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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논술은 악재다.

  • 작성자 유현우
  • 작성일 2012-08-27
  • 조회수 865

 이번 주 중앙일보의 언론플레이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연일 대입 논술 난이도가 너무 어려워 졌음을 꼬집으며 무려 11장의 지면을 배치하고 사설까지 작정하고 써내었기 때문이다. 21일 화요일엔 1면에 실은데 이어 이튿날 대학이 중앙일보의 사견을 수렴했다는 기사를 1면에 내건 중앙일보의 언론 플레이는 가히 놀랍다. 이것은 4일간 각 대학들을 돌며 매일 대입논술을 주제로 인터뷰를 다녔다는 말이 된다. 안 그래도 쉬운 수능으로 이번 13학년도 대입논술은 각축전이 벌어지리라 예상해 이에 대해 써볼까 했었는데 중앙일보가 올해 논술 시험이란 불에 끼얹은 기름에 대해 제대로 분석해보자.

 

 우선 중앙일보는 앵거스 그레이엄, 윌 킴리카 등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사상가들의 저서, 그리고 SSCI급 논문들이 지문으로 쓰이고 있다며(중앙일보는 SSCI라는 단어를 여러 번 언급할 정도로 상당히 강조하는데, 논술의 개념어들이 어렵다 비난하면서 ‘사회과학논문인용색인’이란 단어를 반복한 의도도 잘 모르겠다.) 서강대학의 논술지문을 뽑아놓고 국립국어원에 의뢰해 번역투 비문을 조목조목 들쑤시고 너무 어려워 고교생이 이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었다. 그러면서 “교수인 나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경희대 국문과 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실었다.

 이런 상황에서 강남 학원가로 가서 학생 인터뷰를 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행동이었다. 학교에선 논술을 대비하기 어려워 대치동 논술학원으로 왔고, 제발 지문이 쉬워졌으면 좋겠다는 푸념 따위는 애초에 들을 필요가 없다. 교수들도 듣도 보도 못한 사상가들이 나오는데 어찌 학원에서 가르칠 수 있겠는가. 학원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수비영역에 들어와 있는 논술 문제와 만나고 싶고 학원생의 입을 통해 자신들의 배를 채울 수 있는 방법을 말한 것을 중앙일보가 좋다고 받아들이다니 조금 과장하자면 어디 뒷돈이라도 받았는지 조사가 필요하다 할 수 있다.

 

 논술에 있어 어려운 지문이란 다다이익선(多多而益善)이다. 성균관대학의 양정호 교육학과 교수는 학원에선 “존재=니체, 자살=뒤르켐”과 같이 가르치므로 논술지문이 어려워져야 함을 주장했는데 나는 이 말에 극히 동의한다. 중앙일보는 근본적으로 논술고사가 왜 존재하는지 무시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논술전형을 정시로 입학 가능한 학교보다 한 단계 높은 학교를 가기 위해 응시한다. 대학 측에서 볼 때 자기네 학교의 기준(소위 ‘클래스’)에 맞지 않는 학생들이 유입 될 소지가 다분하단 말이다.

그렇다면 논술고사는 왜 실시하는가? 논술 시험은 학생들이 장차 대학에 진학한 후 만나게 될 여러 논문들과 난해한 고전들-개중엔 듣도 보도 못한 것이 속할 수도 있는-을 독해 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고 그 능력이 있는 자를 합격시키는 제도다.

 추천도서에서 지문을 내지 않았다 힐난하는 것도 어이없는 주장이다. 하나의 대학에는 약 60여개 이상의 학과가 있다. 그러니 비인기학과에서도 3명씩의 권위자가 있다 가정해보면 그 수가 200명이나 된다.(60 X 3의 ^값) 비교적 알려진 철학을 예로 들자면 공자, 마르크스, 플라톤 정도로 정말 수박 겉핥기만 한 것이 대학들의 추천도서이다. 대학들이 추천도서를 선정할 때 논술을 쉽게 풀라고 선정한 것이 아니고 향후 대학 진학하고 넓은 교양으로 학습을 수월하게 하려는 의도로 선정한 것이다. 물론 고교시절 ‘수박 겉핥기’수준의 고전을 읽지 않은 학창시절을 거쳐 성인이 된 이들이라면 선정도서들 역시 어려울 것이다. 워낙 학문의 분야가 다양하고 수많은 권위자들이 있다는 점과, 한국의 독서풍조로 미루어 볼 때 최혜실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의견도 이해해 줄 순 있다. 그렇지만 스카이대학들의 추천도서에서 논술지문으로 활용되지 않은 것을 비난하다니 이는 가당치도 않은 일이다. 만일 대학 논술시험이 교과서 수준의 지문이 나오고 추천도서들 사이에서 지문이 나온다면 강남 대치동의 쪽집게 논술 쌤이 “찝어준” 요약본만 달달 외우면 자신이 대학 진학 후 전공서적들을 독해함에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하는 능력이 있는 양 과대포장된 인력들이 나올 수 있다. 논술고사가 상급학교 진학 후 전공 교재 속 문장을 이해하고, 비슷한 수준의 어려운 참고도서들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하는 것임을 똑똑히 기억하자.

