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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하지
  • 작성일 2006-06-06
  • 조회수 156

 


 쥐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쥐는 뭔가가 두려운 듯 콧등을 조금씩 움직이며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여기가 어딜까? 쥐의 앞에는 쥐의 몸 크기보다 조금은 작은 구멍이 뚫려있다. 쥐는 뒤로 움직여 보지만 곧 꼬리가 딱딱하고 차가운 것에 닿는다. 나는 어딘가에서 떨어진 것일까 아니면 원래부터 여기 있었던 것일까? 쥐는 잠시 고민한다. 그러다 곧 잊어버린다.


 “에에에 엣취!! 뭐냐?  음음 휴우... 아침인가? 에에에 엣취!! 빌어먹을.”

 여느 날과 다름없이 나는 불평을 하면서 일어난다. 그리고선 시계를 쳐다본다. 시계는 멈춰져 있다. 아.. 이미 깨진지 오래였지! 나는 창 쪽으로 몸을 돌린다. 창은 반쯤이 커튼에 의해 가려져 있다. 반쪽짜리 창에서 빛이 새어나온다. 아침인지 낮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단지 빛이 얼마나 많이 들어오고 적게 들어오느냐에 따라 어림짐작할 따름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아까 쓴 ‘여느 날과 다름없이’도 신뢰할 수 없는 표현이다. 난 이미 시간 감각을 잃어버린 지 오래여서 어제가 오늘일지 모르고 오늘이 어제였을 지도 모른다. 언제부터 여기있게 되었는지 조차 알 수가 없다. 하긴 별 상관없다. 내 방에서는 내가 기준이니까. 왠지 반쪽짜리 창이 거슬린다. 나는 일어서서 신경질적으로 커튼을 쳐 버린다. 커튼을 쳐버렸지만 아직 뭔가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낮은 탁자위에 있는 손때가 잔뜩 묻은 컴퓨터를 내려 보았다.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발가락으로 본체와 모니터를 켠 후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조바심이 내 가슴을 두방망이질 쳤다. 뭔가 라도 하지 않으면 돌아버릴 것 같다. 아니, 이미 돌아버렸을지도 모르지만..


 쥐는 조심스럽게 앞발을 움직이다 멈칫한다. 그는 움직이고 싶어한다. 이 곳에서 나가고 싶다고 ‘생각’을 한다. 몸이 근질근질하다. 몸은 준비되어 있지만 마음은 망설인다. 그는 움직이고 싶지만 이 곳에서 나가버리고 싶지만, 나가면 안 된다,라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은 것을 계속 머릿속에서 되새긴다. 


 컴퓨터 모니터에 화면이 뜬다. 일단 마우스를 원모양으로 휘휘 돌린다. 화면에 포인터도 같이 돌아간다. 나는 포인터의 현란한 움직임에 눈을 고정시킨다. 눈의 초점이 점점 사라진다. 나는 나도 모르게 마우스를 더블클릭 했다. 그러자 창이 하나가 뜨고 동영상이 실행된다. 언젠가 받았던 애니메이션이다.

이 만화에서는 슈퍼맨 같은 남자가 어떤 마녀의 저주를 받아서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여자를 사랑하게 되고 여자는 슈퍼맨이 돈 잘 벌어다 줘서 성형수술 많이 해서 엄청 예쁘게 변해서 둘이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였다.......... 하~

 나는 모니터를 꺼버리고는 옆으로 누워버렸다. 두 눈이 초점을 잃어 멍하다. 다시 조바심이 났다. 나는 두리번거리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나는 보이지 않는 곳에 시점을 고정 시키고 손을 내밀어 무형의 물체를 더듬었다. 잡힐 듯 말 듯 잡히지 않았다. 나는 손을 점점 밑으로 내렸다. 어느 샌가 딱딱한 물체가 잡혔다. 나는 그 것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쥐는 가만히 있었다. 가끔 수염을 바들거리며 떨 뿐이었다. 쥐는 자기 앞에 있는 구멍을 응시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구멍에는 아주 얇은 막이 쳐져 있었다. 쥐는 감히 앞으로 나갈 시도를 하지 않는다. 단지 가만히 구멍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한다, 깜안 눈동자는 그가 느끼는 것이 쾌락인지 괴로움인지, 알 수 없게 만든다. 잠시 후 고약한 냄새가 쥐가 있는 곳에서 진동했다.


