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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인물 한 명이 작품에서 너무 도드라져 보입니다

  • 작성자 김중일
  • 작성일 2012-03-20
  • 조회수 354

 

최근에 질문을 올렸던 학생이시군요^^


소설에 대한 열정 보기 좋습니다. 치열한 습작기를 보낼수록 혼돈 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수록 나중에는 고스란히 자신의 재산으로 돌아올겁니다.


일단 습작 과정의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서 저는 조금 다른 차원에서 먼저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지난 질문도 그렇고 질문자께서는 주로 장편소설에 투자를 하시는지, 아니면 중단편을 포함하여 두루 쓰고 있는데 장편에서만 잘 안 풀려서 질문을 하게 되는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아무튼 단편이든 장편이든 무엇든 도전하고 시도 하는 건 그렇지 않은 것 보다 백배 낫습니다.^^ )


그런데 장편 소설은 그 자체로 엄청난 서사성이 필요합니다. 그 사사성으로 인해 인물의 성격이 예기치 않게 휩쓸리는 경우가 다반사고요. 또한 그 도저한 서사를 이끌고 가는 것도 다름 아닌 인물들입니다. 즉, 이야기성과 인물의 힘에 아주 세야 하고요. 동시에 그 힘의 균형이 시종일관 동등하게 균형을 이루며 유지가 되어야 문제없이 장편소설이 완성될 수 있을 것으로 저는 봅니다.


이런 이야기의 운용과 인물들 간의 균형 감각을 효율적으로 습득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선, 요컨대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중단편 소설 습작을 통해 소설을 구성하고 소설로서 끌고 가는 연습을 (지금 하고 있더라도) 충분히 더 해보라는 겁니다. 등장 인물의 비중에 따른 캐릭터 부여를 소설의 플롯과 어우러져 잘 맞물리도록 연습 해보시고요. 장편을 가지고 고민했던 내공이라면 중단편은 훨씬 더 여유 있게 운용할 수 있을거에요. 예를 들자면, 육상경기장 트랙을 백바퀴쯤 도는 연습을 충실히 하다가, 마라톤 하러 밖으로 나가는 거와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작가들이 일단 단편부터 주로 쓰고 한 두 권의 소설집을 출판한 이후에 그것도 오랜 기간 준비 끝에 장편을 쓰기 시작하는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품평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원론적인 이야기를 드릴수 밖에 없는 저로서는 짐작컨대 질문자 님의 문제를 일단은 그렇게 보고 있어요.


혹 위와 같은 연습이 충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편에 도전을 하면 문제점이 발생을 하겠지요. 더군다가 그 문제점을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할지 엄두도 못내게되고요. 정확하게 찾아 고칠 능력도 부족하지요. 저번에도 말씀드렸듯 일단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찾아낸다는 게 대단하고 긍정적이네요.^^ 왜냐하면 스스로 공들여 쓴 작품에는 주로 도취되기 마련인데, 그래도 문제점을 찾아낸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본다는 거고 습작기의 누구나 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질문자 께서 말씀을 하셨듯, 제가 소설을 읽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구체적인 조언은 드리기 힘들지요. 그것은 이곳 문장의 창작광장을 한번 이용해보세요. 나름 만족스럽지 못한 작품이라도 일단 공개하고 좀 더 실질적인 조언을 들어보시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혼자 전전긍긍하는 것보다는 그 편이 훨씬 객관적으로 스스로의 작품을 검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거에요.


왜냐하면 지금 질문자께서 느끼고 있는 소설의 문제점이 정말 문제점일까요? 혹시 말입니다. 그 스스로 생각했던 문제점들 보다 좀더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요? 생각보다 손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초가 있지 않을까요? 모두 다 작품을 앞에 놓고 하는 품평회를 통해 찾아 낼 수 있겠지요.




자 제 생각을 정리하자면, 소설 작품에서 인물의 개성이 강하게 두드러지는 것은 그 자체로 일단 나쁜 게 아니랍니다. 소설을 이끌어가기 위한 몇 가지 장치들, 이를테면 주인공을 외부 세계와 분리된 자아로 표현하기 위한 주변인물 알파벳 설정 등.., 다 좋습니다. 그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아요.


