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대한민국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나는 알고 있다

  • 작성자 인간극장
  • 작성일 2009-08-04
  • 조회수 450

나는 알고 있다. 

 

 

 

 

 

 

 

 

 

 

 

 

등장인물

경수 (남 만 18세): 외계인의 계략을 알아버리고 크게 분노하는 인물. 그들의 세상에 강한 저항을 한다.

드라큘라 남 (남 40대 중반): 어딘가 허술한 드라큘라백작이지만 나름 진지할 땐 무섭다. 세상 사람들에게 경악스런 사실을 밝혀준다.

미영 (여 만 18세): 경수처럼 대학에 떨어져 패배자로 남게 된 비운의 소녀

기타: 교장, 교감, 교사, 명문대 소녀, 학생1, 학생2, 여인

 

오버하는 스타일의 시나리오입니다.

 

 

 

 

 

 

 

 

 

 

 

 

 

 

배경: 교장실 (밤-실내)

 

흑백화면.

교장실 중심에 커다란 관 하나가 놓여있다.

천천히 관이 열린다. 관에서 벨라루고시를 모티브로 한 드라큘라 복장의 남성이 잠에서 깨어나 그 자리에 앉은 후 카메라를 바라본다.

 

드라큘라 남: (특유의 드라큘라 목소리) 안녕하신가 한반도에 사는 모든 인간들이여. 나는 루마니아에서 온 드라큘라 백작이다. 나는 오늘 너희들에게 경악스런 사실 하나를 밝히려고 왔다.

 

이때부터 드라큘라 남의 얼굴이 점차 클로즈 업 되면서 알프레드 히치콕의 사이코 배경음악이 시작된다.

 

드라큘라 남: 이 사실은 뉴질랜드에서 맥도날드에 햄버거를 방문 주문한 외계인 사건보다 더 경악스런 사실이며 미국 어느 주의 저수지의 개들이 인간이였다는 사실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이다. 어때 슬슬 궁금해지지 않는가? (음산한 웃음과 함께) 그래 알려주지. 바보같은 너희들에게 가르쳐 주지. 세상에서 이보다 더 끔찍할 수 없는 사실을..

 

다시 관에 눕는 드라큘라 남. 관에 누우면서 관 꼭지에 머리통을 부딪치고야 만다. 아픈지 찡그린 얼굴로 머리를 비비며 관속에 눕는다.

카메라가 관과 점차 멀어진다. 멀어지면서 페이드 아웃된다.

깜깜한 화면에 타이틀 ‘나는 알고 있다’ 가 뜬다.

 

배경: 학교 교실 (밤-실내)

 

페이드 인

아까 씬과는 다르게 이제부턴 컬러 화면으로 시작된다.

야간 자율학습 시간. 몇 명의 학생들만이 남아 교실 분위기가 매우 썰렁하다. 학생들은 오직 영어 문제집 (무조건 영어야만 된다) 풀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문제집을 풀던 중 주머니에서 진동을 느꼈는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는 미영. 휴대폰 문자를 확인하자 무표정에서 점차 슬픈 표정으로 바뀐다.

문제집을 풀다가 어깨가 뻐근한지 제 손으로 어깨를 주무르는 경수. 뒤에서 순간 미영의 신음이 들리자 천천히 뒤돌아본다.

경수와 눈을 마주친 미영. 미영의 눈동자가 촉촉이 젖어있다.

 

미영: (슬픈 표정으로 애써 미소 지으며) 나 떨어졌어

 

고개를 끄덕이더니 시선을 다시 풀던 영어 문제집 쪽으로 돌리는 경수. 주머니 속에서 휴대폰을 꺼내어 만지작거린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미영.

 

미영: (전체를 향해) 애들아. 나 정말 믿을 수 없어 내가 문제집을 얼마나 열심히 풀었는데.. 이렇게 대학에 떨어지고야 말다니 너무 허탈하고 믿기지가 않아. 애들아 나 이젠 어떻하지? 오직 그 대학교에 가기 위해 죽기 살기로 달려왔는데.. 이렇게 떨어지고 나니 희망이 보이질 않아

 

문제집을 풀고 있던 학생1. 잠시 행동을 멈추고 미영의 말에 귀 기울인다.

 

미영: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도대체 지난 삼년 동안 난 뭘 한 걸까?

