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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지도 목적지도 없는 여행

  • 작성자 양혜인
  • 작성일 2020-04-24
  • 조회수 380

 가끔은 의아하다. 죽도록 사랑했던 두 남녀가 한순간에 원수 사이가 되었다는 것이.나는 오늘 4년을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내가 먼저 이별을 고했지만 사실 우리의 연애는 몇년 전 부터 끝이 났었다고 단정지어도 옳다.나는 질질 끌어온 이 지겹고 지겨운 연애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린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만났다. 나를 좋아한다는 그 남자아이가 나에게 고백했고 그 시절 풋풋했던 나는 그의 고백을 받아들였다.우리는 서로를 참 많이 의지했다.그리고 서로를 사랑했다. 공부가 힘들고 지칠 때 우린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었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우리는 각자 자신의 전공에 맞춰 서로 다른 대학을 갔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것인지 이 때 부터 우리의 연애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우린 서로에게 무관심 해지기 시작했다. 만나도 예전 만큼 행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세월이 너무 아까워서 일까, 아니면 먼저 말할 용기가 없었던 걸까. 뭐가 아쉬웠는지 우린 이 불안불안한 관계를 끊어내지 못했다.

 내가 이별을 결심하게 된 것은 나의생일 이었다. 남친은 급하게 알바가 생겼다며 데이트를 취소 했다. 그래도 생일인데 얼굴은 봐야하지 않겠냐고 말하자 남친은 저녁에 잠깐 시간이 될것 같다고 했다. 저녁이 되자 집 앞으로 남친이 집 앞으로 왔다. 그리고는 나에게 선물을 건냈다. “자 생일 선물 너한테 어울릴 것 같아서 직접 골랐어.” 남친의 말에 나는 괜히 기대하며 조그마한 박스를 얼른 열어보았다.

 귀걸이다. 작게 보석이 박혀있는 하트모양 귀걸이. 나는 선물을 보고 난 후 표정이 굳어졌다. 맘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난 이미 이 귀걸이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자주 데이트할때 이 귀걸이를 차고 다녔었는데… 그 순간 난 뼈저리게 느꼈다. 넌 정말 나에게 관심이 없었구나. 잘 고르지 않았냐며 생색내는 남친 앞에서 난 그저 고맙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그리고 난 집으로 들어왔다. 왠지 슬펐다.난 네가  내 삶에 우선이었지만 넌 아니었구나.. 그리고 나는 이 관계를 지속하는게 무의미하다고 느꼈다.

 다음날 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남친이 전화를 받았고 나는 이별을 고했다. “헤어지자 우리. 우린 더이상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아.” 돌아온 대답은 그래 였다. “그래, 네 생각이 그렇다면 나야 말릴 수 없지.” 사실 난 남친이 날 붙잡아주길 바랬다. 하지만 너무 확실한 답을 들어버린 나는 한동안 먹먹했다. 아, 나의 연애는 이렇게 끝이 났구나.한동안은 조금 후회도 했다. 하지만 그가 다시 또다른 연애를 시작했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난 그런 마음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시절 그를 사랑했던 내가 너무 미련해서, 그와 헤어질 까봐 조마조마 했던 내가 너무 불쌍했다. 그때의 나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어차피 끝날 인연인데 뭐하러 그렇게 애썼니 유나야..

 

 난 사람 만나는걸 참 좋아했다. 그리고 모두에게 착하게 대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선의를 베풀면 꼭 선의가 되돌아 올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대학교때 만난 첫 친구는 나의 믿음을 깨 버렸다. 그 친구는 대학에 와 헤매고 망설일 때 항상 옆에 있었다. 그래서 난 그 친구를 믿었다. 하지만 한순간에 그 친구는 날 배신했다. 그친구는 유학을 가게 되었는데 떠나기 전 나에 대한 험담을 다른 사람들에게 늘어놓은 채 떠났다. 난 묻고 싶었다. 나에게 왜 그랬냐고, 난 너에게 정말 잘해줬는데 도대체 내가 뭐 잘못해서 그런짓을 했던거냐고. 그 시절의 난 그 모든게 내 잘못이겠지 하며 넘겨 버렸다. 하지만 최근들어 그일은 나에게 분노와 증오가 되어버렸다. 그냥 요즘은 누군 가를 만난다는 것이 지쳐갔다. 관계 맺는 일도 두려워 졌다. 어차피 끝날텐데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오랜 고민 끝에 난 학교를 휴학하기로 결심했다. 내가 휴학을 했다는 소문을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중학교 때 부터 늘 날 잘 챙겨주던, 지금으로는 내가 가장 믿는 친구가 나에게 찾아왔다. 

