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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라지

  • 작성자 『미르』
  • 작성일 2006-10-22
  • 조회수 461

 

Dragon Large

 

 

 

 

 


「그러니까 말이야, 그 청색산맥의 오거 있잖아? 현상금 700딕스짜리. 내가 그 녀석을 쓰러뜨렸단 말이야.」


콰앙―.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 모험가는 들고 있던 잔을 거칠게 내려놓았다. (거칠게 내려놓았다, 라고 하기엔 꽤 어색하지만, 내 입은 너무 고아해서 말이지.)


모험가의 허풍은 과하기 마련이라지만, 저 정도면 허풍도 허풍이거니와 민폐도 상당하잖아. 여기쯤에서 정의의 사도가 등장할 타이밍이로군. 킥킥. 자자, 중간에 끊기지 않도록 크게 숨을 들이쉬고――.


「청색산맥에 오거가 산다는 말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만? 흐음. 그렇다면 최근 시장님께서는 상당히 정신없는 하루들을 보내셔야 했겠군요. 오거의 출몰사실과 그에 따른 현상금의 책정, 경비대의 훈련 강화, 레인저들의 정찰범위 확대……. 이야, 정말 한두 가지가 아닌데?」


「뭐, 뭐야? 내말이 허풍처럼 들리나본데, 내 이름은……」


그 사내는 내가 눈을 빛내며 빤히 그를 응시하자, 도리어 당황했는지 말을 더듬어버렸다. 파하하. 이거, 이거. 요란하기만 했지 초짜인 것 같은데?


「어디, 계속 말해주시겠습니까? 난 당신이 <아실레이헨>이라 하더라도 놀라지 않을 용의가 있습니다만.」


낄낄. 난 저 말을 최대한 진지한 표정과, 침중한 어조로 말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야만 했고, 내 눈물 나는 노력은 저 사내의 표정으로 되돌아왔다. 아아, 역시 노력한 만큼 보답 받는 게 아름다운 세상이란 말씀이야.


「이, 이!」


이크. 상당히 터프한 사내로군. 난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셀론Selon 씨 쪽을 바라보았다. (셀론 씨는 기대에 부응하듯 벌쭉 웃음으로써 주변 사람들을 공포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셀론 씨는 그 육중한 몸을 일으키더니, 낮지만 힘이 한가득 실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펍 안에서 칼부림은 안 됩니다, 손님.」


롱소드를 뽑아들었던 사내는 6.5피트는 될 셀론 씨를 보면 <이익->하는 바람소리를 낼걸? 장담해.


「이익…….」


……거보라구. 저런 인간들 패턴이야 거기서 거기 아니겠어?


그러더니 내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려 나에게 격정적인 사랑이 담긴 눈빛을 보내는 것이 아닌가! 나 역시 그 사내의 애달픈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기 때문에, 최대한 상냥한 목소리로 나의 뜻을 표명했다.


「내가 좋으면 말로 해요. 물론 난 동성연애 따위엔 취미 없지만. 그래도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하잖아요?」


시끌벅적한 펍 안에서도 사내의 소란은 꽤나 신경 쓰이는 것이었는지, 시선이 이쪽으로 몰려있었다. 그 말은 곧 킬킬대는 소리들이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 것과 같다는 말이지.


흐음, 여기서 더 웃겨버리면 셀론 씨의 매상이 줄어버릴지도 모르겠는걸. 저런 식으로 웃으면서 술을 마시면 금방이라도 체해버릴 것 같단 말씀이야.


「이 자식이 정말!」


휘익. 다시금 확인하는 거지만 정말 터프한 사내야. <난 가볍게 손을 들어 그의 검을 부숴버렸다>라는 전개는 별로 재미없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나 같은 초 절정 천재 소년이 무력까지 갖췄다면 그건 너무 불공평하잖아. 낄낄.


셀론 씨는 언제 뽑아들었는지 모를 롱소드로 그 사내의 검을 튕겨내더니, 「꺼져.」라는 말을 퍽이나 고상하게 말하는 것으로 펍 안의 사람들을 또다시 웃겨버렸다. 물론 나는 절대 그때 두 팔로 머리를 감싸고 몸을 웅크리지는 않았다. 절대로. 으, 사실을 말하자면 아주 잠깐이었다. 정말이라니까!


씩씩거리면서 사라지는 모험가를 보던 나는, 그가 펍을 나서는 걸 확인하고야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 이번엔 정말 다치는 줄 알았다고요. 셀론 아저씨.」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내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으윽, 아파.