 

주위 학생들을 바라보는 미영. 아무도 미영을 향해 뒤 돌아 보지 않았다. 주위의 냉정한 시선에 씁쓸한 표정을 짓는 미영.

 

미영: 바보들

 

바깥 어두운 복도 쪽으로 뛰쳐나가는 미영

휴대폰을 만지작이던 경수의 손이 심히 떨고 있음을 클로즈 업으로 보여준다. 휴대폰을 양손으로 붙잡고 이마를 두드리기 시작한다.

 

경수: (자기 암시) 괜찮아. 잘 풀릴거야. 나는 저 애처럼 패배자가 되진 않을거야

 

이때 정전이 났는지 전등이 깜박인다. 당황한 학생들. 잠시 천장을 바라본다. 결국 전등이 꺼지고 교실은 깜깜해 진다.

 

경수: (어둠 속에서도 자기 암시) 괜찮아. 잘 풀릴거야 나는 저 애처럼 패배자가 되진 않을거야.

 

정전이 끝났는지 다시 불이 켜진다. 폭발하는 효과음과 함께 주위의 친구들이 교복을 입은 마네킹으로 변했음을 보여준다.

마네킹을 보고 화들짝 놀라 고함을 치며 의자에서 넘어져 버리는 경수. 넘어진 상태에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마네킹들을 바라본다.

휴대폰 진동소리 배경음이 시작된다.

마네킹들이 휴대폰 진동소리에 맞춰 조금씩 움직인다. (화면 뒤에서 사람이 마네킹을 조금씩 밀어주면 된다)

거친 숨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마네킹을 지켜보던 경수. 귀를 막고 고개를 흔들기 시작한다.

 

경수: 아니야. 이건 아니야.

 

슬로우 모션 시작.

마네킹 하나가 바닥으로 떨어져 머리, 몸통, 팔 등이 분리되는데 바닥과 부딪혀 분리되는 소리를 다른 소리와는 다르게 크게 들려준다. 뒤 따라 다른 마네킹들도 바닥으로 떨어진다. 바닥에 떨어져 분리되는 마네킹의 모습과 경수가 고개를 흔드는 모습을 적절히 배합하여 보여준다.

슬로우 모션 끝

휴대폰 진동소리를 피하기 위해 복도를 향해 달려 나가는 경수. 갑자기 복도로 나가는 문 앞에 서서 걸음을 멈춘다. 천천히 들고 있던 휴대폰을 바라본다. 휴대폰에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메시지를 확인하기 전 주위에 분리된 마네킹들을 바라본다. 바라본 후 확인 버튼 위에 엄지손가락을 올려놓고 갈망하는 표정을 짓는다. 결국 누르고야 만다. 메시지 내용을 본 순간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트려버린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뒷걸음질 한다. 뒷걸음질을 하다가 학급 게시판 앞 사물함에 부딪히면서 사물함위에 있던 꽃병을 떨어트린다.

슬로우 모션 시작

꽃병이 바닥에 떨어져 깨지는 모습을 클로즈 업으로 보여준다.

깨진 잔해와 아까부터 귀에 거슬리는 휴대폰 진동 소리 배경음이 하나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듯 하다.

페이드 아웃

배경: 학교 교실 (낮-실내)

 

페이드 인

멍하니 주위의 환경을 바라보고 있는 경수. 손에 졸업장과 꽃다발을 든 학생들과 졸업을 축하해 주고 있는 학부모의 모습들을 지켜보다 함께 다정하게 사진을 찍고 있는 교사와 명문대 소녀에게서 시선을 고정한다.

한편. 경수의 뒤편에서 교사와 명문대 소녀를 지켜보던 두 학부모.

 

학부모1: 저기 선생님이랑 같이 사진을 찍고 있는 애가 명문대 합격생이라며?

학부모2: 어머, 진짜? 우리 애랑 잘 어울리게 생겼다.

 

학부모 쪽으로 살짝 고개를 돌리며 대화를 엿 듣던 경수. 사진을 찍고 있는 교사의 얼굴부터 발밑까지 천천히 흘겨본다.

발밑에 아까 씬에서 나왔던 마네킹의 머리가 있음을 폭발하는 효과음과 함께 보여준다.

사진 찍는데 방해가 되는지 마네킹 머리를 발로 차버리는 교사.

마네킹 머리가 굴러가 경수 앞에 선다.

