었다. 그나마 비슷한 것이 레오폴드의 생태윤리로, 무생물까지 도덕적 대상으로 봤다는 점에서 양철을 인간의 수용 범위에 포함한 묘의 윤리와 유사하다. 그러나 사자가 배척된다는 점에서 생태윤리의 완전한 분류는 곤란했다. 카미코쿠료 묘의 처음이자 마지막 철학은 그렇게 어느 곳에서도 분류되지 못한 채 한동안 미스터리의 영역으로 남았다. 현대 심리학자들은 이를 두고 어린 시절부터 소속의 열망이 꺾여 자란 인간의 안타까운 무의식으로 묘사하기도 한다.사용되지 못하고 도태된 묘의 철학은 재밌게도 몇 년 뒤 정치계에서 다시 모습을 보였다. 기존의 분류 체계로는 분석될 수 없다는 한계를 완전히 벗은 그의 사상은 철학계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했다. 동물 배척주의. 무언가를 중심으로 삼았던 기존의 철학-이를테면 인간 중심, 동물 중심, 생명 중심 등으로 불리는 것들-은 그의 사상을 대변할 수 없었다. 차라리 배척이라는 단어가 어울렸다. 그러나 이런 네이밍에 묘의 의사는 조금도 반영되지 않았다. 동물 배척주의는 여론몰이가 필요할 때면 항상 등장했다. 제일 처음 그것이 사용된 것은 한국전쟁이 끝나고도 한참 후의 일로, 뒤늦은 빨갱이 처단을 위해서였다. 그때 처음 묘의 철학을 인용한 정치인은 “그들은 우리와 같은 영역에 속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언젠가 우리에게

  • 카임
  • 2024-01-15
그래도 지구는 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말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영영은 말한다. 과장님 업무 다 끝냈습니다…. 1이 사라지지 않는 메신저 창을 바라보며 몸을 뒤로 물렸다. 오랫동안 스크린을 바라본 눈꺼풀이 무거웠다. 뒤늦게 창밖을 바라보니 벌써 동이 트고 있었다. 머리가 지끈거려왔다. 여전히 남아있는 1을 무시한 채 새 메시지를 입력했다. 저 이제 퇴근해보겠습니다.흐트러진 양복 매무새를 다듬으니 영락없이 출근하는 직장인이었다. 영영은 목을 옥죄던 와이셔츠의 맨 윗단추를 풀었다. 그런다고 숨통이 트이진 않았다. 영영은 아무래도 익숙해지지 않는 감각을 느끼며 지하철역을 향해 걸었다. 선거철이라 곳곳에 대선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영영은 이제 이 좁아터진 나라에서 진보니 보수니 하는 것들은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걸 알았다. 태어나는 인구보다 탄생하는 관념이 더 많은 나라에선 매일 같이 새로운 관념들의 싸움이 울려 퍼졌다. 영영은 한갓 관념에 목숨을 바칠 만큼 멍청하지 않았다. 사람은 사람답게 살기만 하면 충분하고 그것조차 지켜지지 않은 때에 인권보다 앞서는 관념은 환상에 불과하다. 영영은 후보 15번으로 끝맺어진 대선 포스터를 보며 새삼스러운 권태감을 느꼈다. 이런 지독한 공허 앞에서 지끈거리는 머리 정도는 이상할 것도 아니었다.회사 앞 지하철역은 한적했다. 영영은 잠시 벽에 등을 붙이고 기대섰다. 그때 바지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확인하니 과장의 답장이 뒤늦게 도착해 있었다. 그래, 오후에 보자. 라는 끔찍한 메시지에 따로 답장하진 않았다. 대화는 덧대어 갈수록 길어지기 마련이고 나중에는 끊어낼 수 없어지기 때문에. 어쩌면 과장과 주말 식사 약속을 잡고서야 끝맺어질 수도 있는 노릇이다. 영영에겐 입사 초기에 이러한 수법에 휘말려 부장의 등산 메이트로 두 달을 보낸 전적이 있었다. 그때도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들고 겨우 정상에 올랐었지.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며 눈을 감았다. 장소는 다르지만 여전히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들고. 그때는 아마 정상에 올라 야호를 외치던 중 저혈압으로 쓰러졌던 것 같다. 그 덕에 지금은 침묵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 되었지만 여전히 그의 머릿속은 시끄러웠다.생각해보면 영영의 머리는 지끈거리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가 기억하는 최초의 과거는 이유 모를 두통으로 인한 입원이었다. 그렇다면 정말 이 감각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나. 언젠가는 고쳐질 것이라 생각한 믿음은 서른이 되어서야 점차 꺾이기 시작했다. 영영은 스스로를 이성적이라 생각했지만 언젠가 무당을 찾아간 적은 있었다. 그건 아마 스물 초반의 일로, 점을 보러 간다는 여자친구에게 응당 건네야 할 대답을 했던 결과였다. 나 이번 주 주말에 점 보러 가려고. 궁금하잖아? 오 그래 궁금하네(안 궁금했다). 같이 가줄까? 그곳에서 무당은 여자친구보다 영영과 눈을 먼저 맞추었다. 하지만 1인분의 돈을 지불한 그들에게 따로 2인분의 서비스를 할 필요는 없었다. 여자친구가 한국인이라면 으레 궁금해할 것들, 이를테면 학업이나 취업이나 혹은 연애와 같은 것들을 질문할 때까지도 무당은 답변에만

