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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소년의 눈물

  • 작성일 2014-11-01
  • 조회수 773

몽골 소년의 눈물

안상학


염소가 풀을 뽑아먹는 동안
사막은 저도 모르게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더 막막해져 가는 사막에서도
지금 여기 없는 꿈이 지금 여기 있는 아픔을 위로할 수 있을까


사막의 한 줌 낙타 똥 같은 어느 마을
할아비 밑에서 자라는 어미 아비 없는 소년을 만났다
할아비는 사위집에 손자를 맡기고 떠났다
발을 동동 구르며 마구 허공을 할퀴던 조막손 소년은
마을 어귀 모래언덕까지 올라가 한참을 바라고 서 있었다
몽골은 눈물이 드물다는데
소년의 눈물
광막한 곳에서는 헤어지는 시간도 길었다


지금 여기 없는 꿈이
지금 여기 있는 아픔을 이길 수 있을까
몽골식 이별을 보면서
양고기칼국수를 먹으면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나라에서
여태 만나 온 삶의 아픔과 그래도 살게끔 한 꿈의 거리를 생각한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간격을 생각한다


죽은 사람을 다시 만나려는 꿈은 어디서나 가혹하다
대체될 수 없는 꿈을 가지고 살기엔 사막은 막막하다
무슨 꿈이 있어서 무슨 아픔을 이기고 살기엔
지금 여기는 마음의 둘레가 너무 넓다
그래도 여기가 몽골이 맞다 하면 소년의 눈물도 드물어질 것이다
대륙 사내로 자랄 것이다
양고기칼국수에 고추장이나 풀어먹는 반도 사내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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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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