「하하하, 그렇다고 내가 직접 손님을 내쫓을 수는 없잖아. 오늘도 고마웠어, 테일러 군.」


「……그냥 하무라고 부르라니까요.」


「아, 그랬지. 미안, 하무 군.」


하무 테일러. 제기랄. 그래, 내 아버지의 직업은 옷장이.


싫다. 무시무시하게. 무지막지하게. 끔찍하게. 처절하게!


종종 행차하는 귀족들이 있을 때마다, 엎드리다시피 하고 있어야 하고, 물론 말 한마디 함부로 꺼낼 수 없다. 마법사의 제자가 되기 위해 그렇게도 노력했음에도, 종래엔 내 신분에 의해 좌절돼 버렸다. 빌어먹을!


신분? 웃기지 말라 그래. 귀족? 개나 줘 버리라지.


성공한다. 난 성공한다. 모든 이가 날 찬양하고, 노래를 부를 거야. 그래, 반드시 그렇게 된다. 몇 십 년 전 모든 대륙인들을 전율하게 했던 대마법사 아실레이헨처럼!


「맥주라도 한 잔 할래?」


죄송하지만 지금은 맥주 따위 홀짝거릴 기분이 아녜요.


「……공짜에요?」


……이건 절대 진심이 아냐. 단지 갑자기 심하게 갈증이 치솟았을 뿐이야. 그럼.


「허허, 물론이지. 잠시만 기다려봐.」


셀론 씨는 그 말을 하자마자 헤카드를 불러 맥주 두 잔을 시켰다. 그 여상한 모습에 문득 궁금증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뭐랄까, 이미 예전부터 의아해하고 있었지만, 완성된 형태의 질문거리로 떠오르지 않은 채 그저 호기심의 조각들로 머릿속을 부유하고 있다가, 갑자기 완성된 문장으로 탈바꿈한 말.


「지루하지 않아요? 후회스럽진 않은가요?」


뜬금없이 터져 나온 나의 질문에도, 셀론 씨는 단지 가볍게 웃었을 뿐이다.


셀론 씨도 모험가 출신이라고 들었다. 아직 30대 초반인 그가 이런 큰 도시에서 이런 규모의 펍의 마스터라는 것은, 아마도 모험가 시절에 꽤나 많은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겠지. 그건 곧 상당히 관록 있는 모험가였다는 말일 테고. 하긴, 검에 대해 문외한인 나조차도 그의 검술은 대단해보였으니까. 사실, 검술 같은 것 없이도 저 정도 키면 이미 시작하기 전부터도 반쯤은 먹고 들어가는 거다.


「…군? 하무 군?」


이크. 혼자만의 세계에 발을 너무 깊이 담갔던 모양이군. 난 설피 웃으며 눈 앞 테이블의 맥주잔을 들었다. (효과적으로 얼굴을 가렸다는 말이다.)


「예? 아하하, 깊은 명상에 빠져있었습니다. 더 높은 세계를 볼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쉬운걸요.」


셀론 씨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어, 어. 미안하네.」


쭈우욱. 곧 입안에서 씁쓸한 맛이 느껴지고, 곧 그건 청량함으로 변해 식도를 타고 넘어간다. 크으. 그 청량감이 못내 아쉬워, 꿀꺽꿀꺽.


「절망이란 건 어떤 걸까요. 아실레이헨이라면 그런 것, 없었겠죠?」


「왜 없었겠나. 사람이 살면서 누구든 성공으로만 치장된 삶을 살 수는 없는 법인데 말이지. 그건 대마법사에게도 예외는 아니었지.」


……아실레이헨. 유일무이한 9서클의 마스터. 나라를 건국해놓고도 모험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안락한 왕궁 대신 거친 황야를 선택한 남자. 저 청색 산맥의 지배자 그린 드래곤 노레스의 앞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은 모험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던 대 마법사. 왕궁을 떠났지만 이미 그는 모험가들의 왕으로 자리매김 된, 진정한 영웅. 그런 그가 실패하고, 좌절해?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그건 분명, 정사가 아닌 야사겠죠?」


「물론. 그가 죽은 지 1세기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네. 그의 도움으로 세워진 이 나라는 왕실의 위엄을 위해서는 그를 별 볼일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야겠지만…….」


셀론 씨도 확실히 모험가 출신이라는 걸까. 이야기를 풀어놓지 않으면 몹시 섭섭할 거라는 표정을 지으며 열심히 말해주고 있지만, 그 정도는 나도 알고 있는 이야기라고요. 내가 듣고 싶은 건 아실레이헨, 그의 이야기에요, 셀론 씨.


