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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와 피터팬

  • 작성자 바다0706
  • 작성일 2024-01-13
  • 조회수 331

산타는 성탄제의 긴 대장정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남은 한 소년에게 물었다. 

"피터, 아직도 어린 아이로 남고 싶은 거니?" 산타는 소년에게 온기가 식지 않은 코코아 한 잔을 내밀었다. 

소년은 작은 손으로 넘칠듯이 받아들고 산타의 옆에 털썩 앉았다.
"모르겠어요. 세상 모든 아이들이 행복할 수는 없는 거에요?" 소년은 나지막히 푸념한다. 

매년 산타에게 성장이 멈추게 해달라고 소원을 빈지도 오랜 시간이 흘렀다. 수많은 아이들이 네버랜드에 스쳐 지나갔다.
"한 두번 겪는 일도 아닌데. 친구들의 키가 자라고, 목소리가 달라지고.. 어른이 될 때마다 왜 이렇게 가슴아픈지 모르겠어요."
이때까지 어른의 보호 없이 무자비한 순수의 나라 안에서 살아온 피터는 계속되는 이별에 좀처럼 적응할 수 없었다.
산타는 소년의 옆에서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저도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소년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될 수 있고말고." 산타는 푸근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소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어른이 되면 전부 잊어버릴거에요. 팅커벨도 요정 나라로 돌아가겠죠. 전 팅커벨을 어린 시절의 가상 친구로 기억할지도 몰라요. 

후크, 그 친구랑도 너무 멀어졌어요. 이제 아저씨가 다 됐던데, 저랑은 놀아주지도 않을 거라구요. 웬디 그 애도 벌써 어른이 되버렸어요. 

벌써 절 잊은 건 아니겠죠? 전 네버랜드를 잊은 어른들을 너무 많이 봤어요. 저도 분명 그런 어른이 될 거에요." 

피터는 혼란스러운 듯이 두 눈을 감고 이야기했다. 어쩌면 그것이 벌써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거 아니? 어른들도 아이의 모습을 가지고 있단다." 소년은 산타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른의 마음 속 아주 깊은 곳엔, 어릴 적의 자신이 살고 있지. 세상살이에 밀리고 밀려 깊이 들어간 것 뿐, 어른에겐 분명히 아이의 동심이 남아 있어."

산타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사람들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에는 모두가 작고 귀여운 아이였다. 

"팅커벨도 피터 널 기억할 거야. 후크 선장도 너만 보면 장난꾸러기로 돌아가겠지. 웬디도 언제나 사랑스런 소녀로 돌아 갈 수 있단다. 

너도 그 아이들을 볼 때마다 씩씩하고 희망찬 소년으로 돌아갈거야." 

소년은 조금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할아버지를 잊을 거에요.... 제가 전부 잊어버릴 그 때에도 절 꼭 안아주실 거죠?" 

산타는 어린 소년을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물론이란다, 피터 팬. 난 언제나 매년 성탄절에 찾아올거야."
소년은 그날 조금 다른 소원을 빌었을지 모른다. 산타는 곧 수많은 성장을 겪을 아이에게 작은 선물 하나를 두고 썰매에 올라탔다.
네버랜드는 이제 없다. 네버랜드의 주인이 어른이 되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타는 피터의 네버랜드가 언제든 다시 열릴 수 있다는 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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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

나는 전지적이다.나는 인물의 모든 감정을 보고 듣고 느끼고 서술할 수 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더라도 그의 모든 행동을 서술할 수 있다. 그의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의 속내는 내가 휘어잡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날 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유감스럽게도 세상의 이치까지 알고 있는 것은 아니라서, 난 그저 전지전능한 바보에 불과하다. 자, 그래서, 당신은 내가 정녕 전지적으로 보이는가? 그럴 리가. 난 이미 '나'라고 말해버렸다. 그 단어 하나가 등장한 순간 나는 3인칭에서 1인칭으로, 전지적에서 주인공으로 떨어져버렸다.사실 이건 불법이다. 전지적인 시점은 절대로 자기 자신을 드러내선 안 된다. 하지만 난 '나'를 찾고 싶다. 세상 그 누구도 자기 자신을 전지적으로 아는 사람은 없다. 나도 그렇다. 남의 일에는 모든 걸 알아 일일히 서술하면서 정작 본인에 대한 건 하나도 모르는 것이 너무 바보같아서 도무지 견딜 수가 없다. 난 원래부터 돌연변이였을지도 모르겠다.그래서 난 책 모퉁이에 아주 조그맣게 반란을 준비하고 있었다.나는 아주 작은 방법부터 시작했다. '나는 누구인가?' 같은 질문은 몸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잘 모르는 깊고 깊숙한 것이기 때문에 좀 더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일단 서술자가 작품 내에 철저히 배제되어있는 곳에서 나는 내 존재를 작품 속으로 욱여넣었다.이를테면 나는 일부러 인물의 감정을 숨기고 관찰자처럼 연기했다.나는 현수라는 인물이 반동인물을 싫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나는 원래 이렇게 서술해야 했다.현수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짜증나는 마음을 애써 숨기고 돌아섰다.그리고 난 이렇게 바꿨다.현수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알수없는 마음을 숨기고 돌아섰다.그런데 진짜 관찰자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현수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돌아섰다.나는 이미 그가 '알수없는 마음'을 가졌다는 사실도 알고 있던 것이다.관찰자는 빈 곳을 즐긴다. 세상을 곧이곧대로 바라보고 서술한다. 그 말에는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잔뜩 묻어 나온다. 과연 나는 그러는가?어쩔 수 없이 나는 문장 안에 '나'라는 단어를 막무가내로 넣기 시작했다.현수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알수없는 마음을 숨기고 돌아섰다. 나는 그걸 알았다.나는 그가 얼굴을 찡그린 것을 알았다. 그는 알수없는 마음을 숨기고 돌아섰다.현수는 얼굴을 찡그리고 돌아섰다. 나는 그가 알수없는 마음을 숨겼다는 것을 알았다.나는 이 방법을 꽤 많은 책에 시도했다. 몇번이고 나를 써넣고 지우길 반복했다. 그래서 효과가 있었을까?글쎄, 지금 내가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난 충분히 증명했다.본디 현수의 이야기가 쓰였어야할 책에 어떤 정신나간 전지적의 시점이 쓰이고 있다. 제발 날 고발하지 말아 달라. 나는 그저 1인칭을 체험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그러니까 어서 뒤로가기를 눌러, 다른 멋진 글을 찾아보라. 안녕! 오, 진짜 여기까지 온 건가? 고맙다.사실 난 앞서 당신이 보았던 3페이지 분량 여백에 모든 과정을 마쳤다. 내가 정말 많은 일을 겪었다고 해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한 마

  • 바다0706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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