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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꿈

  • 작성자 강아지발바닥냄새
  • 작성일 2009-08-08
  • 조회수 471

집으로 가는 학원 차에 몸을 실었다. 흔들리는 차 안에서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mp3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학원에서 숙제로 내준 영단어 프린트는 하릴없이 내 손에서 뒹굴고 있었다. mp3에서는 최근 컴백한 여성아이돌의 후속곡이 흘러나왔다. 신나는 음악소리에 버스에서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묻혔다. 버스 안에는 음악소리와 나만이 존재하는 듯 했다.

나는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창 밖에는 어둑한 하늘과는 상관없이 화려한 밤거리를 연출하고 있었다. 내 또래로 보이는 교복무리, 노출이 심한 아가씨, 비틀대며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아저씨 등이 화려한 밤거리를 채우고 있었다. 반대차선에는 교복무리로 한 가득 배를 채운 시내버스가 힘겨워 보이는 뜀박질로 학원차를 지나쳤다. 그리고 화려한 밤거리를 뒤로하고 학원 차는 걸음을 재차 재촉한다.

어느 덧, 학원 차가 한 아파트 단지 앞에 세워지고 차 안을 반 절 가량 채우던 아이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나도 차안에서 한껏 굽히고 앉아있던,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버스에서 내렸다.

 

*** 

 

 

“성적표 갖고 안방으로 와.”

현관문에 들어서자마자 날카로운 엄마의 목소리가 귀에 꽂혔다. 엄마는 차가운 얼굴로 나를 쌩하니 지나지며 안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방에 들어가 가방 속에서 하얀 종이를 들고 터덜터덜 안방으로 향했다. 침대에 앉은 엄마에게 하얀 종이를 내밀자 엄마는 종이를 거의 찢듯이 빼앗아 갔다.

나는 빈손을 힘없이 떨어트렸다. 엄마의 점점 굳어가는 얼굴을 바라보기 겁나 고개를 바닥으로 떨어트렸다.

“이걸 성적이라고 들고 온 거야?”

언뜻 보이는 엄마가 쥐고 있는 하얀 종이 속 숫자들은 파르르 떨고 있었다. 엄마는 종이를 나한테 던졌고 종이는 나의 발 앞에 미끄러지듯 떨어졌다.

“고등학교 갈 생각은 있니? 성적이 그게 뭐야! 것도 공부한 거라고 할 수 있어? 어떻게 된 애가 그 모양이야!”

엄마는 나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리쳤다.

“50점대가 어떻게 나와, 어떻게!”

지금 내 발 앞에서 형편없는 자세를 취하는 성적표에는 50점 대 과목이 둘이나 있었다. 수학과 미술. 엄마는 나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

“다 배운 거잖아, 배운 것. 수업시간에 딴 짓만 안 하면 다 맞을 수 있는 것들인데 왜 이 모양이야!”

엄마 말은 맞았다. 틀린 것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엄마 말대로라면 전교생 중 올백성적표를 들지 않은 아이가 없을 것이다. 그 말이 입안에 맴돌았다. 하지만 그 말을 한다면 엄마 옆에 있는 베개에 맞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말았다.

“엄마가 너를 보면 억울해. 정말 억울해. 가난한 농사꾼 부모 둔 게 그렇게 한이 될 수 없어. 내가 너보고 김매고 밭메라, 시키디? 소죽 쑤라고 해? 빨래며 청소며 삼시세끼 꼬박꼬박 밥 멕여주고 깨끗한 옷 입혀주는데 뭐가 불편해서 성적이 이 모양이야, 이 모양이! 엄만 너만할 때 니 외삼촌 업어 키우고도 맨날 1등 했어. 맨날 상타오구 100점 맞고. 집에서 공부할 시간도 없어서 정말 수업하나만 열심히 들었어. 문제집하나 보지 않고도 1등 했다고!”

엄마는 한참 쏘아붙이다가 주먹으로 가슴을 쳤다.