「대 마법사의 흔적은 알레시스 전역에 남아있죠. 백성들은 아직 그를 잊지 못하고. 이런 상황에서 그를 깎아내린다는 건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은 않을 테죠. 그래서 왕실에선 그의 이야기를 어영부영 덮어두려하고 있고.」


셀론 씨는 감동한 표정을 지었다. (표정이 조금 구겨졌다는 말이다.)


「훌륭하네, 하무 군!」


「그 이야기는 넘어가고, 아실레이헨이 좌절했다는 이야기. 그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기엔 마법사조차 되지 못해 좌절한 멍청한 한 녀석이 있다. 그런데, 인류 역사상 비교할 자가 없는 아실레이헨, 그는 어떤 규모의 실패를 당했기에 좌절했다는 거지? 글쎄, 세계 창조 같은 걸 하다가 말아먹기라도 했나.


셀론 씨는 나를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물론, 난 온 몸에서 소름이 돋는 걸 필사적으로 견뎌내었다. 으윽. 이야기 값으로는 너무 비싼 중노동이다.


「으음,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하나……. 그래. 하무 군? 아실레이헨이 가장 강조하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하나?」


흠. 그 인간이 말을 어지간히 남겼어야지. 난 솔직한 녀석이란 말이야. 그래서 당당하게 모르겠다고 말하기로 했다.


「날씨가 참 좋죠?」


「음? 갑자기 무슨 날씨……, 허허. 그래, 오늘은 날씨가 참 좋군 그래.」


쳇. 셀론 씨는 눈치가 빨라서 재미없다구. 헤카드 같은 경우에는 바로 <어, 어? 날씨?> 하고선 어리둥절하게 반문했을 텐데. 그래야 골려먹는 재미도 있고.


「권리에 따른 의무, 행동에 의한 책임. 이 세상 모든 것에는 그 의무와 책임이 함께한다, 라고 했던 말. 기억해 내겠는가?」


「아아, 그 억지 논리! 기억하고말구요!」


「억지 논리? 무슨 뜻인가?」


셀론 씨의 순박한 눈들은 일제히 물음표를 한가득 띄우며 나를 압박해왔다. 으으, 질색이야, 정말.


「아, 단어를 잘못 선택했네요. 억지 논리가 아니라, 뭐가 좋을까나, 으음……. 아, 그래요. 비겁한. 비겁한 정도가 맞겠네요.」


「비겁한?」


「네. 당연한 말인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인과와 비슷하게 들리지만, 그렇지 않죠. 가령, 이 잔에서 제가 손을 놓으면……,」


셀론 씨는 흡사 인질범과 협상하는 경비대원들이라도 된 듯한 말투로 말했다.


「부디 직접 실험해 볼 필요는 없네, 하무 군.」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네……가 아니고, 쳇.


「……참도록 하죠.」


셀론 씨는 또 「허허」하고 웃더니 말을 이었다. 정말 나이에 안 어울리는 말버릇이야, 저거.


숱이 많은 초록빛 머리칼은 정리가 안 된 것처럼 어질어질. 투박해 보이지만 나름대로는 미남형 얼굴. 그러니까 뭐더라? 호남형 얼굴이라던가? 여하튼 그렇고, 모험가라면 응당 상징처럼 있기 마련인 사선형의 상처, 같은 건 물론 없다. 그러니까 결론, 잘 꾸미기만 하면 내 나이……까지는 아니더라도 20대 중반 정도로도 보일 수 있을 법한 얼굴이라구. 뭐, 그 큰 덩치에 가려 뭘 하든 둔중해 보이는 게 유감이긴 하지만.


아차, 난 지금 셀론 씨와 대화중이었지. 난 최대한 감명 받은 어조란 어떤 것이었는지를 상기하며 말했다.


「우와, 그랬어요? 으음, 그렇다면?」


셀론 씨는 빙긋 웃었다. 역시나 돋는 소름. 이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야.


「아직  아무런 이야기도 꺼내지 않았네만.」


「아? 하하, 하하하. 다행이네요. 전 제 안의 또 다른 저와 대화중이었기 때문에 셀론 아저씨의 말을 놓칠 뻔했는데.」


「……자네는  자기 자신에게도 존대를 하는가?」


으윽, 실수야. 하지만 길이 없는 건 아니지. 푸히히힛.