마네킹을 보며 씁쓸할 표정을 짓는 경수. 반대편의 어항을 바라본다.

어항속에 두 마리의 물고기가 있는데 한 물고기는 크기가 크고 한 물고기는 크기가 작다.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의 지느러미를 물며 괴롭히고 있다.

 

경수: (E) 저 끔찍한 어항속의 사회.

 

생각에 잠기는 경수.

 

배경: 운동장 (낮-실외)

 

무표정으로 등 뒤에 있는 타이어를 끌고 가는 경수. 뒤에서는 찌푸린 인상으로 경수에게 채찍질을 하는 명문대 소녀가 있다.

 

명문대 소녀: (위풍당당한 큰소리로) 어서 끌고 가란 말이야 이 패배자야! 앞으로 끌고 갈 타이어가 오만 오천 오백 개나 남았는데 언제 다할래? 빨리 빨리 하지 않으면 월급 따윈 없어

무표정으로 하늘의 태양을 바라보는 경수. 태양이 눈부시다. 경수의 눈동자에 점차 초점이 잃어간다. 천천히 눈을 감으며 그 자리에 쓰러져 버린다.

경수의 몸을 발로 건들어 보는 명문대 소녀. 죽었다는 걸 알아차렸는지 경수의 머리위로 흙을 뿌려주는데 그 광경이 묘하게 웃기다.

 

배경: 학교 교실 (낮-실내)

 

끔찍한지 경악하는 표정으로 반에 뛰쳐나가는 경수.

 

배경: 학교 복도 (낮-실내)

 

복도로 나온 경수. 복도 중심에 멍하니 서 있는 미영을 발견하자 달리기를 멈추고 점잖해진다. 그녀를 무시하며 복도를 걸어간다.

 

미영: (걸어가는 경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잖아

경수: (걸음을 멈추고 미영 쪽으로 고개를 살짝 돌린다) ...

미영: 우린 그날 이후부터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어. 이런 몸으로 바깥세상에서 뭘 하겠다는 거야?

경수: ...

미영: 설마 저런 몸으로 평생을 살아가려는 생각은 아니겠지? 평생 목적 없이 움직이는 좀비처럼...

경수: 그럼 어떡할까? 졸업장이라도 반납하고 다시 학굘 다닐까?

미영: ...

경수: 후회해 봤자 되돌아 갈 수 없는 거 알잖아

 

다시 복도를 걸어가는 경수.

경수의 초라한 뒷모습을 바라보는 미영.

 

배경: 다른 학교 복도 (낮-실내)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복도를 걸어가는 경수.

 

경수: (E) 그래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분명 이런 무방비 상태로 사회에 나가다간 방금 본 어항 속에 살아가게 될 거야. 도대체 무엇이 나를 바보로 만들었을까? 도대체 뭐가..

 

교장실을 스쳐 지나가던 경수. 교장실에 웃어대는 두 명의 남성 소리가 들리자 점차 걸음을 멈춘다.

 

교장: 멍청한 것들. 정말 하나같이 멍청해.

교감: 그래. 정말 멍청한 녀석들이군

 

고개를 갸우뚱이며 교장실 문 앞에 다가가 귀를 대는 경수.

 

배경: 교장실 (낮-실내)

 

두 교장 교감이 서서 말을 나누고 있다.

 

교장: 정말 하나같이 눈치를 못 채. 우리가 외계인이라는 걸. 우리가 녀석들을 바보로 만들었다는 걸.

교감: 이제 이 지구를 우리 땅으로 만들 날도 얼마 남지 않았어. 이 땅을 정복하면 앞으로 프랑스, 독일, 중국, 이탈리아, 일본까지 모두 장악한다.

교장: 그래. 멍청하게 공부만 시키는 거야. 그들은 이제 창의적인 사고란 있을 수 없다. 왜냐 그들이 푸는 문제집에는 하나만의 정답밖에 나올 수밖에 없거든. 이들은 하나만의 정답을 제시하는 문제처럼 대학이 전부이자 정답이라고 생각하겠지. 이렇게 대학에 떨어진 놈은 패배의식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머저리가 될거고 대학에 합격한 놈들도 멍청한 지식들을 앞 세워 우리를 위해 머저리를 조종하는 바보가 될 것이다. (실실 웃으며) 멍청한 것들. 열심히 영어연습이나 해라. 의사소통이 되야 부려먹을 수 있으니.