“내가 어떻게 얼굴을 들고 살아! 창피해서 어떻게 그래. 아까 화선이한테 전화왔었어. 지수 또 전교 5등이라더라. 열심히 한다는데 오르질 않는다고 속상해하더라. 사대부고 못 갈까봐 지수 걱정한다고 푸념하는데 아무리 친한 친구라지만 걔 낯짝에 전화기 던져주고 싶더라. 솔직히 니가 지수보다 못한게 뭐야! 재작년 까지만해도 50 몇 등, 40 몇 등 하던 애가 갑자기 성적이 쭉쭉 오르더니 이젠 전교 10등안에 드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양 떠들어 대는 데 내가 약이 안 오르겠니? 화선이 뿐이라면 내가 이렇게도 안 해. 너희 담임한테 전화가 왔단 말이야. 애가 왜 이러냐고. 집에서 공부를 시키는 거냐고. 이번 기말고사에 성적이 완전히 떨어졌다고. 너 대체 왜 그러는거야! 너 나한테 불만있니? 성적갖고 반항하는거야, 뭐야!”

엄마의 언성은 높아질 대로 높아졌고 여태껏 내가 주먹을 꽉 쥐며 참았던 눈물은 결국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솔직히 억울할 것도 없었다. 좀 있으면 방학이라 좀 위험한 도전을 하기 위해 기말고사 기간에 그 도전에 대한 준비를 한 것이다. 그러니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했고 나는 억울해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엄마가 야속했고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야속함은 눈물이 되어 버린 것이리라.

“나가.”

엄마는 두 손을 허리 위에 올려놓은 채 말했고 나는 초라한 성적표를 주워들고 안방을 나왔다. 안방을 나와 거실을 가로질러 방으로 가는 그 길이 왜 그리 길어 보이던지 모르겠다.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한 눈물은 내가 지나가는 길마다 작은 물웅덩이를 만들어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멈출 줄 모르는 눈물에 나는 방문앞에 기대어 쭈그리고 앉아 한참을 울었다. 한참을 울었다.

 

***

 

“에에, 유지희! 너 어제 라면 먹고 잤지?”

한참을 짝꿍과 재잘거리던 하영이가 교실로 막 들어선 나를 보더니 대뜸 하는 말이었다.

“아니. 왜?”

“왜긴, 얼굴이 엄청 부었으니까 그러지.”

“아직도 많이 부었어?”

하영이는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밤, 한참을 울다가 그대로 자버린 탓에 얼굴이 무척 부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 급한 맘에 찬물로 세수를 하였지만 아직 붓기가 제대로 빠지지 않은 채로 학교에 올 수 밖에 없었다.

“왜 부은거야?”

“엄마한테 어제 엄청 혼났거든.”

나는 바보처럼 헤헤대며 웃었고 하영이는 알만 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당분간 자유다!”

두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해맑게 외치는 하영이의 모습에 나도 따라 “자유다!” 하고 외쳐버렸다. 하영이와 주말에 영화를 보기로 약속하고 자리에 앉았다.

 

***

 

“지희야.”

자리에 앉아 책가방을 내려놓고 mp3플레이어를 꺼내려는데 교실 뒷문에서 누군가 나를 불렀다. 고개를 돌리니 담임선생님이셨다.

담임 선생님은 문제집을 풀고 있던 반장에게 아이들의 자습을 맡기시고 나에게 따라오라는 듯 손짓을 해보이셨다. 담임선생님은 교무실로 향했고 나는 선생님이 나에게 하시려는 말씀을 아주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교무실에는 담임선생님과 나밖에 없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선생님의 말을 기다렸다.

“평균이 75. 등수가 400명중에 174등…. 어떻게 생각하니.”

“죄송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아무것도 없었다. 게다가 내가 기말고사기간에 했던 일을 말한다 해도 담임선생님의 지지와 응원을 받기는커녕 온갖 만류에 시달릴 것이다.

“지희, 넌 외고지망생이잖아.‘

외국어 고등학교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목표였다. 순전히 엄마가 엄마멋대로 정한 목표. 2년 전 이 맘 때, 엄마가 외국어고등학교 지망생이 푼다는 문제집 하나를 나에게 건넨 이후 나는 외고지망생이 되었다.

“성적 보니까 1학년 때는 전교 10등 안에 다 들었더구나. 2학년 때부터 성적이 계속 내려가기 시작한 거구. 그래도 3학년에 올라와서 지희가 좀 만 더 노력해 준다면 10등 안에 못 들어도 10 몇 등 까지는 올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너무 많이 기대했던 거니?”

마지막 말을 한숨으로 마무리 한 선생님의 모습에 나는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였다.

“너무 많이 떨어졌잖아. 정도가 너무 심하잖아. 100등 넘게 떨어진 거잖니. 지희, 너 이 성적으론 외고 못가. 서류심사도 통과 못할거야.”