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잘 생각해보셔야 할 것이 어떤 특정 인물의 개성이 도드라지는 것은, 다른 주변 인물 간의 “관계” 속에서 조화롭게 유기적으로 이루어질 때가 바람직한 것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그건 즉 이야기가 잘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거든요. 만약 걱정하신대로 주변 인물의 역할이나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상황이라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고요. 그 문제는 ‘인물’에 있기보다는 사실 소설의 “이야기” 흐름에서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예컨데 출혈 부위도 급한대로 치료를 해야겠지만, 피가 나기 시작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예방하는 것과 비슷하겠네요.


소설적으로 훌륭한 이야기라는 전제로 말씀드리면, 이야기 잘 진행이 되면서 주인공의 개성이 도드라지는 것은 좋은 겁니다. 다른 주변 인물의 역할도 긴밀해지기 마련이고요. 주변 인물이 다 지워지고, 주인공만 도드라진다면 뭔가 이야기가 꼬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여전히 이야기가 의도했던 것과 달리 복잡해지고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된다면, 과감히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질문자께서도 스스로 말씀하셨듯 말이죠.




당시 읽고 있던 작품의 이미지나 문체가 자신의 작품 속으로 묻어나는 것은 전형적으로 습작기에 있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당연히 책은 계속 열심히 읽으셔야 하고요. 너무 걱정할 건 아닙니다. 당연한 거니까요. 다만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내보이기 전에, 몇 차례 읽고 퇴고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냉정하게 검열은 하세요. 처음 쓸 때는 자신도 모르게 영향을 받아 썼더라도, 특정 작가의 느낌이 묻어나는 것은 과감하게 칼을 대어 도려내거나 자신의 문체로 바꾸는 작업을 해야합니다. 단, 구성의 결손을 가져 올수 있으니 퇴고하는 과정에서 해당 부분은 도려내기보다 자신의 느낌으로, 같은 뜻 다른 문장으로 어떻게든 바꾸기 작업을 어렵겠지만 충실히 하시면, 작품의 연결성이 훼손되는 일이 적어질 거에요. 이런 일련의 과정 자체가 당연한 습작 과정입니다. 고민할 부분은 전혀 아닙니다. 좀 더 이런 과정이 지속되면 말씀하신 ‘비빔밥’이 만들어지지요. 기성 작가들의 모든 장점을 조합한 그러나, 그래서 정말 나만의 맛을 내는 ‘비빔밥’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학교 선생님이 아니더라도, 이곳 문장 사이트 창작 광장을 잘 활용하여 구체적인 작품에 대한 조언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아직까지는 장편보다 중단편에 집중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소설 연습이 가능하다는 점 다시 한번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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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소설 쓰기 전에 가장 먼저 떠올린 인물이기도 하지만, 유독 그 인상과 개성이 너무 강렬하게 나타나서 다른 인물을 다 죽여놓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배경은 지나치게 밋밋하고 건조한데 혼자만 튀어 보이니까 글 전체의 균형이 일그러지는 것 같아요. 인물 한 명을 지나치게 편애해서 생긴 일인가 싶기도 합니다만, 나머지는 지나치게 입체감이 부족해서 그런 느낌이 더 극대화되는 것도 같고요



장편인데도 주인공 단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등장 인물들은 전부 알파벳입니다. 의도한 목적이 있기는 하지만 장편에서 그런 호칭을 고수하다가 보니 생기는 문제도 상당한 편입니다. 주제 의식이 두리뭉실한 쪽은 생각하고 있던 착상이었고, 지금 쓰는 글은 꽤 뚜렷하게 잡고 시작했어요. 10대층이라는 약간은 불안정한 때에 가지게 되는 동류 의식이 어떻게 변질될 수 있느냐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저 알파벳으로 설정해놓은 것도 주인공은 외부 세계 내지 사회를 의식적으로 자신과 분리해놓고 생각하려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던 거였죠. 그래서 여주인공 한 사람을 제외하면 전부 실명이 아닌 알파벳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그 여주인공과도 어느 순간부터 마찰을 빗기 시작하면서 인물들이 맺은 관계가 극도로 복잡하게 뒤틀려가는 그런 과정인데요. 지금은 차라리 전이 좀더 단순하면서도 독자에게 인식시키기가 쉬운 상황이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복잡해졌습니다. 어쩌면 지금 저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문제 상황인 '한 사람이 지나치게 튀어 보인다.'는 것에서 튀는 사람은 당연히 혼자 이름 석자를 가진 여주인공입니다. 사실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들어야 하는 캐릭터지만 이게 너무 심해지면 작위적인 차원으로 넘어가기에 걱정입니다. 저는 다른 사람의 작품을 감평할 때는 매의 눈이지만 제 글, 그것도 모니터 화면으로 읽으면 완전히 물고기 눈이 되거든요. 한 석달 묵혀뒀다가 적의 글을 대하는 것처럼 모니터를 노려보면서 뜯어고치지만 그런 일도 많지가 않아요.