「당연하죠. 전, 특별하거든요.」


「……그리고 중요한 건, 자네가 나에게 설명해줄 차례였다는 걸세.」


아아, 그랬던가. 나이를 먹었더니 명석했던 머리도 예전 같지 않단 말씀이야.


「아, 인과. 그랬네요.」


음음. 목이 조금 가라앉은 것 같다.목소리를 잠깐 점검 해보고……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패스.


「그래요, 인과. 나쁜 일을 하면 벌을 받고, 착한 일을 하면 상을 받는다. 뭐, 제가 할 말이 아니긴 하지만, 세상사 그렇기만 하다면 얼마나 살기 좋은 세상이 되겠습니까.」


「뭐, 그렇지. 계속 이야기해보게.」


「예. 큼큼. 아실레이헨의 말은, 흐으음! 그 인과라는 말과 닮은 것 같지만, 엣헴! 전혀 다른 말이지요. 으흠! 종교에서 자주 언급하는 말과, <마법사>가 남긴 말은, 으음. 비유하자면 일반인들이 인식하는 마법과 프리스트들의 권능과 같은 차이, 일까요.」


「닮아 보이지만, 전혀 다른 것. 이해했네. 이보게, 헤카드! 맥주 두잔 더 가져오게!」


그래, 맥주를 다 마셔서 목이 가라앉았던 것이었군!


「고마워요.」


셀론 씨는 예의 그 미소를 지었다. 내 상황은 더 이상 말하기 싫군 그래.


「허허, 뭘. 이번 것은 외상으로 달아두지.」


「안녕히 계세요.」


「……이보게.」


하하, 셀론 씨의 당황한 표정은 언제 봐도 정말이지 멋지다니까. 난 계속해서 <외상은 싫어요!>라는 눈빛 공격을 감행했고, 결국 위대한 승리를 쟁취해 낼 수 있었다.


「그래, 그래. 그 대단한 하무 테일러 군의 의견을 듣는 것인데 고작해야 맥주 한 잔 따위가 대수겠니.」


「킥킥.」


맥주잔을 가져온 헤카드는 셀론 씨의 말에 잘게 키들거렸고, 셀론 씨도 허허, 하고 웃어버린다. 역시 내가 가진 분위기를 띄우는 실력은 스스로 생각키에도 엄청나. 그럼, 그렇고말고.


「……하무 군, 또 자네 안의 자네와 깊은 의미가 담긴 의사소통을 나누고 있던 중인가? 아니면 깊은 명상?」


……이봐요, 셀론 씨. 그렇게 진지한 얼굴로 농담하지 말아요. 진담인 것 같아 보이잖아.


「두개 다예요. 쳇. 참, 아까, 어디까지 얘기 했었죠?」


「닮아 보이지만, 전혀 다른 것. 그러니까 자네는 마법과 프리스트들의 권능으로 비유했지.」


「네. 비겁하다, 였던 모양이네요. 사실이 그렇잖아요?」


「뭐가 말인가?」


「아실레이헨은 아무런 것도 책임지지 못할 말을 한 것뿐이에요. 그저 화려하기만 할 뿐인.」


「책임지지 못 한다……?」


난 짐짓 의뭉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셀론 씨는 그런 나의 표정을 힐끔 보더니 무언가를 생각해보는 눈치. 장난스럽게 휘어진 나의 눈초리에, 셀론 씨는 무엇인가를 생각해낸 것 같다.


「프리스트들은, 내생을 기약해요. 오늘 착한 일을 했다면, 죽어서 좋은 곳으로 간다는.」


허나 아실레이헨의 말은 그렇지 못하지. 뭐가 권리에 따르는 의무지? 무엇이 행동에 의한 책임이며, 어떤 이 세상의 모든 것에는 그 의무와 책임이 함께 한다는 거냐고! 말이 좋지. 내 경험에 의하면, 사실 권리와 의무가 비례하기는 한다. 그것도 반비례로.


「……화려하게 치장되어진 비겁한 변명, 그 이상은 될 수 없어요.」


「그렇게 생각하는가.」


「극단적인 예를 들어볼까요. 살인을 한 두 사람이 있다고 쳐요. 제기랄. 귀족과, 평민.」


표면적으로는 같은 행동을 했다. 그런데 말이지, 그 두 사람의 행동에 따르는 책임. 그 책임이 같던가?


「그 대단한 귀족 나리들은, 안 그런 사람도 물론 <있을지도> 모르지만, 대개 부모 잘 만나서 그렇게 호위 호식 할 뿐이잖아요.」


말 그대로 사이비(似而非)잖아. 사람들에게 뭔가 희망찬 말을 하는 것 같았으면서도! 결국엔 차가운 현실을 각인시켜버릴 뿐인!