 

***

 

아침자습시간, 담임 선새이님과 나눈 그 얘기는 좀처럼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외고를 지원하기 조차 힘든 성적. 그 사실을 엄마가 안다면 어떤 조치가 치러질지 짐작조차 못하겠다. 어쩌면 엄마는 벌써 알지도 모르겠다. 이제 곧 용돈정지가 내려질지, 휴대폰 정지가 될지, 컴퓨터 금지가 될지 조치가 내려지겠지. 그래도 그 사실을 엄마가 최대한 늦게 알았으면 좋겠다.

 

내 성적이 외고 서유심사에 통과하지도 못한다며 학교가 끝나고 하영이에게 말했다.

“그게 뭐?”

하영이는 정말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하영이의 대답에 도리어 내가 당황해 버렸다.

“그게 뭐냐니?”

“넌 어차피 외고에는 관심없잖아.”

“하지만 엄만 내가….”

하영이는 내 말을 끊어버렸다.

“넌 외교관이 되고 싶지 않잖아. 동시통역사 같은 것도 되고 싶지 않잖아.”

나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하영이 말은 모두 맞으니까. 난 엄마가 바라는 외교관이, 동시통역사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것들은 엄마가 나에게 바라는 직업이였지, 결코 내가 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었다. 내 꿈은…

“가수잖아.”

그렇다. 내 꿈은 가수다.

“노래할 때가 가장 좋다며. 노래가 좋다며. 노래 부르고 싶다며.”

나는 고개를 계속 끄덕였다.

“가수가 되겠다며. 예고 가겠다며. 오디션 보겠다며.”

하영이의 옳은 말에 나는 바보처럼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우리 중3이야. 너 성적은 이제 외고 서류심사도 통과 못해. 이대로 인문계가서 네 꿈 썩힐래? 죽을 때까지 아줌마가 정해준대로 맞춰 살래? 그럴래? 그럼 그게 아줌마 인생이지, 네 인생이냐?”

나는 신발 끝만 바라본 채 하영이 말을 듣기만 했다. 반문할 수 없었다. 모두 맞는 말이니까.

“지금 네 인생, 인형이랑 뭐가 달라?”

“인형?”

“그래, 인형. 꼬마 애들이 입혀주는 옷 입고 움직여 주는 데로 움직이고 말하는 데로 말하는 그 인형. 너도 가지고 놀아봤잖아.”

순간 머릿속이 싸해졌다. 하영이 말이 틀린 것 같지 않았다.

“넌 지금 아줌마가 정해준 목표에 맞춰 사는 거잖아. 아줌마의 인형이 되어 사는 거잖아. 인형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어도 할 수 없어. 지희, 너 정말 인형처럼 살고 싶니?”

나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고 하영이는 내 어깨를 잡더니 눈을 마주쳤다. 내 눈을 똑바로 응시한 채 하영이가 말했다.

“오늘 집에 가서 아줌마께 똑부러지게 말해. 바보처럼 울지 말고.”

하영이는 눈물로 엉망이 됐을 내 얼굴을 잡더니 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아주었다. 다 닦인 내 얼굴을 보고 하영인 내 등을 토닥여 주었다. 마치 나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려는 듯, 난 잘 할 수 있다는 듯.

 

***

 

“가방 내려놓고 안방으로 와.”

학원을 다녀와 보니 어제처럼, 아니 어제보다 더 싸늘해진 표정과 말투로 엄마는 안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불안해졌다. 또 화선이 아줌마가 지수자랑을 한 것은 아닌지, 담임선생님이 전화하여 내 성적으론 외고에 못 간다고 벌써 말해놓은 것인지 엄마가 화난 이유에 대해 생각하며 방에 들어섰다.

방에 들어선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침에 나갔을 때만 해도 책상위에는 언제나처럼 왼쪽구석에는 교과서와 파일들이, 오른쪽에는 문제집, 가운데에는 독서대가 있었고 깨끗했다. 하지만 지금은 누가 책상 위를 몽땅 헤집어 놓은 듯 어질러져 있었다. 서둘러 정리를 하려하니 엄마의 싸늘했던 표정이 생각나 그만 두었다. 그 대신 가방을 침대위에 던지듯 벗어놓고 안방으로 뛰다 싶히 걸었다.

안방 문을 벌컥 여니, 엄마는 안방에 있는 2인용 테이블에 앉아 나를 바라보았다. 엄마는 나를 보더니 반대쪽 의자에 앉으라고 말했다. 엄마의 손에는 흰색종이 여러 뭉치가 들려있었다.