 끝났다. 나는 숨을 헐떡였다. 키보드위의 희멀겋고 끈적거리는 액체가 처치곤란이다. 그 것을 조심스레 닦고 나자 뒤 늦게 허무감과 피로감이 온 몸으로 밀려와 아직 개지 않은 이부자리에 엎어져 눕는다. 머리가 어지럽다.

 딸깍, 딸깍, 딸깍, 딸깍

 어디선가 딸깍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디선가’라고 하지만 사실 나는 이 소리가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잘 알고 있다.

 철컥

 쾅

 나는 반쯤 오른쪽으로 몸을 뒤집는다. 문 앞에는 비빔밥이 들어있는 양푼과 숟가락, 그리고 종이 한 쪼가리가 놓여 있었다. 나는 문 앞으로 가서 자물쇠를 다시 하나하나 다시 잠갔다. 분명히 안으로 잠갔는데 어떻게 푸는지 모르겠다. 뭐 어떠랴. 나는 종이 쪼가리를 집어 들었다.


 -親 死亡-


 나는 이 글을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양푼을 집어 들고 어떠한 감정도 없이 밥을 퍼먹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밥풀이 많이 흘렀다.


 쥐는 심심한지 자기 꼬리를 물고 몇 시간 째 돌고 있었다. 그러다 꼬리를 물고 있는 입을 풀고는 거꾸로 나동그라진다. 쥐는 구멍을 노려본다. 그리고 천천히 다가간다. 쥐의 코가 구멍으로 닿으려는 순간 쥐는 순간 엄청난 공포심을 느꼈다. 금지된 행위를 하는듯한 느낌 ... 쥐는 다시 꼬리를 물고 빙글빙글 돌았다.


 배가 불렀다. 매운 것을 먹어서 그랬는지 코가 찡하면서 자꾸만 헛구역질을 했다.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또 다시 무형의 물체를 향해 손을 뻗고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시 수음을 할 생각은 없었다. 그 허무함과 무력감을 다시 맛본다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나는 뭔가를 잡으려는 모양으로 손을 이리저리 휘둘렀다. 에취!

 에취 에취 에취!

 몇 차례 재채기를 한 후 나는 뭔가 잃어버린 듯 순간 두려워졌다. 마치 재채기 때문에 혼이 빠져나가 버린 것 같았다. 끈적한 침 냄새가 내 주변을 떠다닌다. 눈앞이 아찔했다. 나는 비틀거리다가 어느새 환기구 앞에 있었다. 환기구에는 이상한 냄새가 흘러 나왔다. 나는 뭔가에 홀린 듯 오른손 검지를 천천히 환기구 속으로 집어넣었다.


 쥐는 겁을 먹었다. 어느새 분홍빛 물체가 막을 뚫고 들어와 쥐의 앞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쥐는 상당히 동요하고 있었다. 그 분홍빛 물체는 꿈틀거리면서 쥐에게 점점 다가왔다.  분홍색 물체가 그의 코에 닿자 쥐의 두려움은 이미 최고조에 달아 있었다. 그래 그에게는 한 가지 방법 밖에는 없었다.


아악!

 나는 손가락을 부여잡고 뒤로 넘어지고야 말았다. 눈앞이 나의  환기구에 손가락을 집어넣은 지 얼마 안 되어 손가락 끝에 날카로운 통증이 온 것이었다. 손가락 끝에서는 피가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통증은 계속 내 손가락을 들쑤셨다. 얼마간은 정신이 혼란스러웠지만 왠지 정신은 계속 맑아지는 것 같았다. 나는 달아올랐다.

와아!