「그런가. 자네의 생각, 대충 이해할 듯도 하군.」


「하하, 아실레이헨의 마지막 적, 이 청색 산맥의 노레스Noles. 그 위대한 그린 드래곤은, 자신 앞에서 당당하게 그따위 말을 지껄였던 병신 같은 마법사를, 어떻게 생각했었을는지. 사실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을 참으려고 혼신의 힘을 다하다가 아실레이헨에게 당한 것 일지도 모르지요.」


셀론 씨는 조그맣게 말한 것 같지만, 이미 나는 조금씩 마시던 술에 취해버렸던 모양이다. 희미하게 묻혀서는, 잘 들리지 않아. 이상한 노릇이지. 아무리 그래도 고작 맥주 두 잔에 취할 리는 없……. 순간, 익숙한 무엇인가를 느낀 것 같지만, 이내 머릿속이 흐릿해진다.


「그러했을까. 정녕 그러했으리라 생각하는가.」


「뭐라고……하셨어요?」


테이블이 날아와 내 이마에 부딪쳤다. 셀론 씨는 하늘을 날고 있는 모양인지, 그의 목소리가 저 높은 곳에서 울리는 것만 같다.


「자네, 조금 취한 것 같군. 좀 쉬다 가게.」








눈을 뜨자, 낯선 천장이 내게 인사했다. 여기가 어디지?


「아, 일어났네.」


헤카드는 씩 웃으며 내가 있는 방으로 들어왔고, 그제야 나는 이곳이 셀론 씨의 펍임을 깨달았다. 셀론 씨 정도 되는 규모의 펍은 대개 여관도 겸하니까.


「마스터는, 참 신기하단 말야. 지금쯤 깨어났을 거라고 해서, 올라와보면 역시 넌 깨어있고.」


……뭐?


그래. 잊고 있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것. 분명 술에 취했었다고는 하지만, 그건 잊을 수 없는 감각이다. 마법을 배워보려고 마법사 밑에서 자질구레한 일들을 하면서, 마냥 허송세월을 보낸 것은 아니니까! 그건 분명히 마법! 마법이라고!


「……데려다 줘. 셀론 씨에게.」


갑자기 침대에서 박차고 일어났기 때문이었을까. 머리가 지독하게 지끈거렸다. 머리를 꾹꾹 누르며 자리에 서 있는 날 보면서, 헤카드는 마냥 새실거렸다.


「알았어요, 성숙한 꼬마 술주정뱅이 씨.」


그것도 맥주 두 잔에 말이야. 하고는 키득거리는 저기 저 꼬맹이.


「너한테 꼬마라는 말 들으니까 되게 웃기네. 그치?」


「……우.」


헤카드는 볼을 부풀리며 방을 나갔다. 나 또한 서둘러 그를 따라 나갔고,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의문점들과 숙취가 마구 뒤섞여 내 머리를 압박해왔다.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쿵.


윽, 무언가 엄청난 것에 부딪힌 것 같다. 아마 이 정도의 견고함이라면 벽에 부딪친게 틀림 없다. 아침부터 벽에 박치기나 하고 다니고 싶진 않았는데. 중얼거리며 고개를 들어보니, 셀론 씨다. 이 인간, 가까이서 보니까 더 크다. 하하, 그래. <인간>이라면 말이지.


「거, 참 독특한 인사법이로군그래.」


셀론 씨는 여느 때처럼 빙긋 웃었다. 그러나 이젠, 마냥 소름이 돋네 어쩌네 할 입장은 아니게 돼 버려서 말이지요.


「셀론Selon, 노레스Noles.」


난 짧게 말했고, 셀론 씨의 눈썹은 더욱 휘어진다. 그에 그치지 않고 나는, 결국 마지막 확인을 위해 한마디를 더 붙여야만 했다.


「드래곤이셨습니까.」


그는 당연하다는 듯, 여상히 대꾸했다. 그러나 나는 결코― 그처럼 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어떠한 의미에서든.