교감: 그건 그렇고 동양인의 체격이 너무 작아 동양인 탈 쓰기가 고통스럽군.

교장: 조금만 참게. 곧 졸업식이 끝나면 집에 갈 수 있으니

교감: 그건 니 생각이고. 니가 죽인 교장은 독신주의자라 주위에 가족이 없어 편하겠지. 내가 죽인 교감의 집은 치매에 걸린 할멈과 성질 나쁜 아내. 그리고 매일 투정부리는 아들과 딸들이야. 그런 집에서 이 답답한 분장을 하며 지내야 한다니. 빨리 임무를 완수하고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배경: 다른 학교 복도 (낮-실내)

 

귀를 대고 엿듣고 있던 경수. 충격을 받았는지 눈은 동그레진다. 이대로 지난 회상 속으로 디졸브된다.

 

배경: 학교 교실 (낮-실내)

 

칠판에 분필로 피타고라스 문제를 풀고 있는 경수, 미영, 학생1의 모습을 풀 샷으로 한 번에 보여준다.

문제를 풀고 있는 세명의 학생을 예리한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는 교사.

그런 교사의 모습을 힐끔 쳐다보더니 떨리는 손으로 문제를 푸는 척 하며 숫자 119를 교묘하게 섞어 적는 미영. 천천히 경수 앞 칠판을 바라본다. 경수의 칠판 앞엔 아무것도 안 적혀 있다.

 

미영: (경수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소곤댄다) 야 너 미쳤어? 아무것도 안 쓰면 어떡해

경수: 아무것도 모르겠어

미영: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바보야 그럼 삼각형이라도 그려 (다시 교사쪽을 힐끔 바라본다) 너 죽는다니까?

경수: (멍하니 자기 앞 칠판만 바라본다) ...

미영: 너 삼각형도 모르냐?

 

고개를 젓는 경수

 

미영: (이젠 포기했다는 표정으로) 아, 몰라 니가 알아서 해. 괜히 너 신경쓰다가 나까지 죽겠다.

 

다시 자기 문제를 푸는 시늉을 하는 미영.

분필을 만지작이던 경수. 드디어 칠판에 삼각형을 그린다.

문제를 풀지 못해 괴로워하는 미영과 학생1의 표정을 순서대로 보여준다.

삼각형 아래 사각형을 그려 집 모양을 만드는 경수.

 

교사: (위엄 있는 굵은 목소리로) 빨리 빨리들 해라.

 

자기가 그린 집 아래 해맑게 웃고 있는 가족들을 졸라맨 형태로 그리는 경수.

문제를 푸는 시늉을 하고 있던 미영. 무의식적으로 경수 앞 칠판을 힐끔 쳐다보더니 뭔가를 느끼고 고개를 천천히 경수 앞 칠판 쪽으로 돌린다. 잠시 무표정으로 경수의 그림을 바라본다.

 

미영: (표정은 무표정이나 함껏 부푼 목소리로) 그 그림말이야 어떻게 그린거지?

 

미영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를 풀다 말고 경수 쪽을 바라보는 학생1의 모습.

 

미영: (표정이 점차 예리해진다)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이런 정답이 나올 수 있느냐고?

경수: (미영의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한 표정으로) 그게..

미영: 정말 훌륭해 너는 분명 천재 일거야.

경수: 천재라니? 나는 그저 내가 꿈꾸는 미래를 회상하며 그린 것뿐인데

 

교실에 있는 모든 학생들이 문제를 풀던 공책을 들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경수 쪽으로 모여든다.

 

경수: (당황한 표정으로) 왜, 왜 그래 친구들아?

 

문제를 풀던 공책을 경수에게 내 보이는 친구들. 공책에는 숫자 568이 커다랗게 써져있다.

 

친구2: 우리는 아무리 풀어도 정답이 568로 밖에 나오지 않아

친구1: 우리를 구원해줘

 

자신에게 몰려드는 친구들 때문에 시선을 한 곳에 고정하지 못하며 혼란스러워 하는 경수.

혼란스런 교실 환경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교사.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어 누군가에게 연락한다.

 

교사: 교장님. 위험인물이 발생했습니다. 삼학년 일반으로 곧장 선도부 애들을 불러주십시오.

 

잠시 후. 선도부 애들이 들어와 선도부 몇 명은 경수를 끌고 나가고 몇 명은 온몸으로 경수의 그림을 가린다.