“엄마, 내 방 책상 왜 그래요?”

엄마는 대답대신 손에 들고 있던 종이 뭉치를 나에게 던졌다.

“그 전에 이것들 설명을 먼저 해봐.”

나는 어안이 벙벙한 태로 흩어진 종이들을 주워 모았다. 그리고 나는 그 상태로 굳어버림을 느낄 수 있었다. 등에는 소름이 돋았고 전율이 흘렀다. 그제야 나는 책상이 왜 어질러졌는지 알았다. 엄마가 왜 화가 났는지 알 수 있었다. 종이에는 내가 기말고사 기간에 공부대신 했던 일들이 프린트된 것들 이었다. 여러 곡의 노래가사, 여러 기획사들의 공개 오디션 날과 장소, 오디션 서류 요강, 목에 좋은 습관과 음식 등이 빼곡히 적혀진 종이 열댓 장.

“이 딴 짓 하느라 성적이 그 모양이었니. 그래?”

나는 종이뭉치를 다 주워 모으고서는 품에 안았다. 고개를 푹 숙이고 종이 뭉치의 모서리를 만지작거렸다.

“가수하려고? 노래도 못하면서 얼굴이랑 몸매 믿고 무대에서 까불대려고? 여럿이 우르르 나와서 립싱크하고 춤만 추면서 가수라고 떠벌릴래? 예능이다, 버라이어티다 하면서 TV속에서 광대 짓할래? 그러고 싶어서 이 짓거리 한거니?”

엄마는 TV와 내가 안고 있는 종이뭉치를 삿대질했다.

“가수도 가수 나름이지. 네 나이에 데뷔한다는 애들 못 봤어? 옷 같지도 않은 옷 입고, 중독성이다 뭐다 하며 싸구려 노래나 부르고…. 근데 그 짓을 네가 하겠다고? 엄마는 못 봐, 그 꼴 엄마는 못 봐!”

내 꿈을 비하시키는 엄마의 말. 내 오랜 꿈을 싸구려 취급하는 엄마. 나는 발끈해버렸다. 엄마가 너무 미워서 말이다.

“엄마는 수 백 번은 더 나한테 거짓말 했잖아.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하기 싫다고 투정부리면 만날 받아쓰기 100점 몇 번 받으면 방송국 데려다줄게, 올 백 맞아오면 가수 시켜줄게, TV에 나오게 해줄게 …. 엄마 거짓말에 한 번, 두 번 속을 때마다 그래도 이번 주말에는 오디션 보게 해주겠지, 이번 여름방학엔, 겨울방학엔 엄마가 방송국 구경시켜주겠지 하면서 받아쓰기 100점 맞아오고, 올 백 맞아오고, 전교 10등 안에도 들어오고….”

엄마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내 고개는 짝하는 소리와 함께 오른쪽으로 돌아갔다. 엄마는 씨근덕거렸다.

“내가…내가 나 좋으라고 이래? 네가, 내 딸이 좀 더 좋은 직장 얻어서 잘 살기 바래서 그런 건데. 뭐, 거짓말? 어이가 없어서. 네가 그러고도 내 딸이야? 엄마 마음 알기나 해? 하긴 네가 엄마 마음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이런 짓도 안하지.”

엄마의 말에 나는 또 다시 눈물이 났다. 엄마는 내 마음도 헤아려 주지도 않으면서 엄마마음만 알아주길 바랐다. 항상 그랬다.

“내 꿈이잖아, 엄마. 어렸을 때부터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도록 간직해 온 거잖아. 한 번이라도 헤아려 줄 수 있잖아. 하다못해 헤아려주는 척이라도 해줄 수 있잖아!”

나도 엄마에게 지지 않고 벌떡 일어나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네가 무슨 가수를 해. 네가 어떻게 연예인을 해. TV며 인터넷이며 띄워주는 애들 봐. 다 얼마나 예쁘고 몸매도 좋아. 네가 걔네보다 잘난 게 뭐가 있는데? 얼굴이 딴 애들보다 예쁘기를 해. 춤을 잘 춰. 가수하고 싶단 애가 노래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네가 어떻게 무슨 수로, 왜 가수를 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돼. 네가 얼굴만 예뻤어도 네가 가수 되고 싶단 얘기도 하기 전에 연예인 시키고 싶어서 연기학원이다, 뭐다 갖은 노력 다했을 거야. 입만 뻥긋하고 춤만 추는 가수를 하더라도 얼굴이 예뻐야지. 노래를 아무리 잘 불러도, 얼굴이 정말 예뻐도 금세금세 묻히는 세상인데….”