 나는 탄성을 지르면서 손을 바닥을 위로 향하게 하여 힘차게 뻗었다. 손가락 끝의 피가 방울방울 져서 떨어지는 모습은 가히 가관이었다. 핏방울이 떨어져서 사방으로 튀기는 과정이 내 눈앞에 슬로 모션처럼 보였다. 이 매혹적인 풍경에 나는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몸에서 나른함이 사라져가고 눈앞이 점점 또렷해졌다. 나의 몸에서 나온 새빨간 액체는 어두운 방에서 찬란한 빛을 발했다. 아 그러고 보니 방이 어둡다. 나는 창문으로 다가가서 커튼을 조금 열어 제친다. 환한 빛이 창문을 넘어 들어온다. 여느 때와는 달리 이 빛이 참 포근하게 느껴진다. 왜 내 손가락에서는 피가 난 것일까? 후.. 상관없었다. 나는 부드러운 빛을 묵묵히 온 몸으로 받아들였다.


 쥐는 상당히 어지러운 상태였다. 혀에는 찝질한 맛이 묻어있었다. 막이 뚫렸다. 하지만 그리 섣불리 움직이지는 않았다. 바깥의 빛이 쥐에게로 들어왔다. 쥐는 서서히 구멍으로 다가갔다.


 툭툭

 철컥

 철컥

 철컥


 익숙한 소리, 하지만 이번엔 좀 더 과격했다. 나는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문에 걸린, 분명히 안으로 잠갔던 자물쇠가 하나하나씩 풀리기 시작했다. 나는 창문의 커튼을 황급히 치고선 옆에 있던 탁자를 밀고나가 문 앞을 막았다. 포근한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이 뇌 속을 후비고 있었다. 자물쇠가 하나가 아직 덜 풀려진 상태였다. 나는 그 자물쇠를 부여잡고 문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문은 심하게 덜컹거렸다. 자물쇠도 제멋대로 움직이려고 했지만 내가 손에 꽉 쥐자 잠잠해졌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나는 힘이 점점 떨어졌다. 문 저편에서 나와 대치하는 누군가도 점점 힘이 빠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을 쯤에 강력한 충격이 나를 덮쳤고 나는 뒤로 나가 떨어져 데굴데굴 굴렀다.


 쥐는 드디어 구멍 밖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눈이 부셨다. 구멍 안과는 다른 공기가 쥐의 머리 부분을 감쌌다. 쥐는 당황한 나머지 앞발을 마구 휘둘렀다. 상반신은 뜨겁고 고통스러웠다. 쥐는 안간힘을 쓰다 결국 구멍 안으로 다시 들어가게 되었다. 쥐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다신 밖으로 나갈 생각은 하지 말자.


 드디어 자물쇠가 하나 풀리고, 문이 열렸다. 문 바깥은 검다. 모든 빛을 반사하듯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나의 손에는 작은 망치가 하나 들려 있었다. 무언가가 나온다. 어둠 속에서 천천히...

‘ 손? ’

 손이다. 하지만 사람 손이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을 정도로 크다. 그리고 ...... 붉은 빛의 갈색을 띈다. 핏 빛.. 나는 망치를 들고 쳐야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인다. 그 것은 어느 때에도 느낄 수 없었던 정말 절망적인 기분이었다.

 ' 이건 아니다.'

 나는 마음속으로 외친다.

 ' 이건 아니다.'

 ' 이건 아니다.'

 ' 이  건   아   니   다....'

 나는 소리지르고 싶지만 소리지르지 않는다. 두렵기 때문이다. 이 것이 , 실체가 되어 내 살에 맞닿는 것이 두렵다.

 손은 점점 방안으로 미끄러져 들어와 어느새 내 앞에까지 온다.

손은 나의 다리를 짚더니 순식간에 나의 얼굴을 향해 덮쳐온다. 하지만 그 것은 내 얼굴에 도달하지 못한다. 빠각! 하는 소리가 난다. 나의 망치는 이미 중지 손가락을 부러뜨린 후다. 내가 제 2격을 가하려고 하자 손이 망치를 쳐낸다. 그리고 나의 얼굴을 만진다. 아주 부드럽게... 그 것은 나를 감싼다. 나는 순식간에 그 손가락을 깨물어 버린다. 나는 망치를 들어 그 것을 내려친다. 문 밖으로 몰아낸 후 순식간에 문을 잠근다. 