  • 카임
  • 2023-12-17
해피벌룬 레볼루션

고하은 형은 혁명가 기질이 있었다. 애초에 하느님의 은총이란 이름을 달고 꼬박꼬박 절에 다닌 것부터가 그랬다. 하느님이 알면 니 뒤통수 한대 후리고도 남겠네. 라는 말은 언젠가 실종된 형의 룸메이트가 남겼다. 그러면 형은 무감한 얼굴로 하느님은 그렇게 쪼잔하지 않으셔. 하고 대꾸했는데 그러면서도 나무아미타불 하는 염불을 외우는 버릇을 버리진 못해서 결국 형은 이름을 바꿨다. 고나무. 물론 그건 형식적이라기보단 암묵적인 것이었고 대한민국은 형을 고하은으로서 통계를 낼 터였다. 왜냐하면 형은 성선설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순자, 홉스, 그리고 고나무. 출판사에선 형의 생애를 인터뷰해달라는 요청을 수백 번도 넘게 했다. 그럴 때마다 번번이 거절한 건 언젠가의 형이 말했듯 인간은 항상 남이 가장 방심한 순간에 뒤통수를 후리는 족속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뒤통수 같은 거 안 후릴 테지만 인간은 하느님이 아니므로 후릴 수 있는 여지가 왕왕 있다는 것이 논리의 시작과 끝이었다. 물론 그 말투는 룸메이트에게서 옮아온 것으로 실제로 형은 그리 과격한 언어를 자주 사용하진 않았다. 그러니까 나는 도통 ‘성악설을 믿은 고하은, 그는 대체 누구인가’ 따위의 인터뷰에 응할 수가 없는 것이다. 형은 성선설을 믿었으므로. * 사람 좋은 인상의 남자가 카페로 들어온다. 180이 한참 넘어 보이는 거구의 남성은 멀뚱히 앉아 있는 내 얼굴을 발견하곤 크게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살짝 올라간 눈매가 부드럽게 휘어지는 게 보였다.“안녕하세요~ 이건우 님 맞으시죠?”“네.”“오늘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저 정말 연락받고 깜짝 놀랐잖아요. 누가 요청을 해와도 거절하신다고 들었는데 먼저 연락이 올 줄이야.”“이제는… 그만 썩힐 때도 됐죠. 부패하기 전에 놓아주고 싶어서요.”“잘 생각하셨어요. 저희 출판사가 소설류의 허구에는 좀 약하지만, 이런 사실 기반 평전 같은 건 기깔나거든요. 쓸데없는 편집도 없고.”알고 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다. 나는 몸을 반쯤 접어 내려둔 가방에서 힘겹게 노트북을 꺼내는 인터뷰어의 옆모습을 천천히 눈에 담았다. 잘 먹고 잘 자며 굴곡 없이 살아온 사람의 분위기 같은 게 그에겐 있었다. 노트북 세팅을 마치고 마우스를 몇 번 딸깍이던 그는 곧 휴대폰 녹음기를 틀고 눈알을 반짝인다.“그럼 시작할까요?” * 형을 설명하기 위해선 먼저 죽음을 언급해야 합니다. 그건 꼭 형이 살인자였기 때문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건 제 쪽에 가깝죠. 생과 사, 그건 형을 가장 잘 표현하는 키워드가 될 겁니다. 그날은 많이 지쳤습니다. 평소랑 똑같은 노동이었음에도 유독 가라앉는 기분이 사라지지 않았어요. 얼른 돌아가서 씻고 싶었습니다. 아니, 씻기 전에 잠을 자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휴식이 절실했습니다. 그리고 그날은 룸메이트가 목을 맨 날이었어요.사람이 죽었습니다. 그곳은 가출한 놈들 몇몇이 살던 아지트 같은 곳이었는데 지나는 사람도 없고 관심 두는 이도 없었지요. 그런데 그곳에서 사람이 죽었다니요. 룸메이트의 이름이 병으로 끝나던가. 아무도 그 애를 죽이지 않았을 겁

  • 카임
  • 202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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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지현

    카임님 안녕하세요. 소설 쓰는 일이 버겁다니 슬픕니다. 하지만 때론 그런 순간들을 이겨내고 나면 갑자기 내 글이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새로운 글을 쓰게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 기다려 보자구요! 이번 소설에선 나츠와 유키, 만나면 사라진다, 라는 말장난과 그 관계성이 좋았습니다. 이 설정으로 다시 인물의 일대기를 전사해 보고 둘의 특징과 특별했던 순간들을 하나씩 메모한 뒤 퇴고해보심을 추천드려요! 인물만 확실히 살아나도 글이 더 명확해질 것 같습니다. 즐겁게 글 쓰시길 바라며. 다음 글도 기대할게요!

    • 2022-02-15 10:31:07
    송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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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임

    언제부턴가 글 쓰는 일이 버거워져서 소설 게시판을 자주 이용하지 못했어요ㅠ_ㅠ 여전히 글 쓰는 건 버겁고 날이 갈수록 아무것도 쓸 수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이번 글도 정말 멋있게 쓰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도대체 글이란 건 어떻게 써야하는 걸까요? 글을 공개하는 일은 언제나 부끄럽지만, 멘토님의 조언이 절실해서 올려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2-01-17 19:57:33
    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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