「그래.」


「아실레이헨에게, 죽었던 것이 아니셨습니까.」


머릿속은 이미 엉망진창. 말투는 엉망이 되어 버려서, 존댓말인지 아닌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런 사소한 것은 이미 어떤 자극도 남기지 못할 정도로, 머리는 포화상태였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글쎄. 드래곤이라는 종족이 그렇게 쉽게 죽어도 재미없지 않겠나. 단지 나는 그에게 찬사를 보내며 짓궂은 장난을 그만 뒀을 뿐이야.」


「웃으셨겠습니다, 많이. 참으로 재미있으셨겠지요. 어떻던가요, 저 같은 꼬마들의 투정을 듣는 기분은.」


담담히 말하는 그 위대하신 존재에게, 진정으로 참기 힘든 분노가 솟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누가 그랬지? 드래곤은 마치 자연과도 같아서, 분노할 대상 따위는 될 수 없다고. 당장 내 앞으로 와. 그따위 낡은 생각, 철저히 부숴주겠다. 하, 하하. 아하하하!


「아니네.」


「하!」


「물론 자네의 말도 맞는 말이야.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책임져야 할 일은 달라. 그게 세상이지.」


순간 눈앞의 덩치 큰 도마뱀 씨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했다. 이윽고 그가 어젯밤 이야기의 재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이미 나는 픽 하고 실소를 흘리고 있었다.


「…….」


이봐요, 요는 그거잖아? 나는, 이 어리석고 우매한 나는, 하무 타일러는, 잘못된 거라고. 그 단순한 말 한마디를 왜 그렇게 질질 끄시는 겁니까. 하긴, 잘난 사람들이 말을 질질 끌긴 하덥디다. 대표적으로 그 재수 없는 마법사 놈이 그랬지.


「테일러 군.」


제기랄! 날 그따위 이름으로!


「자네는 테일러 군이야. 그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지.」


「낄낄. 그렇습니까, 위대한 존재여.」


셀론, 아니 노레스 나리는 얼굴이 굳어졌다. 이크, 분노한 드래곤의 폭주인가? 다 죽어나가겠는걸 그래. 그것도 좋겠어. 낄낄.


「위대하다고 했는가.」


그는, 내 대답이 채 나오기도 전에 다시 말을 잇는다. 제길. 그럴 거면 왜 묻는 체 한 거지? 아아, 원래 고귀한 존재들은 그래야하나.


「위대함이란, 어떠어떠한 이유를 가졌다고 해서 가지는 형용이 아니네. 위대한 것은, 그저 위대하기 때문에 위대한 것이지. 그런 의미에서라면, 나 같은 것은 전혀 위대하지 않아.」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장난 따위를!」


「자신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자기 자신일세, 테일러 군.」


「그리고, 태생적으로 비천한 녀석은 자기 비하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겠지요. 그렇지 않아요?」


노레스는 그 손을 들었다. 저기서 무지막지한 불덩어리들이 쏟아져 나오는 걸까, 라고 생각하며 죽음을 확인하는 순간.


「자네 말대로 세상은 결코 평등하지만은 않아. 불평등하지. 그래서 세상은 평등한 거네. 절대적인 것은 없으므로.」


어깨에서 묵직한 중량감이 느껴져 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셀론 씨의 손이다.


「……쳇.」


어울리지 않는다고요. 당신같이 절대적인 존재가, 절대성을 부정한다는 건.


「어차피 모든 것은 상대적이야. 나보다 무엇인가를 잘 하는 존재가 있다면, 그보다 더욱 잘 하는 존재가 있기 마련이지. 마찬가지로 나보다 무엇인가를 못 하는 존재도 있을 것이고. 그 앞에서 나보다 뛰어난 자들과 못한 자들의 절대량을 비교하는 것은 이미 무의미한 거네.」


「그렇다 하더라도!」


셀론 씨는 빙긋 웃었다. 으악. 이 소름은 왜 또 돋는 건데!


「또한, 모든 객체는 그 나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셈이네. 물론 책임의 절대량 또한 같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겠지. 드래곤의 본신을 실제로 본 적이 있나?」


「아뇨.」


「좀 많이 크지. 큰 만큼 질량 또한 늘어나게 돼. 그러니까 강한 거지. 이를테면, 그 책임과 권리라는 것 역시 크기와 같다고 볼 수 있겠지. 크면 강하지. 하지만 그만큼 둔중해.」


나는 진심으로 긍정했다. 확실히 아무리 봐도 셀론 씨는 둔중해 보인다. 내가 감탄어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자, 셀론 씨는 고무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게 아닌데 말이야. 킥.


「활을 쏘아붙였다고 해볼까. 작은 편이 여러모로 편하겠지. 솔직히 본신은 너무 커서, 도무지 피할 수가 없어. 큰 것이 되느냐 작은 것이 되느냐의 차이는 그걸세.」


「상대적인…… 평등입니까.」


「내가 느껴왔던 바로는, 그렇더군.」


후아. 숨을 크게 들이켰다.