쥐는 부르르 떤다. 쥐에 눈에는 물기가 어려있다. 이 것은 대 실망이다. 다름은, 새롭기보다 두렵기 만하다. 그에게는 선택권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두렵다.

 

 온 몸이 쓰렸다. 움직일 때는 더 심했다. 나는 내 오른손을 보았다. 피가 이미 갈색으로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붉은 빛 갈색이다. 나는 입가에 실없는 미소를 지었다. 나는 고개를 조용히 떨구었다. 시선이 허공을 휘젓다. 낯익은 종이 조각에 닿았다.


-親 死亡-


눈에 물기가 어렸다. 곧이어 굵은 눈물방울이 내 볼을 타고 흘렀다. 나는 눈물을 닦을 수 없었다. 눈물은 볼을 타고 내려와 입으로 들어갔다. 찝질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무력한 모습으로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영원히 이 순간이 지속 될 것 같았다.


순간 눈에 불이 확 들어왔다.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왼손으로 망치를 들고 있었다. 나는 오른손을 바닥에 놓고 망치를 높이 치켜들었다. 이빨이 덜덜 떨리면서 눈물이 마구 흐른다. 나는 오른손을 내려친다. 한 번. 두 번. 세 번..... 

 아프다.

 쾅 

 아프다.

 쾅

 아프다.

 빠각

 아프다.

 빠각

 아프지않....

 아프지 않....

 아프지 않아!!!!!!!!!!!!!!!!

 나는 고통과 희열이 섞인 비명을 지른다. 나의 오른손을 거의다 짓뭉개 버렸다. 너덜너덜 한 것이 내 것이 아니다.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 부족하다. 부족해!!!!!!!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이 눈에 훤히 보인다. 나는 환기구 쪽으로 다가갔다. 망치를 버린 손은 이미 환기구 속에 집어넣은 뒤였다. 물컹한 물체. 손을 빼서 보니 쥐였다. 왠지 알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쥐는 아무런 반항없이 내 손가락에 딸려나왔다. 눈은 이미 박제된 유리구슬.  나는 쥐의 꼬리를 잡아 거리낌 없이 창문을 열어 바깥으로 던져 버렸다. 잠시 환한 빛이 나의 눈을 파고들었다. 이제는 포근하지 않은 단지 날카롭기만 한 빛. 나는 창문을 재빨리 닫은 다음 커튼을 쳤다. 그리고 망치로 탁자부터 내리쳤다. 나는 내 주변의 물건들을 마구 부수기 시작했다. 나는 망치를 내려칠 때마다 흥분과 공포심이 섞인 감정이 조금 조금씩 일어났다. 컴퓨터의 본체도 거의 다 부수고 컴퓨터 모니터를 내리치기 전 모니터 화면에 언뜻 나의 얼굴이 비춰졌다. 고통에 찬 얼굴에는 잔인한 웃음이 지어져 있었다. 나는 기합을 넣고 망치를 휘둘렀다. 마침내 모니터까지 깨부수고 말았다.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나는 이제부터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나는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 망치로 내 머리를 겨냥해 힘껏 휘둘렀다. 망치는 내 머리카락 끝을 스쳐지나갔다. 망치는 중력의 법칙에 의해 내 발가락 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아프지 않았다. 나는 울었다. 어미를 잃은 아기 짐승처럼 서럽게, 서럽게 울어댔다.


 쥐는 떨어지고 있었다. 눈이 환한 빛 때문에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뜨거운 열기가 쥐의 온 몸을 휘감았다. 그 것은 쥐의 적응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쥐는 고통스러웠지만 소리를 지르지는 못했다. 뜨거운 빛과 열기가 쥐를 서서히 녹여갔다. 그 와중에도 쥐는 이렇게 생각했다.

“ 너무나, 당연한, 이 것이 가장 나을지도.”

쥐는 뇌도 녹기 시작해 단편적인 단어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쥐가 땅에 닿았을 즈음에는 이미 뼈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 뼈마저 녹아 없어졌다. 쥐가 있었던 자리에 햇빛이 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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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 수정 합니다 ^^

하지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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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지
  • 2006-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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