 그런 의미에서 교과서 수준의 논술 지문으로 평가하겠다고 쌍수들며 항복한 이화여대 입학처 이용하 부처장의 모습은 한없이 안쓰럽다. 과연 이분이 논술고사의 목적을 알고는 있는 것인지, 입학사정관제처럼 근래에 생긴 것이 아닌 그저 전통적인 입학 전형 방법 중 하나였으니 아무 생각 없이 시행해 오신 것은 아닌가 싶다. 덧붙여 이해가 어려운 논술지문에 대해 말해보자면 중앙일보는 왜 국립국어원에 지문의 난이도와 문법을 의뢰했는지 나는 매우 궁금하다. 나는 그 글이 이해 가능성이 작가의 국어 사용능력에 달려 있었다고 본다. 원전을 쓴 작가 일 수도 있고, 그것을 번역한 사람일 수도 있으며, 각 대학의 교수들의 국어사용능력이 미흡한데서 기인한 것일 수 있단 말이다. 교수 역시 원전을 그대로 담지 않고 약간의 편집 과정을 거쳐 문장을 약간 고치거나 중략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 때문에 역시 용의자가 된다. 그러나 이 문제 역시도 고교생인데 어느 책을 쥐어주건 이를 독파해내고 글의 요지가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는 학생을 찾는 과정이 논술시험이기에 영어 원본을 던져주든 비문이 잔뜩 섞인 번역문을 줬든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독해해내기 어렵다는 주장의 여러 인터뷰 내용은 지면을 채우기 위한 가납사니에 불과했다. 화자도 참으로 다채롭다. 각 대학교수, 성수고 교사, 강남구 이모양, 교육시민단체 대표 등등 정말 부질없는 인터뷰를 양만 실컷 늘려놓곤 언론플레이를 하는 중앙일보의 주장들이 얼마나 터무니없는가 살펴보았다. 조금만 꼬아서 생각해 봤으면 그 허점을 알 수 있었을 텐데 고려, 연세, 서강, 성균관, 이화, 중앙, 한양대 등의 7개의 명문 학교가 자존심도 없이 즉각적으로 문제를 잘못 내어 온 것 같다며 인정할 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학원가에서 이 일곱 학교들을 싸잡아 놓고 특강대비반을 만들어 낼 테고 이에 따라 예년보다 수험생이 몰릴 것은 뻔한 일이니 전형료 수익은 올리기 좋으리라 본다. 하나같이 사립학교들인데 조만간 학교건물 하나씩 더 세우는 건 아닐런지 쓸데없는 노파심이 생긴다.

 한 가지 짚고 가야 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내 의견은 인문계 논술고사에 국한된다는 것이다. 수리논술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은 아니니 오해하진 말자. 풀어본 수리문제도 적어 왈가왈부 할 수 있는 능력도 안 되는 지라 이 점을 유의해 주길 바란다.

 

 사실 이전부터 중앙일보는 논술에 대해 황당한 의견을 선동해 왔었다. 6월 모의고사결과가 나올 즈음 쉬운 수능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다루었는데 당시 중앙일보는 쉬운 수능으로 인해 논술학원이 북새통이라며 자리가 없어 등록을 못한 한 학생을 담았었다. 중앙일보가 논술학원가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쉬운 수능이 시행되면 수능 성적이 큰 의미가 없어져 논술로 변별력을 평가하게 될 것이라는 언론플레이를 통해 가뜩이나 북새통이던 논술학원가를 더 붐비게 하는데 자의가 있었든 우연한 결과였건 논술 붐으로까지 확장시켰다.

 과연 물수능이 되면 논술고사가 치열해질까? 그렇진 않아 보인다. 상위 대학의 경우 ‘언수외 등급합이 3 이하’로 최저등급을 설정한다. (이는 1.9등급을 포함하므로 수능만으로 갈 땐 한양대에서 멈췄을 학생이 스카이에 합격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수능이 쉬워진다면? 95년생 학생들만 치룬 (현 고2) 14학년 a, b형으로 나뉜 모의 수능의 결과를 보라. 이과생 B유형(보다 어려운 유형)은 1등급 컷이 100점으로 나오는 등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다면 공부를 잘하는 학생도 언제 등급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말이 되는데 누가 나는 최저등급을 충족시킬 수 있다 자신할 수 있을까? 전국1등의 수재라 할지라도 그런 오만함을 가질 순 없을 것이다.

 이렇게 물수능이 되면 같잖은 논술 실력의 학생들이(같은 맥락으로 같잖은 수준의 수능성적 학생들 역시) 밑져야 본전으로 논술고사를 응시할 것이고 수능 상위권 학생도 울며 겨자 먹기로 지원하고 매일 불안에 떠는 모습이 펼쳐질 것이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논술고사 제도의 자멸이다. 쉬운 수능은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뒷바라지 해주는 수능이지 이전처럼 논술전형도 배려해주는 수능형태가 아닌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두 가지 악재가 겹쳐지는 이번 13학년도 논술전형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도 안 된다. 쉬운 수능에 쉬운 논술. 중앙일보는 올해 입시 결과를 또 어떻게 분석할지 매우 궁금하다. 참고로 중앙일보만을 구독해서 한 신문사가 이 글에서 구설수에 자주 오른 것이지 다른 신문사들은 옳은데 중앙일보사만 문제가 있어 비판한 것은 아니다. 입시에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는 글티너가 있다면 댓글로 자신이 구독하는 타 신문사의 입장을 밝혀주면 매우 고맙겠다.

 한 치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나의 상상대로 입시제도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진 나도 장담할 순 없다. 그럴지라도 나는 나의 주장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쓸데없이 난이도를 조정하지 않는 조치를 취했으면 한다. 또한 이번 글만은 나의 부족한 표현력보단 내용을 들어주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유현우
유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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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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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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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현우
  • 201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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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감사합니다 ^__^

    • 2012-08-27 18:26:45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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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을 안올리고 글을 썼었네요. 소이진님 수정하였습니다. ㅠ.ㅜ

    • 2012-08-27 02:10:13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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