「……고마워요. 셀론 씨.」


셀론 씨는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곤 의미심장한 미소. 뭐, 뭐야! 이 불길한 기운은!


「약속대로.」


「예?」


「자네가 어제 마셨던 술값은 받지 않기로 하겠네. 다만……」


다만? 잠깐. 어제 마셨던? 그럼, 오늘은 오늘이 아니라 내일이었던 건가? 악, 뭐야. 말이 꼬여버리잖아. 그러니까 결론을 내리자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셀론 씨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듣기 싫어!


「어제와 오늘, 자네가 사용한 펍의 숙박비는, 무엇으로 받는 게 좋을까.」


「여, 여보세요! 난 묵겠다고 한 적 없잖아요! 멋대로 재워놓고서는!」


그는, 예의 의미심장한 미소를 더욱 짙게 띄었다. 악악악악악!


「으음? 무슨 소릴 하는 겐가. 자네는 분명히 펍에서 자고 간다고 말 했었네만.」


「수, 술기운에 했을 지도 모르는 말이고, 난 기억나지 않아요!」


「자네는 성인(成人)이지. 술기운이라 하더라도, 한 말엔 책임을 져야 하는 법이잖나.」


……! 


하하, 이 게임! 내가 이겼다!


「아직 성인식 안했어요! 올해 치를 예정이긴 하지만!」


「그, 그런!」

 

 

 

#

 

드래곤 이즈 라지인가, 라지 드래곤인가 드래곤 라지인가 하는 질문에는 움찔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흑흑.

 

##

 

제일 중요한 겁니다. 패러디 아닙니다. 진짜로? (...)

 

###

 

입질 오는 것 보고 월척이로세- 하고 낚으려 보니 낚시대가 부서지는 경험이었습니다. ㅜ뱌ㅐㄹ;ㅣㅗㅁㄴ이;ㄹ뮨ㅇㄹ

 

####

 

뭐, 이 나이때야 다들 조금씩 그렇잖아요? 얕은 지식으로 뭐든지 자의(恣意)적으로 하고, 짧은 생각으로 나중에 후회할 판단을 내리고, 뭐, 그런 식의 안하무인 격의 행동들.

 

……저만 그런건가요?

『미르』
『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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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진담取中眞譚

   J가 죽었다고 했다.───이, 미친놈의 세상. 빙글빙글 돌고 있어. 이렇게 어지러우니 원 살 수 있었을 리가 없지. 아아, 그럼 나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이렷다? 으응, 그거 잘됐군. 마침 너무 어지럽던 참이라 조금 쉬었으면 했거든. 목소리가 들려 왔다. 이렇게 빙글빙글 돌고 있으니, 어느 방향에서 나는 소리인지 통 감조차 잡을 수 없었다. 어지러워. 왜 이렇게 돌고 있는 거──아, 나는 친구 장례식장에 들렀다가, 술을 사서, 소금을 뿌리는 것도 잊고선 거나하게 들이키고……. 아, 아냐! 내가 그런 게 아냐! 내가 J를 죽인 게 아냐! 차, 차가 죽였어. 나, 나는 그저 운전을 하고 있었, 는데. 사고야? 살다보면 사고쯤이랑은 여러 번 마주 차잖아? 똑같아. 사고였어.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밟았는데도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단 말이야! 그래, 브레이크에겐 귀가 없었어. 그래서 내말을 듣지 못했던 거야. 이럴 줄 알았으면 귀를 달아두었어야 했어. 거짓말.거짓말이 아냐.거짓말이 아냐? 사람을 치어놓고도 걸리지 않았어? 아는 사람을 죽이고서도 멀쩡하게 도망쳤다고? 봐, 그리고 나선 뻔뻔하게 장례식장에도 다녀왔어. 바보? 바보일 리가 있나! 그저 흔한 범인 불명의 뺑소니 사고로 끝났을 뿐이야! 눈물이야. 목소리는 웃었다. 응, 바보야.울었던 사람은 전부 바보야?응.왜?울 수 있으니까.그럼, 세상사람 전부가 바보야?응. 아직까지는 바보들의 세상인걸. 내 목소리였다. ## 하루같이 느끼는 것은, 아, 나의 사랑스런 개념들은 어드메의 달나라로 여행을 떠난 것이더냐……. 라는 것입니다. 흑흑.