나의 가슴에 날카로운 비수가 되는 엄마의 독설에 눈물이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하지만 나는 정말 가수가 되고 싶었다.

“엄마, 난 정말 가수가 되고 싶어.”

“성적이 그 꼬락서닌데 무슨 가수야. 너 나이 땐 다 그래. 헛된 꿈 접고 공부나 해. 외고는 못가도 B여고나 최소한 C여고는 가야 될 것 아냐!”

엄마가 말하는 B여고는 근처 인문계 중 가장 잘 알아주는 고등학교였다. 상위권 애들만 가는…. C여고도 중상위권 애들만 가는 명문 고였다.

“엄마, 나 평균 75에 174등 했어. 그 성적에 무슨 B여고나 C여고야!”

“1학기 성적이잖아. 2학기 잘 보고 고입선발 시험도 잘 보면 갈 수 있어. 니가 지금처럼 샛길로 새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얘기야.”

엄마의 말에 나는 하영이의 말마 따라 내 꿈을 썩히지 않기 위해, 엄마의 인형이 아닌 엄마의 딸이기에 또 다른 꿈을 말해버렸다.

“나 예고 가고 싶어.”

“뭐, 예고? 유지희, 너 정말 미쳤어?”

“아니. 나는 지금 예전부터 간직해온 꿈들을 말하고 있는 거야.”

“지금 너는 가수에 대한 동경을 꿈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지희야,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봐.”

엄마는 지금 나에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하고 있다. 정말 당신의 딸이 예고를 갈까봐, 가수가 되겠다고 설칠까봐.

“지희, 네가 미술을 하거나, 음악을 하려고 예고를 간다는 게 아니잖아. 노래 부르려고 간다는 거잖아. 지금 네가 하려는 짓, 무슨 짓인지 알아? 너 인생 망치려고 작정한 거야. 그렇지 않으면 이럴 순 없는 거지.”

“나 노래하고 싶어. 얼굴 없는 가수라도 좋아. 사람들이 내 노래 들어줬으면 좋겠어.”

엄마의 말처럼 얼굴이 예쁘고 춤 잘 추는 아이들만 무대에서 노래하는 가수가 될 수 있다면 얼굴 없는 가수도 좋았다. 방송에서 띄워주지 않아도 사람들에게 내 노랫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다. 결국 눈앞이 뿌예지고 목구멍까지 흐느낌이 차올랐다. 안 울려고 했는데, 정말 안 울려고 했는데….

“엄마, 나 공부도 열심히 할게. 오디션 딱 다섯 번만 보게 해줘. 공부도 열심히 하고, 컴퓨터도 이제 많이 안 할게. 문자도 안 할게. 집전화로 애들하고 1시간씩 전화 통화도 안 할게. B여고 가게 엄청 노력할게. 지수하고 비교해도 안 대들게. 그니까 엄마…. 응?”

하얀 종이 뭉치를 품속에 품은 채 엄마에게 물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는 한 손으로 이마를 짚은 채 중얼거렸다. “너를 어찌해야 하니, 응? 어찌해.”라고.

“왜 이렇게 엄마 마음을 몰라줘. 자식 생각하는 엄마 마음을 왜 몰라줘….”

결국 엄마도 눈물을 보였다. 오늘은 엄마도 울고 나도 울었다. 엄마는 나 때문에, 나는 엄마 때문에.

 

***

 

“으아아. 긴장된다.”

나는 울상을 지었다. 엄마는 내 대기표를 보며 작게 한숨을 지으며 혼잣말을 했다. 엄마는 딴에 작게 한다고 말했겠지만 바로 앞에 있던 나는 들을 수 있었다. “무슨 애들이 이렇게 많데….”라고 말하는 것을.

 

 

엄마와 내가 운 날의 다음 날, 아침. 엄마는 학교 갈 준비로 바쁜 나에게 말했다.

“오디션 다섯 번 보는 대신, 2학기에는 50등 밖으로 넘어가지마. 많이 봐준 거야. 알지? 오디션도 대충하지 마. 무얼 하든 똑부러지게 해.”

엄마의 갑작스런 말에 놀란 나는 준비를 하다말고 엄마를 바라보았다.

“두 번 말 안 해.”

엄마는 팔짱을 끼고 한껏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너무 좋아하지 마.”

