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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사랑과 사회. (정이현)

  • 작성자 백년어 물고기
  • 작성일 2013-08-17
  • 조회수 1,531

낭만적 사랑과 사회 (정이현) 리뷰

 

 

낭만적 사랑과 사회는 대부분이 현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었다. 단지 여성이 화자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낭만적 사랑과 사회는 여성이기에 겪을 수 있는 일들과 여성들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런 이야기들을 정이현만의 유쾌하고 날카로운 문체로 풀어나가고 있다.

 

모든 에피소드들이 다 재밌고, 훌륭했지만 그 중에서도 두 가지의 에피소드가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잊히지가 않는다. 바로 표제작인 낭만적 사랑과 사회와 순수였다.

 

먼저 낭만적 사랑과 사회는 정이현의 장편 ‘달콤한 나의 도시’와 많이 닮아있었다. 눈앞의 상황을 풀어나가는 주인공의 서사가 너무 유쾌해 읽는 도중에 간간히 웃음이 터져 나왔다. 사실 이 책의 모든 에피소드들은 달콤한 나의 도시와 닮아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낭만적 사랑과 사회는 주인공의 연애관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어 읽자마자 달콤한 나의 도시가 오버랩 되었다. 남자의 집착적인 연애관과 자그마한 차이에서 오는 트러블까지도 닮아있었다. 결말에서 철저한 준비아래 숭고하게 치러진 섹스는 여자와 남자모두의 기대에서 빛나가고 만다. 그리고 결국은 남자가 건넨 명품백이 진짜 짝퉁인지, 가짜 짝퉁인지만을 고뇌하게 하는 상황을 낳는다. 결국 주인공이 마지막에 말하고 있는 ‘나는 그를 정말 사랑한다.’는 결국 거짓인 것이다.

사실 그녀의 섹스에 관한 가치관은 남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 스스로의 생각이다. 그녀는 섹스에 관한 십계명을 지니고 있으며 친구의 원치 않은 임신에는 차가운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정작 자신에게 닥친 상황에서는 결국 상대를 낯설게 느끼고 마는 것이다. 결국 여러 남자들을 만나고 다니는 그녀이지만, 그토록 자신 있던 섹스 앞에서는 무너지고 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흥미로웠다. 남자 고등학생인 나로서는 알지도, 이해할 수도 없는 현대여성을 적나라한 모습이 아직도 머릿속을 휘젓고 다니고 있는 것만 같다.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순수이다. 순수는 세 명의 남편을 잃은 여자가 자신의 인생을 서술하고 있다. 이 에피소드가 유독 기억에 남는 이유는 주인공이 너무나 많은 우연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가 읽었던 소설은 현실성을 잃지 않기 위해 많은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 하나의 우연에 현실적인 일들이 따라오기 마련이었지만, 이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살면서 한 번도 겪기 힘든 일은 세 번이나 겪고 있다. 그것도 병이나 사고로 인한 죽음이 아는 누군가에 의한 살해다. 실로 주인공은 엄청난 우연들을 맞이하고 있다. 나는 그동안 주인공이 많은 우연을 겪게 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느껴왔다. 하지만 순수를 읽는 내내 다음 남편과 이뤄질 생활이 궁금할 뿐, 주인공의 스펙터클한 인생에 대한 의심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리고 작품해설을 읽을 때서야 이것이 정이현작가의 힘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순수의 진정한 면모는 결말에서 나타난다. 모든 이야기가 끝난 후, 여자는 스스로 좀 더 강해지고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건경위를 모두 말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직전, 쓸쓸하게 말한다. ‘한밤중에 여자 혼자 빈집의 문을 따고 들어가는 건 퍽 위험하고 또 쓸쓸한 일이니까, 그러니까 말이에요.’ 라고. 여기서 여자는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당하게 스스로 강해질 것이라고 말하는 슬픈 운명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구절의 모순들을 두고 오랫동안 고민해야 했다. 주인공은 과연 스스로 좀 더 아름다워지고 강해질 수 있을까?

백년어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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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년어 물고기
  • 201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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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년어 물고기
  • 201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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