“유나야 너 휴학한다며. 힘들어서?? 아님 따로 뭐 공부하려고?”

“여행 가려고.” 

“어디로 갈건데…? 유럽? 미국? 아니면 중국?” 

“나한테 가려고.”

“뭐라고??”

“나한테 여행간다고.”

친구는 뚫어져라 쳐다 보았다. 말하지 않아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이상한 소리처럼 들리는 거 알아. 그냥 요즘 너무 힘들고 지쳐서, 잠시 쉬어가려고. 항상 난 앞으로만 나아가고 있는데 이제 더 이상 나아가면 쓰러질것 같아. 나를 좀 되돌아보려고 나자신을 위로하려고.”

친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를 갑자기 끌어 안았다.

“나보다 똑똑한 친구니까 네가 한 선택이 너에겐 최선의 방법일거야. 근데 유나야, 여행을 하더라도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꼭 다시 돌아와야해.. 알겠지?? 그리고 그 여행이 너무 지루하고 심심하면 그때는 나한테 연락해.”

날 이해해주는 친구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여행.

그게 뭐 별거 있을까.꼭 어딘가를 가야만 알차고 행복한 여행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난 출발지도 도착지도 없는 이 기나긴 여행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아직 아무 계획도 목표도 하나 없지만 내가 하나 확신 할 수 있는 건  여행의 끝에 난 내 마음의 상처를 툴툴 털어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항상 어떤 단체에 속해 있으며 살았던 내가 한순간에 독립된 개체 하나로 세상에 나서게 된 것이 낯설고 두렵지만 결국 세상은 나 혼자 이겨 내야하는 존재 이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권해 본다.세상이 너무 힘들다고 느낄 때, 항상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이 세상이 너무 싫을 때

떠나 보세요 출발지도 목적지도 없는 오직 나를 향한 여행.

양혜인
양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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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네가 좋아하는

* 6시 30분 아침 일찍 일어났다. 평소 같았으면 한참을 꿈에서 헤맬 시간이지만 오늘은 눈을 떴다.   저절로 떠졌다. 내 두 눈이. 흐지부지 떠진 것도 아니고 번쩍 뜨였다.   머리를 감고 화장을 시작한다. 사람처럼 보이기 위한 생존 화장이 아니라 사랑스럽게 보이는 화장을 한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반짝이를 눈에 발랐다. 네가 날 봐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정성을 들여 나를 꾸민다. 단정히 교복도 입는다. 넥타이를 바르게 메고 거울 앞에서 살며시 웃어본다.   싱그러운 꽃향기가 나는 향수를 뿌리고 집을 나섰다. 부쩍 쌀쌀해진 가을의 날씨마저 사랑스럽다. 두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가던 등교 길이 오늘따라 설렌다. 칙칙한 돌담이라 생각했는데, 그 사이사이 틈에 핀 작은 들꽃이 보인다.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카페에서 들려오는 설레는 사랑 노래가, 심장을 울린다. 쿵. 쿵.   모든 이야기가, 모든 사랑 이야기가 내 이야기가 되길 소망한다.   “주연, 하이.” 혜윤이 버스 정류장 앞에서 인사를 건넨다.   “하이. 오늘 왜 이렇게 예쁘게 하고 나왔어? 무슨 행사 있어?”   “어때, 나 좀 꾸민 것 같아?” “ 허. 얘, 입이 귀에 걸렸네. 너 뭐 있지? 딱 걸렸어. 뭔데, 뭔데?”   혜윤의 말을 무시한 채 그냥 웃는다. 좋다. 너를 만나러 가는 길. 행복하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내 세상을 바꾼다. 내 세상을 온통 행복하게 바꾼다.   반에 도착했다. 내 자리에 앉으면서 아직 오지 않은 너의 자리를 바라본다. 언제 올까, 지금쯤 정문쯤이려나, 갖가지 사소한 것들이 궁금하다. 8시 45분을 시계가 가리킬 때쯤 드르륵. 문이 열렸다. 너다. 너와 눈이 마주쳤다. 손 인사를 건네 본다. 너도 나처럼 말없이 웃으면서 인사해 준다.   나는 애써 고개를 돌려 바보처럼 웃고 있는 내 얼굴을 감춘다. 정신 차려 우주연. 너무 다 주면, 매력 없어. 생각은 이렇게 하지만. 내 표정이 말을 듣지 않는다. 실실 미소를 짓는다.   수업을 열심히 듣는다. 아, 열심히 들으면서 두 눈은 자꾸 너를 본다. 3분단 맨 앞자리에 앉은 너의 뒤통수를 자꾸 힐끔힐끔 쳐다봤다. 너는 한 번도 졸지 않고 수업을 열심히 듣더라. 나도 질세라 졸지 않고 수업을 듣는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볼펜으로 필기를 한다. 괜히 뿌듯한 기분이 차올랐다.   “얼른 말해보시지. 나한테 숨기지 말고. 너 평소랑 너무 달라.” 쉬는 시간, 옆자리로 다가와 혜윤이 나를 의심의 눈으로 쳐다본다.   “내가…?”   “어, 맨날 죽을 상하고 학교 다니던 얘가, 요즘 생기가 돌아 얼굴에. 무슨 일인데, 좋아하는 애 생긴 거 아니야?”   “비밀. 말 안 해.”   “치, 그래라. 내가 보통 눈치겠어? 조금만 있으면 다 알아.”   지금은 나의 이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기는 싫다. 혜윤이가 눈치채면 모르겠지만,

