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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밤바 이야기

  • 작성자 Jhon Smith
  • 작성일 2009-09-04
  • 조회수 99

'

제발 기회를 주세요…."

핸드폰을 두손에 꼭잡고 무작정 빌어대기 시작했다. 다음 정거장 까지 시간이 좀 더 있다. 만약 그 때 까지 문자가 온다면, 기회가 주어 진다면, 당장 내려서 택시를 타는 거다.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렇게 할 거다. 기회만 주어 진다면….


학교 기숙사가 텅 빌때까지 세나는 나타나지 않았다. 제길. 벌써 간 건가? 분명 쭉 보고 있었는데, 설마 잔류? 제길! 그럼 도대체 어디 있는거야. 다시 한참을 기다리다 몸을 돌렸다. 젠장. 미칠듯 고민했던 마음들이 한순간에 풀려버린다. 반 쯤 시체같은 걸음으로 캐리어를 끌며 버스에 올랐다. 비참하군.


'제발 기회를 주세요…."

꽉 잡고 있던 두 손바닥 사이로, 진동이 울렸다.


       '아~ 미안, 내가 좀 늦었어 잔류 인원점검 받느라, 어디야 현아?'


죽어있던 가슴이 다시 뛰기 시작핸다. 답장을 보내는 손이 덜덜덜 떨리기 시작한다. 벌써 부터 이러면 어쩌자는 거냐. 침착하자. 침착해. 기회가 주어졌다. 뭔지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감사하다.


      '아니, 나 정류장이야 아이스크림 사줄 거지? 마트로와"


뭐가 아니라는 거냐, 몰라. 상관없어. 그냥 보냈다. 동시에 버스가 다음 정류장에 도착했다. 뛰어 내렸다.


      '에? 정류장? 올 거야?"


간다. 절대로 간다. 이건 분명 신이 주신 기회다. 기필코 고백 할 거다.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택시를 잡는다. 계속해서 신의 타이밍.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사랑고 쪽으로 빨리 가주세요! "


얼른 가야한다. 세나가 정류장으로 걸어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택시를 설명할 수 없다. 난 지금 그저 아이스크림을 얻어 먹으로 가는 것 뿐이니까. 명목은 그거다. 수업시간에 어떤일이 있어서, 세나는 나한테 아이스크림을 사줘야만 한다. 유치하지만, 이유는 이걸로 충분하다. 제발, 신이시여 한번 배푸는 김에 앞에 있는 차들도 치워줘 얼른!

택시 안에서는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점점 커져가는 박동 소리 뿐.


"2700원 입니다."


에? 돈? 제기랄! 그러고보니 택시는 돈을 내야 하는 거잖아! 나 돈없다. 무의식 적으로 주머니에 손을 넣다. 지폐 두개와 동전 몇개. 정확하게 2700원. 한번더 확신한다. 이건 신이 주신 기회다. 지금 세계는 온통 나를 위해 움직여 주고 있다. 거대한 스케일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할 수 있다. 마트를 향해 캐리어를 끌기 시작했다. 캐리어엔 노트북 포함 총 5kg의 짐이 들어있지만, 무게 따위 느껴지지 않는다.


보인다. 세나가 보인다. 저 앞에. 자, 이제…어떻게 해야하지?!


"여어~ 현아."


"여어."


"아이스크림 하나 때문에 여기 까지 오냐, 너도 참."


"목도마르고, 돈도 없었으니까. 뭐"


태연한 척에 성공했다. 제길, 용케 난 이런 표정을 짓고 있구나. 왼쪽 가슴에서 갑자기 심장이 터져나올 것 같다. 내 박동소리가 세나한테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제 어쩌지?


같이 마트에 들어가 아이스크림을 사서 나왔다. 자, 이제 때가 왔다. 세상이 날 끌어주고 있다. 용기를 가지고! 입을 열었다.


"세나야."


"응?"


"…방학에 애들이랑 캠핑갔다고 했지?"


뭐? 캠핑? 이게무슨 소리냐. 지금 내가 무슨소리를 하고 있는거냐. 방금 난 어떤 단어를 내 뱉은 거지?


"응. 하명이가 엄청 웃겼어…."


세나가 웃는다. 나도 따라서 미소를 지었다. 네놈이 지금 왜 웃는거냐! 이대로 세나를 학교로 다시 보낼 생각이냐!


"현아? 버스타러 안가?"


"어? 아, 저 쪽에서 그냥 택시 잡으려고."


보기좋게 둘러댔다. 학교까지 이제부터 70M. 제기랄. 이젠 정말 끝이다. 세상이 시간마저 멈춰줄 것 같지는 않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난 다시 입을 열었다.


"나도 같이가고 싶었는데,"


"하하하, 현이 너는 우리랑 연락도 안했잖아 방학동안."


어딜 같이 간다는거냐, 그래. 이대로 저승길로 가는거다 등신아…. 학교 까지 20M. 지금 당장 입을 열어야 한다. 최후의 초후의 기회다. 제발. 10M. 지금이라도….


"안녕. 일요일날 보자~"


0M. 교문으로 등을돌린 세나를 향해 나는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하하하핳하하하하…. 병신, 머저리, 등신, 그래 이대로 죽어버리는거다. 학교 옥상으로 올라가라 한심한 자식아…. 난 한 번도 뒤돌아 주지않는 세나를 끝까지 지켜보다가 몸을 돌렸다. 내 손엔 아이스크림이 들려있었다.


집어 던졌다.


"제기랄."


전봇대 아래 보기좋게 쳐박혔다.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으아아아아악!…."


살색의 밤맛 액채가 터져나와 으깨어지고 내 슬리퍼가 완전히 더러워질 때 까지 밟아 댔다. 망할 바밤바 자식….

Jhon Smith
Jhon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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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hon Smith
  • 200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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