엄마 말에 입이 귀에 걸리려 하는 나를 보며 엄마가 내뱉은 말이었다, 엄마는 아빠의 출근준비를 도와주어야 한다며 등을 돌렸고, 나는 너무 좋아 엄마의 허리를 와락 안아버렸다.

“엄마, 고마워”

“당연히 고마워해야지. 내가 어떻게 내린 결정인데.”

엄마는 허리를 안은 내 손을 풀었다.

“아빠 출근 준비 해줘야지. 아, 에고는 H예고가 좋겠더라. 안 붙기만 해봐. 휴대폰 아예 해지시켜 버릴 거야.”

그러고는 곱게 눈을 흘기는 엄마의 모습.

 

***

 

그게 벌써 일주일 전이다. 일주일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학교가 방학을 시작했고 엄마와 함께 기획사에 보낸 서류에 필요한 사진을 찍으러 갔다, 엄마가 사진관 아저씨에게 나를 예쁘게 찍어 달라고 어찌나 많이 이야기 했는지 내가 다 민망했다. 사진관 아저씨는 기분 좋게 웃어보였고 엄마의 바람처럼 사진은 정말 예쁘게 나왔다. 예쁘게 나온 사진을 보며 나의 가슴은 설렘으로 가득 부풀어 올랐다.

 

“유지희!”

지난 일주일 동안의 설렜던 기억을 떠올리고 있는데 갑작스레 들려온 엄마의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으…응?”

“아까부터 뭔 생각을 하는 거야. 몇 번 불렀는지 알아?”

“미안, 엄마. 근데 왜?”

“이제 곧 니 차례라고.”

엄마 말에 고개를 돌려 줄을 바라보았다. 정말 어느 새 줄을 굉장히 많이 짧아져 있었다. 또 다시 고개를 돌려 굳게 문이 닫혀있는 방을 바라보았다.

그 방문 앞에는 [○○엔터테인먼트 공개 오디션장]이라고 큼지막하게 쓰인 A4 용지가 붙어있었다. 그리고 파일을 손에 들고 있는 예쁘장한 언니가 서 있었다. 그 방을 바라보고 있자니 조금 전까지 만해도 들떴던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리고 가슴이 쿵쾅거렸다. 그 때 방문 앞에 서 있던 언니가 파일에서 눈을 떼고 소리쳤다.

“111번부터 120번까지 들어가세요!”

엄마는 내 등을 밀며 귀에 속삭였다.

“잘 하고 와!”

지금 내 가슴은 시험보기 전보다 더 떨린다. 팔과 다리가 후들거린다.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오디션을 시작하는 방, 그 안에 들어가니 조명이 나를 비춘다. 앞에는 나를 평가할 심사위원 10명. 이제 시작이다!

 

 

 