경수는 끌려가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지만 소용없는 짓이다.

혼란스러워 하는 개개인 학생들의 표정들을 보여준다.

 

배경: 다른 학교 복도 (낮-실내)

 

고개를 흔들며 다시 반대편 교실 쪽으로 걸어가는 경수.

 

경수: (E) 그 후로 한 달간 그 문제의 정답이 568이라는 걸 계속해서 세뇌시켰지. 그래 우린 이렇게 바보가 되버린 거야. 그래 내가 그들을 구해줘야 해.

 

조용히 교장실 문이 열린다.

교장실에 나와 경수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교장과 교감.

 

배경: 학교 교실 (낮-실내)

 

교실에 들어온 경수.

교실 안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아무런 말없이 기계처럼 같은 일만 (계속 박수를 치거나 창문을 닦는 등) 반복하고 있다.

기계 같은 사람들의 중심에 서서 경수를 바라보던 교사. 경수를 비웃는다.

 

경수: (교사에게 손가락 질 하며) 나는 당신의 정체를 알고 있다.

 

조용히 경수 뒤에 나타난 교장과 교감을 보며 낄낄 웃어대는 교사.

경수는 웃음의 영문을 모른 체 고개를 갸우뚱인다.

경수의 어깨에 천천히 손을 올리는 교장.

천천히 뒤의 두 사람을 바라보는 경수.

 

교장: 이걸 어쩌나 들키고 말았네?

교감: (비웃으며) 이제 어떡하지? 우리의 작전이 온 세상에 들통 나고 마는 건가?

천천히 경수 쪽으로 다가가는 교사. 경수의 턱을 스다듬는다.

 

교사: 우리들의 정체를 알았다고? 이제 어쩔건가? 어디 여기 사람들에게 우리들의 정체를 밝히겠나? (실실 웃으며) 바보 같은 녀석. 너도 보이지 않나? 저 멍청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들이 너의 말도 안 되는 말을 들어줄 리가 없잖아? 어차피 너무나 멍청해서 이해조차도 불가능 하겠지만 말야.

교감: 흐흐흐. 저 사람들은 단순하게 행동하기 때문에 단순한 꿈을 꾸지. 그리고 단순하게 끝나버리고. 마치 대학에 떨어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패배자가 된 너처럼. 하지만 너도 그냥 앞으로 저들처럼 살아가는 게 속편할거야. 아니면 넌 정신병자 취급을 당하고 이 세계에 살아남지 못할 테니까

경수: 나쁜 녀석들. 나는 절대로 너희 뜻대로 되지 않아.

교감: 그럼 어쩔 수 없지 죽을 수 밖에.

경수: (화들짝 놀라며 그들의 곁에 거리를 둔다) 나, 나를 죽이겠다고?

교감: 뭘 그리 놀라나? 우리가 죽이겠다는 소리가 아니야. 넌 자연스럽게 죽게 될거야. (학교 창문 쪽으로 가 창문에 비친 빽빽한 차 도로를 향해 손가락 질 한다) 보이나 우리가 만들어낸 세계가?

경수: (천천히 창문 쪽으로 다가가 창문을 바라본다) ...

교감: 저 자동차들 물고기랑 닮지 않았나? 그래 저 자동차를 물고기로 비유해 보지. 물고기를 보면 뭐가 생각나지? 그래 자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이 떠오르지? 하지만 저기 물고기들을 봐. 한 곳을 바라보고 한 도착점만을 원하고 있어. 그런 삶속에 다른 길이란 있을 수 있을까? 우리들의 뜻 말곤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있을까? 다른 선택은 곧 다른 곳에 부딪쳐 죽겠다는 소리잖아

교사: (어항속의 물고기에게 먹이를 넣어주며) 멍청한 것들. 어항 속을 탈출하면 더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을 텐데.. 이젠 세뇌되어 그럴 수도 없지.

교장: 그들은 이제 세뇌되어 버렸어. 그런 그들에게 우리들의 정체를 밝히겠다고? 반대편으로 돌아서겠다고? 그들이 너의 한마디만을 듣고 인생을 되돌아 갈 수 있을까? 그들에겐 이런 게 일부가 되어버렸어. 뭐, 우리의 적극적인 개입이 있었지만 말이야. 하지만 생각보다 너희들도 너무 쉽게 순응했지. 그래 어디한번 밝혀봐. 너 혼자 어항 속을 탈출할 상상을 해보라고!

