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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장신구, 즉흥환상곡

  • 작성자 경의중앙
  • 작성일 2024-07-04
  • 조회수 123

나는 클래식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항상 듣는 노래란, 잘생긴 아이돌 그룹이 선보이는 멋지고 강렬한 댄스 케이팝 곡, 기운 내고 싶을 때 듣는 힙합 정도가 있었다. 클래식은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어느 날, 학교 쉬는 시간이었다.

같은 반 친구가 갑자기 자신이 피아노를 연주해보겠다며 음악실에서 피아노를 연주해주었다. 그때 친구가 쳐줬던 곡이 쇼팽의 ‘즉흥 환상곡’ 이었다. 이 곡은 환상 즉흥곡이라고도 불리는데, 피아노를 한두 번 배운 사람은 연주하지 못하는 숙련된 사람만이 느낌과 감정선을 살릴 수 있는 그런 곡이었다.

난 친구의 모습이 마치 쇼팽이 연주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 피아노 선율이 나의 몸에 전율을 주었고, 그 모습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내 친구도 완전한 전공자는 아니었기에 연주하며 이따금 실수는 있었지만, 나 같은 일반인이 보기에는 뭐든 좋게 들렸다. 나는 그때 그 친구로 인해 즉흥 환상곡을 처음 들었는데, 이후로도 정말 기억에 크게 남을 정도로 충격이었다. 쇼팽의 곡이 이리도 좋은 음악이었나. 이것을 고등학교 진학 후에야 알게 된 내가 무척이나 원망스러웠다.


나는 그 뒤로 쇼팽의 즉흥 환상곡에 크게 빠지고 말았다.

즉흥 환상곡이라고 함은, 정말 말대로 환상적인 곡이다. 한순간에 크게 몰려오는 전율과 잔잔하게 날 달래는 멜로디. 각기 다른 피아니스트들이 마치 자기 곡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 곡을 소화해 내는 것을 들을 때면 소름이 안 끼칠 수가 없었다. 



내가 즉흥 환상곡을 감상하는 방법은 이러하다.


즉흥 환상곡을 틀어두고 눈을 감는다.

머릿속에서 오만가지 상상을 시작한다.

 

나는 주로 이 노래에 맞춰 공연하는 상상을 한다.

발레, 피겨, 아니면 뭐든 간에 몸을 움직이며 몸의 각선미를 드러내는 공연이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허공에 피아노 치는 척을 하며 즉흥 환상곡을 치는 멋진 피아니스트 중 한명이 되어가는 상상도 했다. 피아노를 잘 못 치는 내가 한없이 미워지기도 하지만, 상상을 통해서라도 아름다운 곡을 연주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또한 나는 마음이 혼란스러워질 때면 즉흥 환상곡을 틀어 그 곡에 내 몸을 맡겼다.

 

즉흥 환상곡은 나를 쇼팽에게로 데려간다.

쇼팽은 부드럽지만, 간결하고.

거대하지만, 조심히 연주를 해준다.

 

즉흥 환상곡은 나에게 한없이 투명하지만 깊은 다이아몬드와도 같다.

장신구로 만들어 달고 다니고 싶은 만큼의 아름다운 곡이다.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읽고 있는 당신도 이 곡을 무조건 들어보는 것을 추천하기 위함이다.

마음의 도피가 필요할 때나 아름다운 예술을 맛보고 싶을 때 추천한다.

 

그렇게 나는 이 글을 쓰면서도 많은 쇼팽을 만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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