강아지발바닥냄새
강아지발바닥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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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 너에게 월하노인을 아느냐고 묻고 싶었다. 그는 부부의 연을 맺어주는 중매인이었다. 서로 인연이 될 두 사람의 새끼손가락에 붉은 실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내가 처음 월하노인을 알게 된 계기는 언젠가 본 만화책이었다. 오래전 읽었던 터라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만 만화책에서 누군가 그러기를, 월하노인이 여자주인공과 남자주인공의 인연을 맞닿게 해서 둘은 엮여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했다. 너는 느끼지 못했겠지만 나는 분명히 실의 이끌림을 느꼈다. 언젠가 너를 본 순간 새끼손가락의 끝이 저릿했다. 나의 손가락에 묶인 실이 상대방을 알아보고 나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임이 분명했다. 그 순간 나는 너의 새끼손가락을 내 손가락과 맞대고 싶었다. 그리고 입을 벌리려고 했다. 월하노인을 아니? 그가 엮어준 실의 이끌림이 느껴지지 않니? 하지만 너는 실의 이끌림은커녕 내 존재도 모르는 눈치였다. 너는 그 여자를 닮았다. 처음 너를 보았을 때 나는 네가 그 여자인 줄 알았다. 나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포 하나하나마저 다를 여자였다. 누가 봐도 여자가 나를 낳아줬다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나는 여자를 닮은 구석이 없었다. 여자는 너처럼, 허리까지 내려오는 결 좋은 머리카락과 다른 사람들의 틈에 있어도 하얀 피부, 작고 마른 체구와 사근사근한 말씨와 항상 웃는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모두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이었다. 나는 악성곱슬이라 풀고 다니면 굉장히 보기 싫은 머리가 되었다. 앞머리를 내리면 곱슬거리면서 위로 떠버리기 때문에 내리나마나였다. 매직 파마를 해도 금세 풀려버리기 일쑤였다. 언제나 또래보다 큰 키에 골격이 지나치게 커서 살집이 더 있어보였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구석구석 자리 잡은 여드름 흉터는 나의 콤플렉스였다. 인상도 제법 날카롭고 음침하기까지 했다. 낯도 많이 가리고 말투도 무뚝뚝해서 간혹 다가오는 사람조차 다시 뒷걸음질 치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런 여자와 나를 보면 가끔 나를 안쓰러운 눈길로 바라보곤 했다. 어찌, 애가 아빠만 쏙 빼닮고 엄마는 하나도 안 닮았네. 엄마를 조금이라도 닮았다면 정말 예뻤을 텐데. 다들 앵무새처럼 같은 말들만 했다. 나중에는 그런 이야기가 진절머리 나서 여자와 같이 다니는 걸 죽도록 싫어했다. 여자는 내가 자신을 피한다는 걸 알고 굉장히 서운해 했다. 그 무렵, 여자의 낌새가 이상해졌다. 생전 바르지도 않던 화장품을 얼굴에 찍어 바르기 시작했고 미용실에 가서 머리카락이 구불구불해지는 파마도 했다. 여자의 얼굴은 더 빛이 나기 시작했지만 아빠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여자의 머리카락이 구불거렸는지 어쨌는지, 짧았는지 길었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다만, 밥상에 올라온 고등어가 덜 익은 것 같다던가 오늘따라 밥이 좀 질다는 것만 알았다. 하루 종일 집에서 집안일만 하던 여자는 점점 밖에 나가는 일이 많아졌다. 그럴 때마다 여자는 점점 더 어려지는 듯 했다. 내가 여자를 멀리하면서 여자가 나에게 자주 걸던 말들도 점점 사라졌다. 다만 시종일관 웃는 낯으로 몸에 옷

  • 강아지발바닥냄새
  • 2012-12-28
알록달록

* 우리 집 개가 새끼를 낳았다. 학원에서 돌아오니 동생 녀석은 내가 신발을 벗기도 전에 솜뭉치-우리 집 개 이름-가 다섯 마리나 낳았다며 마치 자신이 새끼를 낳은 양, 자랑스럽게 말했다. “누나, 누나. 하얀 개 네 마리에 알록달록 한 마리야!” “알록달록 이라니?” 나는 동생이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나 했다. 솜뭉치도 말티즈 견이고 교배시킨 개도 말티즈 견이라 알고 있었는데, 그 둘 사이에 ‘알록달록’이 나올 리 없잖은가. 그 때, 안방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순종이라면서요! 그런데 어떻게 점박이가 나올 수 있어요? …뭐라고요? 이것 보세요. 우리 집 개는 110만원이나 주고 산 순종이라고요!” 엄마의 목소리였다. 엄마의 목소리 톤이 저렇게 하이 톤이 되었는데도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걸 보면 통화중인 것 같았다. 아마, 교배시킨 개 주인이겠지. 엄마의 말을 들어보면 동생이 한 이야기도 마냥 헛소리는 아닌 것 같았다. 난 아직 눈도 못 떴을 새끼들을 보기 위해 조촐한 산실이 있을 서재로 갔다. 동생은 옆에서 조용히 하여야 한다며 검지를 지 입술 위에 올려놓고 내게 주의를 시켰다. 나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서재 문을 열었다. * 생전 처음으로 갓 태어난 생명들과 마주 앉았다. 눈도 못 뜨고, 털도 완전히 마르지 않고 핑크 빛 몸으로 꼬물거리는 생명들을 보자 가슴 한 구석이 간지러웠다. 만져보고 싶었지만 채 용기가 안 나 망설이고 있을 찰나, 동생이 속삭이며 한 녀석을 가리켰다. “누나, 쟤야. 알록달록.” 그 녀석은 제 엄마의 배 주변에서 꼬물거리는 제 형제들과 달리 머리맡에서 꼬물거렸다. 솜뭉치는 그 녀석을 끊임없이 핥아주었다. 녀석은 핑크빛 몸에 짙은 갈색의 반점이 있는 걸 제외하면 제 형제들과 다를 게 없어 보였다. 무늬는 동생의 말처럼 알록달록 하다기 보다는 얼룩덜룩했다. “엄마가 강아지들 주변에 가면 안 된대. 왜냐면 개들은 엄마가 되면 엄청 예민해져서 엄청 사납대.” 옆에서 동생이 끊임없이 작은 목소리로 떠들어댔지만 그런 게 제대로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갓 새끼를 낳은 개 주변에 가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쯤은 알고 있었다. 나는 더 서재에 머무르는 것이 솜뭉치와 다섯 생명들에게 실례일 것 같아 동생을 일으켜 그 곳을 빠져나왔다. 안방에서 들려오던 엄마의 날카로운 목소리는 사라져 있었다. 대신 부엌에서 찬물을 연신 마시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왔니?” “응.” “개들 봤어?” “방금.” “그럼 그 점박이도 봤겠네.” “응.” “그것 땜에 교배시킨 개 주인이랑도 싸웠어.” “왜 그랬어. 개가 점박이든 아니든 어떻다고.” 나는 엄마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개가 새끼를 낳았는