게다가 이 여주인공이 가지는 동류 의식의 개연성도 설명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퇴고하기 전에는 2부를 통째로 여주인공 시점에서 할애해서, 지금까지의 사건을 다시 되짚어가는 그런 글이었는데 너무 지루한 것 같아서 빼버렸구요. 그런데 그러고 보니 여태껏 해온 비정상적인 행보를 설명하기가 턱없이 부족해진 겁니다. 그렇지만 이미 남주인공이 1인칭 시점으로 전개하는 (계획에서의) 1부가 어마어마하게 비대해져서 그건 생략하고 들어가는 수밖에 없는데……. 하기야 아무리 설명해도 이야기 자체를 읽지 않으신 이상 글의 문제에 대해 조언하기는 어려우실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냥 새로 쓰려는 부분을 다시 갈아엎고 예전에 버린 부분 붙여넣기 해버릴까도 생각 중입니다. 진심으로 이제 보니까 괜찮은 것 같기도 해요;;;; 이것도 뭐 판단해 주실 분이 없으니까;;



그리고 추가적인 질문이지만 저는 다른 소설을 읽지 않고는 제 소설을 못 씁니다. 독서를 못할 때는 말 그대로 글을 거의 쓰지 못하고요;; 그 글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인지는 모르지만 책상 위에 다른 작가 책이 두세 권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타입이라고나 할까…그리고 좋아하는 작가가 없어서 완전 잡식성인데, 당시 읽은 책 문체가 글에 그대로 반영되서 그게 문제입니다. 문체가 매 장면마다 달라져버려요. 대체적으로 좀 서정성을 띤 만연체다, 이런 소리를 듣는데 다른 작가의 스타일이 개밥처럼 섞여서 읽기가 굉장히 불편해 보일 정도가 될 때도 있습니다. 퇴고하면서 군더더기 다 빼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할까요. 그렇게 해서 올려도 미완성 같다거나 뭔가 연결성을 잃어버린 장면의 집합이라는 이야기를 듣고요. 처음에는 문단이 치밀했는데 갈수록 읽기 불편해진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글 쓸 때는 다른 작가의 글에서 전해져 오는 어떤 분위기 같은 것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책이라도 금식해야 하나요ㅠㅠ



소설을 저보다 오래 쓰신 분에게 보이라고 조언해주셨는데, 그 필요성은 정말 저도 절실히 느낍니다ㅜㅜ 그렇지만 주위에 그런 분이 안 계세요. 심지어 대산 청소년 문학상 한번 나가려고 전담 선생님을 여쭤봐도 뺑뺑이를 돌리는 학교니ㅡㅡ


지금 새로운 착상을 쓰는 소설에다가 써먹을 수만 있다면 참 좋겠구나 싶지만, 새로운 글은 장르 성격 자체를 달리한 스페이스 오페라 같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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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단편은 일단 꾸준히 쓰려고 노력해서 한 달에 두 편은 쓰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그렇지만 중편은 애매해서 쓰기가 꽤 어렵더라구요...; 제가 말을 짧게 하면 짧게 끝내고 길게 쓰려면 길게 쓰고 마는 타입인지라;;이것 아니면 저것이여서 중편 길이는 안 되더라구요장편이 정말 저에게는 무리라는 생각을 하기는 하는데 현재 이 절실함이나 깊이 통감하는 감정이 사라지면 진실하지 않게 변할까봐 꽤 걱정이 됩니다ㅠ자유 연재 게시판은 활성화가 잘 안 된 듯 한데 어찌해야 좋을지;; 그냥 응모 게시판에 장편 막 올리는 것도 폐일 것 같고...; 아무튼 힘 내서 하는 데까지는 해봐야지요

    • 2012-03-20 18:11:32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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