 

분노에 가득 찬 경수의 표정. 주위를 본다.

기계 같이 벽에 뒤통수를 툭툭치는 행동을 반복하며 그들을 지켜보던 미영. 볼 살을 타고 눈물 한 방울이 바닥으로 뚝 떨어진다.

어항 쪽으로 달려가 어항을 의자로 깨트리는 경수. 바깥으로 뛰쳐나가 버린다.

어항 속에 큰 물고기와 작은 물고기가 바닥에 드러누워 파닥인다.

 

교감: (물고기를 붙잡으며) 이 물고기를 어떡할까?

교장: 가만히 놔둬. 그들은 적응 못하고 죽고 말테니까

 

페이드 아웃

 

배경: 교장실 (밤-실내)

 

페이드 인

다시 흑백 화면

드라큘라 남이 한 여인의 목을 물고 피를 빨아먹고 있는데 카메라를 발견하자 여자를 바닥으로 내팽기친 후 입에 묻은 피를 후다닥 손으로 닦는다.

 

드라큘라 남: (안절부절못하면서) 음, 사랑을 나누고 있었네. 저 여자는 격한 스킨쉽을 좋아하거든. (슬슬 말돌린다) 아무튼 잘 봤나? 어때 온몸에 소름이 돋지 않는가? 조심하게 너의 학교 교사들도 다 가짜야. 너도 세뇌당하고 있다고. (천천히 자신의 관 쪽으로 다가가면서) 과연 그들은 어디에서 온 외계인일까? 화성? 태양? 아니면 사차원 세계에서? 그들은 우리에 대해 잘 알고있지만 우린 그들을 잘 모르고 있지. 그래도 그나마 알 수 있는 것은 똑똑하다는 것과 영어를 주 언어로 쓴다는 것. 그리고 본성이 아주 사악하다는 거야. 하지만 그중 가장 분명한 것은 그들은 이제 우리가 없어서는 안 될 한 일원이 되었다는 것. 아니. 것 보다 더 커다란 뭔가가 되었다는 것이지. (관을 스다듬으며) 두렵나? 내 뾰족한 이빨보다 더 두렵나? (실실 웃으며) 하지만 그것보다 더 두려운 사실을 알려주지.

 

관을 연다. 관안에 경수가 죽어있다.

 

드라큘라 남: 외계인의 손에 벗어나려고 발버둥 친 자의 최후다! 하하하. 혼자 미친놈처럼 차를 반대로 역주행 하다가 사망하고 말았지. 하지만 이 녀석은 그토록 원하던 어항 속을 탈출했다. 비록 적응 할 순 없었지만 말야. (눈초리가 예리해지고 목소리는 거칠어진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이 녀석은 죽음이 아니야! 너희들은 이제 이런 세상 속에서 탈출할 수 없다는 거야. 이게 바로 내가 결론적으로 너희들에게 말해주고자 한 것이다. 너희들은 지배당했다. 너희들의 꿈도 지배당했다. <and>