  • 양혜인
  • 2022-12-19
어항 밖으로

흔히들 말하는 무기력 이였을까, 아님 우울 증이였을까. 소녀가 집밖에 나오지 않고 침대에 누워 멍하니 창밖을 바라 본 지 한 달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한 달 전 소녀는 멀쩡한 학생이었다. 적어도 남들이 보기엔 그랬다. 성적은 우수하지 않았으나, 늘 성실해 보였고, 항상 밝게 웃으며 학교를 다니는 것 같았다. 소녀는 큰 불만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되기 전까지 힘들다는 내색 한 번 안했고, 그저 웃으며 하루하루를 살았다. 소녀의 이 행동이 시작 된 그 전날, 평범하게 학교를 다녀 온 후 자신이 제일 자주 입던 핑크색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 무기력하게 침대에 누웠다. 소녀의 부모는 소녀가 조금 피곤해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아무렇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소녀는 그날, 침대에 누워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두 눈에서 옥구슬 같은 눈물이 뺨을 따라 흘러내리고 있었다. 소녀에게 엄청나게 큰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였다. 주위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그날도 그저 평범하게 지냈다고 하는데… 소녀는 왜 이렇게 변한 것이었을까. 그날 이후 갑자기 소녀는 누가 말을 건네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 저 멍하니,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힘없이 축 쳐진 몸으로 침대에 몸을 기대일 뿐이었다. 생명을 연장할 수 있을 만큼의 식사, 생리현상, 몸을 씻는 것을 제외하곤 하루를 침대에서 보냈다. 소녀의 눈은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처럼 어딘가 슬퍼보였다. 소녀는 말을 하지 않았다. 마치 말을 하는 법을 잊은 사람처럼. 사람들의 말에 반응도 하지 않았다. * 이런 행동을 보인지 2주가 조금 지났을 어느 새벽에, 모두가 잠든 밤에 소녀는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힘들어요. 하루를 버티는게.” 나지막하게 뱉은 한마디였다. 소녀가 이따금 뱉은 말들을 종합해보면 소녀의 마음을 조금 알 수 있었다. 소녀는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버거웠다. 사람들이 무심코 툭툭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소녀의 마음속에 쌓여 갔다. 억지로 웃어 야만 했고, 좋아하는 척을 해야만 했고, 사랑하지 않는 것을 사랑해야했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매일 꾹 참고 해내야 했다. 언젠가 이런 일상이 다 끝나지 않을 까, 소녀는 내심 기대했지만. 세상은 날이 가면 갈수록 더 날카로워졌다. 날 세운 세상에서 아픈 척을 하지 않으며 꿋꿋이 버텨 나가는 삶이 더욱 소녀를 괴롭게 하였다. 소녀는 세상이 늘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착하게 살고 배려있게 행동하면 자신은 남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좋은 사람들만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자라면서 이 생각들이 모두 착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른들은 소녀를 볼 때 소녀 그 자체 보다 성적을 먼저 보았다. 그 성적을 가지고 어른들은 소녀를 맘대로 판단해 버렸다. 소녀는 소고기처럼 자신이 등급을 매겨 진다는 것이 너무도 싫었다. 그리고 그 꼬리표가 자신에게 계속 묶여 있다는 것도 싫었다. 그래도 소녀는 열심히 살려고 했다. 내가 바꿀 수 있지 않을 까, 사람들은 언젠가 내 진짜 가치를 알아봐 주지 않을까 하고. 그러나 소녀가 착하게 살