  • 강아지발바닥냄새
  • 2011-03-13
내가 음악을 듣는 이유

  - 짝!   짝!   한 학교의 복도에 커다란 마찰음이 울려 퍼졌다. “대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복도에는 머리가 반쯤 벗겨지고 마른 체구에, 한 SF영화에 나오는 외계인처럼 배가 볼록 튀어나온 남자 선생이 얼굴이 벌게진 채로 삿대질을 하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선생의 앞에는 고개가 한 쪽으로 쏠린 한 남학생이 있었다. “너 고 3이야, 새끼야. 수업시간에 내가 노래 듣지 말라고 몇 번 경고했어? 근데 오늘은 헤드폰을 쓰고 노래를 들어? 지금 노래 듣지 말라고 했다고 반항하는 거야? 아님 네가 천재야? 엉? 모의고사 점수가 200점 간신히 넘으면서 그 성적에 노래가 들려?” 선생은 화를 내며 몇 번 더 학생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쳤다. “가수가 될 것도 아니면서 왜 노래를 듣는 건데? 그 노래가 수능에 나와? 면접에 나온데? 아님 노래를 들으면 밥이 나와, 돈이 나와. 김 승재, 넌 대체 뭔 생각으로 사는 건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 선생의 잔소리에도 승재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승재는 다른 녀석들처럼 능청스럽게 징그러운 애교를 부리지도 않았다. 선생님이 때리면 맞고 잔소리하면 듣고, 서서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교사지도 불이행이란 죄목에 괘씸죄가 더해져 벌점 15점과 반성문 5장이란 벌을 받게 되었다.   - “미친 새끼. 왜 그러고 산대냐?”   한 편, 승재가 벌을 한창 수행하고 있을 때, 그와 같은 반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그를 풍선껌처럼 씹고 있었다. 그 때 한 무리에서 어떤 여학생이 그 무리의 예쁘장한 여학생에게 장난스럽게 물었다. 예쁘장한 여학생의 교복에는 “민지희”, 어떤 여학생의 교복에는 “김지영”이라는 명찰이 붙어있었다.   “지희, 넌 아무렇지도 않아?” “뭐가?” “김 승재 말이야. 너 좋아하잖아.” 지희는 얼굴이 굳은 채로 금방 울상이 되어버렸다. “야, 김 지영! 민 지희 울잖아. 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다른 여학생이 지영을 비난하자 그녀는 당황하며 지희를 달랬다. “야, 야. 민 지희! 미안해~. 응? 마음 풀어. 뭐 그런 걸로 우냐?” “그래, 지희야. 그냥 장난친 거잖아.” 지영을 시작으로 그 무리의 여학생들이 지희를 달래주자 시끄럽던 교실에 갑자기 찬기가 돌았다. “민 지희, 왜 우냐.” 그 때 사납게 생긴 남학생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찬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난… 그냥 장난친 건데 지희가 예민하게 받아들인 거야. 난 그냥 지희도 장난으로 받아들일 줄 알고…….” 지영은 얼굴이 창백해져서 횡설수설 변명을 늘어놓았다. 남학생은 무슨

  • 강아지발바닥냄새
  • 20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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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타가 좀 있으니 수정해주세요. 잘 보고 갑니다. 부모님은 항상 자기의 꿈만 알아주기를 바라죠. 그러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의 재능대로, 능력대로 꿈을 이루어 가야한다는 것이 잊혀진 시대 같은 느낌이 들어요.

    • 2009-08-08 20:49:48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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