인간극장
인간극장

추천 콘텐츠

그들의 시대

그들의 시대유 승 호                                         등장인물미영 아버지: (남 40대 중반): 전두환의 3S 정책 피해자이며 그날이 떠오를 때마다 살인을 저지른다. 사이코의 안소니 퍼킨스를 모델경수: (남 만 17세): 미영 아버지의 젊었을 때 이다.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어딘가에 정착하고픈 마음이 있다.미영: (여 만 17세): 미영 아버지에게 힘이 되기 위해서 포르노를 찍는다. 하지만 결국 실망을 안겨 준다. 그날의 매춘부를 의미한다.포르노 남: (남 40대 중반) 전두환을 의미한다.    + 그 당시 야구라는 전두환 대통령의 무기와 같은 스포츠를 통해 백로를 죽이는 씬 등 상징적인 장면이 몇 몇 나옵니다. + 경수와 미영과의 만남이 너무 우연적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는데 단지 미영 아버지의 회상일 뿐이라고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다리 씬이랑 창문으로 바라보는 씬도 경수와 미영아버지와 구분지어 다른 세상에 있음을 표현했습니다.    - 선생님 1년전 쯤 지식인이라는 시나리오를 올린 인간극장 입니다.내 시나리오를 다시 보지만 뭔가 허전하고 미성숙합니다. 충고 부탁드립니다. - 병맛킹님 아직도 활동하시고 계시는 군요^^                배경: 다리 - 구체적으로 제시하자면 전주 롯데 백화점 근처 백제로 (낮- 실외)따사로운 햇빛이 다리아래 실개천에 비춰 멋진 광경을 연출한다.긴 다리의 하얀 백로가 실개천 중심에서 서있다.다리 아래 백로의 하얀 깃털에 홀려 입을 벌리며 멍하니 백로를 바라보는 경수.경수는 평범한 복장 (캐주얼)과 짧은 헤어로 개성 따위는 찾아 볼 수 없는 평범한 외모의 학생이다.경수는 흙바닥에서 자기 주먹만 한 돌멩이를 찾더니 몇 초 후쯤 돌멩이를 찾아내어 손에 쥔다.경수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이는 백로.천천히 야구 투수자세를 취하더니 백로를 향해 돌멩이를 던진다.하지만 아깝게 빗맞아 버리고 대신 돌멩이가 물에 빠지며 울리는 파동에 놀라 날개를 커다랗게 파닥이는 백로.아쉬워하는 경수의 표정.한편 다리 위편. 택시를 세우고 택시 앞문에서 내리는 미영 아버지.미영 아버지는 40대 중반으로 호리호리한 외모에 순한 얼굴로 고생을 많이 했는지 얼굴에 잔주름살이 많다.택시에 나오자마자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지만 전화 음만 들릴 뿐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결국 시간이 지나 ‘전화를 받지 않아 소리샘으로 연결 됩니다’가 들린다.힘없는 한숨을 내쉬더니 음성 메시지를 남기는 미영 아버지.  미영 아버지: (힘없는 목소리로) 여보,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벌써 한 달째야  아름다운 다리 주변 배

  • 인간극장
  • 2009-08-04
불개미

  “너 김민중이 맞지?” 걔또한 아니라고 극 부인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비웃어버린다. 내가 예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상태가 이리도 안좋았던 친구는 김민중뿐이었다. 이녀석은 지금 거짓말을 치고있는것이다. 나는 도화지에 김민중을 올려놔 볼펜으로 민중을 중심으로 내 손뼘만한 원을 그렸다. 김민중은 당황스러워 하며 바깥으로 나가려 하지만 잉크냄새 때문에 검은 원을 통과하지 못한다. 나는 민중의 얼빠진 행동에 비웃기 시작한다. “빨리! 학교에서 이렇게 검게 타버릴순 없잖아! 왜 통과하지 못하는거야?” 나는 작은놈을 원속에 넣었다. 그리고 작은 놈에게도 심판의 빛을 비췄다. “얼핏 보면 내가 널 없애는건 다 널 위해서야 임마. 평생 의미 없이 세상을 어정쩡하게 사는것 보다 맘편하게 죽고 말이야. 너 어차피 큰놈들 때문에 눈에 띄지도 않잖아?” 많은 개미들이 타기 시작한다. 하지만 몇몇개의 개미는 탈출하기도 했다. 나는 예상도 못한 개미의 탈출에 급히 심판을 내렸다. “왜 나는 망상을 꿔도 꼭 마무리가 안좋을까? 이상하게 마지막은 혼란스럽단 말이야” 하지만 작은개미는 말없이 일만하고 있다. 다시 묻고 또다시 물었지만  작은개미는 듣지않고 어느새 흙속의 아지트로 유유히 사라졌다. 나는 순간 분노를 느꼈다. 마치 자신을 바라본것 같았다. 나는 개미들에게 손가락을 뻗었다. 개미들은 내손가락을 타고 잠시 주위를 방황하더니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러곤 다시 묵묵히 일했다. “어차피 이렇게 살다 죽을거 그냥 미리 죽어라!” 나는 갑작스런게 나타난 형중의 모습에도 놀라지 않고 차분했다. “이제 안받아” 형중은 나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그저 하늘의 무엇인가를 계속 바라봤다. 나는 그저 해도 달도 없는 어두운 허공만 바라봤다. 형중은 잠시 아무말이 없다가 드디어 말을 열었다. “넌 학교 자퇴하고 어떻게 살고있냐?”  나를 생각하면 쓴것.

  • 인간극장
  • 2008-11-30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