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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티너 입시&진로 가이드]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재학생 인터뷰 편

  • 작성일 2013-08-19
  • 조회수 2,366




2. 글티너 입시&진로 가이드

–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재학생 인터뷰 편





▷ 편집자 주

글티너 입시&진로가이드 두 번째 편의 주제는 국어국문학과(이하 국문과)다. 문학을 하는 학생들이 가장 먼저 염두에 두는 기본 학과지만, 정작 무엇을 지향하고 배우는지 정확히 아는 경우는 드물다. 마냥 글을 쓰고 읽기만 하던 것에서 벗어나 문학을 학문적으로 깊이 있게 연구하는 곳일까? 최근 국문과는 다른 학과와 다양한 접목을 시도하는 등 차별성을 꾀하는 예가 많아지면서, 학생들에게 진로의 길을 다방면으로 제공해 주기도 한다.
문학특!기자단은 국문과의 여러 진로 방향을 고려하며 언론인 꿈을 꾸고 있는 국문과 학생을 인터뷰했다. 학문의 요람이라는 서울대학교에 다니는 국문학도의 조언을 듣기 위해 글틴 기자 조인영, 최재호 학생이 직접 인터뷰이를 찾아가 보았다.
(인터뷰이가 학교·학과 외의 개인정보 공개를 원하지 않아 이름과 사진은 싣지 않음을 양해 바랍니다. 본 인터뷰는 글틴 웹진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미리 알립니다.)



▷ 국문과 인터뷰 10문 10답



Q_1. 어떻게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나요?
A. 우선 문학이나 학문의 기초가 되는 인문학을 토대로 배운다면 인간에 대해서 생각을 깊게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뿐만 아니라 문학을 통해 사회의 이면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제가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Q_2. 국문과에 들어오기 전 예상했던 분위기, 커리큘럼 등과 다른 점이 있다면요?
A. 처음엔 문학수업에 들어가면 고등학교 때처럼 작품에 대해서 선생님이 해설해 주는 것을 배운다고만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대학에 와서 문학 수업을 들어 보면 현재 국어국문학의 동향과 같은 학자들이 논쟁하고 있는 것을 공부하고, 공부하는 것이 교수님이 직접 연구하고 계신 것이기 때문에 보다 심도 있게 배울 수밖에 없어요. 뿐만 아니라 과거와 단절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고전문학 속에 그려진 과거의 모습이 현대사회의 해결방법으로 제시되는 데까지 고민하게 된다는 점이 다른 것 같습니다.



Q_3. 글로벌 시대에서 국문학이 가지는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우리나라는 전쟁이 끝나지도 않은 휴전 국가에 있던 나라이기 때문에 황석영 작가의 「무기의 그늘」이라는 소설처럼 전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요. 제3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할 수 있다는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Q_4. 지금 그 말씀은, 국문학을 접하면 우리가 당장 겪지 못하는 것에 대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단 뜻이에요?
A.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전쟁이나 휴전을 사회 전반에 이슈로 내세우면서 그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할 수 있는 환경 자체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Q_5. 학교 내에서 문예창작과 관련된 활동이 있나요?
A. 오세영 교수님처럼 명예교수님 말고는 문단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어요. 사실 문학에 대한 평론이 주가 되고 있고, 대신 서울대 문예지를 통해 문예창작을 이어 가고 있어요. 국어국문학과에서는 하지 않고 저희 학교에서는 기초생활교육원이라고 인문학적 쓰기에 대해서 배우는 것은 따로 떨어져 있거든요.



Q_6. 최근 불거진 국문과 폐지 논란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대학은 학문을 하는 곳이지 취업 양성을 하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학 졸업 후에 취업을 할지 다른 방향으로 나갈지는 학생의 선택이고, 대학에서는 기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Q_7. 장래 진로가 무엇인지요? 그 진로와 국문과는 연관성이 있나요?
A. 제 장래 진로는 방송기자(정치나 사회 쪽)입니다. 처음에 생각할 때는 일단 문학에 흥미가 있어서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국문학이 가질 수 있는 힘, 예를 들어 공지영 작가가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떨어져 있던 광주 인화학교에서 장애아에게 성폭력을 한 사건을 소설화 하여 이슈화시켰고 재수사를 하는 데까지 이끌어간 것이 사회의 이면을 파헤치는 기자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뿐만 아니라 기자는 한국말로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학 국문학을 전공하면 시청자들의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_8. 주변 동기들이나 선배들을 보면, 향후 어느 쪽으로 발길을 돌리나요?
A. 학부에서 국문학을 전공하면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하나 하거나 국문학 심화전공을 하는 것이 있어요. 복수전공은 다른 과로 가는데, 소수로 중문이나 영문 아예 어학을 하나 더 하는 분들도 계시고 심화전공을 하는 분들은 심화해서 논문을 쓰시는 방향으로 가요. 보통 취직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사회 계열(경제, 경영)로 많이 가는 것 같습니다.