  • 『미르』
  • 2006-09-23
질문

질문  행인 1에게 이 사진을 보여준다. “예?”  “비싸 보이는구먼.” “이 풍경이 어떤가요?” “이 두 눈으로 확인해봐야겠군. 이런 합성사진따위, 내가 못 알아채리라 생각한거요?”“이 풍경이 어떤가요?” “예전에, 이상이라는 시인이 살았습니다.” 행인 5에게 이 사진을 보여준다. “그렇죠?” “아뇨아뇨. 진심이 나왔던 것뿐이니까, 신경 쓰실 필요 없어요.”    

  • 『미르』
  • 2006-09-13
그 방

  # 0.────그 위에 떠 있는 이지러진 조각 달. 남자는 싸늘한 웃음을 흘렸다.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워져 있는 담배꽁초는 숨 가쁜 비명을 토해내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에 염증을 느낀 남자는 담배꽁초를 조애(阻隘)한 골목길 사이로 집어던진다. 실상, 골목길이라기보다는 그저 건물과 건축물의 틈새라는 쪽이 보다 정확한 표현일 터다. 남자는 웃었다.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손에 쥐고 있던 비닐봉투를 풀어헤쳐 방안에 늘어놓는다. 라면, 라면, 라면, 라면, 컵라면……. 마지막으로 빠져나온 핫초코 분말 통을 제외한다면 모조리 라면 일색이다. 그는 무심한 손놀림으로 그것들을 찬장에 아무렇게나 집어넣었다.  그 남자 두 명은 서로가 상대의 '형님'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동안 티격태격하더니 어느 순간 둘 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익숙하다는 것 같은 태도들로 미루어 이런 일이 빈번히 일어나는 듯하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침묵하며 게임 화면을 띄운다.컴퓨터가 거친 비명을 쏟아낸다. 컴퓨터의 본체는 한쪽 면이 뜯겨져 있어서, 안에 품고 있는 여러 내장들이 그로테스크하게 엉키어 있는 것을 쉬이 확인할 수 있다. 부품들의 관리는 꽤 세심하게 하고 있는 모양인지, 제작사가 다른 여러 부품들에 끼어 있는 먼지란 찾기가 쉽지 않았다. 컴퓨터가 놓여있는 주변 환경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방은 하나의 방 치고는 넓다면 넓은 편으로, 열 평 남짓으로 보이는 이 원룸은 주인의 청결의식을 의심케 할 만큼 엉망진창이었다. 예외를 찾는다고 한다면, 예의 컴퓨터와 저 구석에 쌓여있는 책 더미들.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너절히, 그러나 차곡차곡 쌓여있는 것으로 보아 자주 손이 가는 장소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옆에는 이불이 엉망진창으로 구겨져 있고, 중간에 책갈피가 끼워져 있는 책 한권이 이불 속에 파묻혀있다.  남자는 기지개를 펴며 그렇게 중얼거렸고, 그 옆에서 같이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고 있던 짧은 스포츠형 머리를 한 남자, 창우는 피식 웃음을 흘린다.  “낄낄. 아, 난 여기서 잘래. 피곤한걸. 이서현, 아무리 그래도 너도 적당히 해.”  “뭐, 그렇다면 그런 거고.” “이거 이거, 몸도 예전 같지 않다니까.”  # 2. 흘러내린 안경을 다시 치켜 올리고, 습관적으로 콧잔등을 긁는다. 그러나 서현의 독백은 컴퓨터 옆에 달려있는 조그만 스피커에서부터 흘러나오는 요란한 소음에 산산이 바스라진다. 서현은 그에 저항하려는 듯, 다시금 입을 열었다. 그의 아바타는 쉴 새 없이 '적'들을 도륙했다. 그리고 죽었다. 거의 울릴 일이 없는 전화벨 소리가 요란하다. 창우는 아까 방구석에 마련된 좁은 잠자리로 걸어간 뒤로 벌써 세 시간째 자고 있었고, 컴퓨터 앞에 앉은 채 책을 읽고 있는 서현은 도무지 자리에서 일어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잘못 걸려온 전화이리라. 서현은 그렇게 단정 짓고는 읽던 책에 몰두했다. 전화는 곧 끊겼다. 서현은 피식, 하고 웃음을 흘린다. 금방이라도 그것 봐,

  • 『미르』
  • 200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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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드래곤 이름이 라지인건가요..? < 앤 또 딴소리다

    • 2006-10-23 20:46:28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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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푸하하...... 드래곤 라지......!

    • 2006-10-22 04:25:51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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