  • 양혜인
  • 2021-05-23
평범하지 않은 나날들

1.(현재) “금세기 들어 가장 밝을 것으로 예측 되는 대 혜성이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뉴스의 앵커가 몇 십년 만에 선명한 혜성을 볼 수 있을 거라고 보도하고 있다. 나는 그 앵커의 한마디에 초등학교 수련회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2.(회상) 초등학교 6학년 수련회 때 간 천문대, 그곳 선생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친구들, 밝은 실내에 있다가 어두운 밖에 나오니까 앞이 잘 안보이죠?? 이렇게 어두운 곳에 올 때는 눈이 어둠에 적응을 잘 못해서 앞이 잘 안보여요. 눈이 적응하라고 눈을 감고 10초 센 후에 눈 을 떠 보세요.” 아이들이 차례로 눈을 감고 나 역시 눈을 꼭 감았다. 1초, 2초, 3초…...10초 숫자를 다세고 눈을 떼니 내 앞이 아까보다 더 선명하게 보였다. 아주 어둡게만 보이던 하늘도 조금씩 별이 보였다. 남들은 별이 보이고 옆에 친구들 얼굴이 보인다며 신기해 웃고 있을 때, 나는 웃을 수 없었다. 이런 현상이 꼭 내 인생 같았으니까. 행복한 삶에서 한순간에 어두운 삶으로 바뀌어 버린 내 인생은 너무도 깜깜했으니까, 몇 년이 지나고 내가 그 어둠에 익숙해졌을 때 비로소 나는 별을 조금씩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태어났을 때 많은 사람이 날 반겨준 것은 아니었다. 엄마의 부모님은 두 분 다 돌아가셨고, 아빠의 부모님은 아빠가 엄마랑 결혼하겠다는 것을 못마땅해 하셨기 때문이었다. 엄마와 아빠 사이에 나라는 존재가 생긴 것을 아빠의 부모님이 알게 되었을 때 그 두 분은 아빠를 집에서 내쫓았다. 그리고 다시는 자신들의 아들이 아니라고 하셨다고 한다. 그날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도 엄마를 통해 들은지라 정확히는 모르지만 그 날 이 후 아빠는 부모님과 연을 끊었다. 이렇게 날 반겨준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엄마 아빠만은 날 진심으로 반가워하고 기뻐했다. 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컸다. 우리 집이 넉넉한 것은 아니었지만, 엄마, 아빠는 나에 대한 것이라면 아낌없이 투자했다. 아빠는 it스타트업 사업을 하고 계셨는데, 아빠가 개발한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우리는 마당을 둔 넓은 집에서 살게 되었다. 우리 가족은 아주 행복했다. 한 달에 한번은 여행을 갔으며 매주 금요일은 쇼파에 앉아 밤새도록 재밌는 영화를 보곤 했다. 우리가족은 모두 코미디 영화를 좋아했는데, 같은 장면에서 우리는 동시에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때 까지만 해도 모든 게 완벽했다. 내 인생은 앞으로도 쭉 꽃길이겠구나 생각 했을 때 내 인생은 생각보다 갑자기 추락했다.   그 추락은 내가 8살 때 시작 되었다.10년 전 그날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다. 너무 어렸지만 그날일은 마치 어제인 것처럼 생생하다. 그날은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 하는 날 이었다. 엄마는 나에게 몇 개월 전 사놓은 핑크 코트를 입혔다. 그리고 예쁜 방울이 달린 머리끈으로 머리를 묶었다. 엄마에 손을 잡고 학교로 갔다. 회사 휴가를 낸 아빠도 내 뒤를 따라갔다. 강당에 들어가 교장 선생님 말씀도 듣고 학교 소개도

  • 양혜인
  • 202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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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양혜인 님. 여러가지 상처를 겪은 인물이 자신을 향해 떠나는 과정과 다짐을 담담하고 일상적으로 풀어낸 소설입니다. 모두가 자신을 향해 떠나는 여행이 필요하고, 그 여행은 분명 인물에게 성장을 가져다줄 겁니다. 소설 쓰기가 그런 여행일 수도 있겠지요. 전체적으로 특별한 에피소드가 존재하지 않아 아쉽습니다. 남자친구의 무관심으로 헤어지고 친구의 배신으로 상처받는 이 과정은 보편적인 만큼 특색이나 개성, 특별하고 이 소설의 인물에게만 해당되는 고유한 에피소드라고 할 수 없어요. 사건들이 고유해지도록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전개해 주세요. 잘 읽었습니다.

    • 2020-05-12 17:21:54
    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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