Q_9. 사회 계열로 가면 어느 쪽으로 빠지게 되나요?
A. 국문과 하면서 언론홍보를 복수전공하면서 미디어 쪽으로 가시는 분들도 있고 공무원이나 행정고시ㆍ사법고시와 같이 고시를 준비하시는 분들이나 로스쿨 준비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리고 국문학과 대학원 진학하려 하시는 분들도 학년마다 몇 명씩은 항상 계시는 것 같습니다. 전체에서 절반은 창작이나 국문학 연구를 더 하려 하시는 분들이고, 나머지 반은 다른 취업이나 다른 국문학과 연계된 쪽으로 나가려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Q_10. 끝으로, 국문과를 준비하는 청소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 일단 요새 입시제도 자체가 계속 변하고 있는데 수능을 잘 보거나 내신만 잘해서 들어오는 것이 아닌 복합적으로 잘해야 들어오는 것으로 바뀌기 때문에 지금 국문학과를 꿈꾸고 있다면 고3이라고 항상 언어영역 문제집에만 있는 문학작품만 읽지 말고 폭넓게 독서하세요. 독서로 자기 실력을 쌓을 수 있고 문학이나 우리말과 더 친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볍게 신문 글귀라도 한 번 더 읽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인생의 밑거름이 될 수 있어요. 저는 그런 것에 도움을 되게 많이 받았거든요. 이런 것들이 쌓이다 보면 자신의 조금 모자란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작성 : 편집자 주 김유진, 인터뷰 문답 조인영, 최재호



[인터뷰 후기_조인영]

국문과 진학을 고려하는 글틴에게 도움 되기를.


나는 국어국문학과와 문예창작과 사이에서 진로 고민을 했어. 그래서 문학을 사랑하는 글틴 친구들 역시 진로 고민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과에 대해 알게 되면 고민을 덜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국어국문학과 학생과 인터뷰를 하게 됐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나는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게 되면 국문학에 대해 심도 있게 학문적으로 공부를 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국어국문학과는 글을 배우는 학과가 아니라는 점을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기 전에 확실히 생각을 해둬야 할 것 같아. 국어국문학과에서는 문학을 통해 현대사회의 해결방법으로 제시되는 데까지 고민한다는 점이 놀라웠어. 매력 있는 학과임은 분명해 보였거든. 이 기사를 읽고 진로 고민을 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 그리고 너희들은 어느 방향이든 좋은 선택을 하게 될 거라 믿어.



[인터뷰 섭외 배경_최재호]

막연한 호기심과 용기로 인터뷰 진행


처음 서울대 국문학과 인터뷰를 잡으려 한 것은 막연한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우연히 한 외부활동으로 만나게 된 선배가 서울대 국문과란 것을 알았고, 국문과란 어느 대학에나 있는 학과지만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서울대 국문학과는 저에게 새로운 궁금증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서울대란 타이틀만으로도 이미 호기심을 넘을 정도로 제 생각이 뻗어 있었으니까요. 그러면서 시작된 섭외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서울대 국문과 교수나 대학원에서 박사로 재학 중이신 분들이 더 인터뷰하기에 적합하지 않나? 나는 한낱 대학생일 뿐 어떤 것을 궁금해 하는지 모르겠으나 메일로 보내면 성실히 답변해 보내 드리겠습니다.”라며 정중히 인터뷰를 받지는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인터뷰란 직접 만나 생생히 전달해 드리는 것에 목적이 있으므로 저는 고집스럽게 글틴을 소개하며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 말하였고, 그렇다면 “계절 학기가 끝나는 날에 맞게 서울대 안에서 인터뷰를 하는 것이 어떠냐?”며 최종 날짜까지 정하게 되어 인터뷰를 성사시키게 된 것입니다. 어떤 일에 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으므로 끝까지 제 의견을 말했고, 이런 경험을 통해 끈기 있게 끝까지 밀고 가는 힘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글틴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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