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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지나가지 않도록

  • 작성일 2018-08-01
  • 조회수 1,002

[글틴스페셜]




≪문장웹진≫ 8월호 '글틴 스페셜'에서는 특집으로 제13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들의 에세이를 여러분께 선보입니다. 사이버문학광장 글틴에서 활동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실래요?
(사이버문학광장 글틴 바로가기 : https://teen.munjang.or.kr)





스쳐지나가지 않도록



최다성




내가 품에 안겼던 모든 것들이 나를 지나쳐 흐르던 때를 기억해. 팔다리가 없는 홀몸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가슴과 체온도 없이,


밤 11시가 되면 살짝 감긴 듯한 눈을 비비면서 밖으로 나갔어. 아무 친구에게나 전화를 걸고 동네 구석에 있는 정자로 모였지. 한두 명씩 친구들이 모여들고 나는 옷에 묻은 담배 냄새를 털어내려 거리를 두고 서 있었지. 가장 늦게 도착한 사람은 너였어. 뿌연 담배연기 사이로 보이는 너는 언제가 본 적이 있는 아이였지.


사람들이 북적이는 야시장의 거리 속에 네가 있었지. 살짝은 취한 듯한 얼굴의 너. 너의 이름은 몰랐지만, 지금 당장 내 눈앞 암영 속에서 뚜렷이 보이는 사람이 너라는 것은 바로 알았지. 너의 눈은 날카롭게 생겼구나. 마치 겁이 없는 호랑이처럼. 통닭 냄새가 사방에서 풍겨오고 도로를 따라 늘어선 이 시장이 어디까지 이어져 있을까. 걸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 이 밤의 거리가 계속 소란스럽기를 바라면서. 여러 소음 속에서도 너의 작고 개성 있는 목소리는 구별되어 들렸으니까. 축제가 한창 진행되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그 틈 사이에 네가 끼어 있고 또 그 주변 어느 틈 사이에 너랑 가까워지고 싶은 내가 끼어 있기를 바랐던 거야. 12시를 넘어 새벽이 되고, 친구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비웠어, 상점들은 조명을 끄고 돌아갈 채비를 했지. 원래 이렇게 조용하고 깜깜한 거리였구나. 야시장이 아니었다면 귀뚜라미 울음소리뿐이었을 이곳에서. 끝까지 남아 있던 너도 집에 돌아갈 준비를 하며 친구들과 인사를 하고 있었지. 그 장소에서의 축제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갑작스럽게 너에게 연락이 왔었지.


갈대숲의 색을 한 카페에서 마주 앉아 잘 웃지도 말을 하지도 않고 경직된 표정으로 어색한 대화를 나눴던 것이 정식적인 세 번째 만남이었어. 카페도 가본 적 없고 카페에서 주문을 하는 것도 처음인지라 카운터 앞에서 쩔쩔매던 나를 보고 네가 대신 커피를 시켜 주기도 했었지. 떨리고 긴장됐지만 막연하게 행복하고 설렜던 감정들. 네가 내게 먼저 연락을 한 후로 일주일 넘게 매일 연락을 주고받다가 결국 우리는 만났었지. 우리는 아무 말없이 있어도 통하는 게 있던 것이 아닐까. 우리는 만나서 말도 잘 안 하면서 왜 세 번이나 만났지. 너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중얼대기도 하면서 말이야.


매장의 음악소리와 여러 수다소리에 묻혀 가는 자신감 없는 말투, 불안한 눈맞춤과 작은 목소리. 나와 너는 아마 서로가 사랑을 받는 것에 누구보다 무지했던 사람이었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 그리고 동시에 그 때문에 우리가 만나게 된 것임도 직관적으로 알았어. 우리는 방황을 하다 자주 만난 적이 있었으니까. 인적이 드문 밤의 공원에서의 술자리라든가, 새벽에 몰래 집을 나와 만들었던 모임에서의 만남이 그것이었지. 우린 어디에도 안착할 곳이 없어서 영원히 모든 곳을 헤맸을 운명이고, 그러다 보면 우리는 언젠가 만나게 됐을 거라고, 그게 이번이 된 것뿐이라고.


우리가 자신을 미아라고 느끼는 것과 어른들에게 받은 상처에 대해선 언젠가 할 말이 많겠지. 하지만 적어도 넌 나를 만나는 동안은 우리를 학대하던 어른들을 탓하지 않았어. 십대 후반인 우리는 여전히 너무나도 작고 약했고 고통스러웠지만 너의 탓하지 않음은 어른들에게 잘못이 없다는 것이 아니었지, 우리 지금 이토록 아프고 외로우니까 지금 우리가 아픈 것에 집중하기로 하자는 것이 너의 뜻이었어.


공포에 떨면서 울기만 하던 나를 안고 같이 잠들어 준 것도 너였지. 아니 어떻게 보면 우린 안고 있었다기보다는 포개어져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몰라. 처음엔 마냥 어색하고 낯설기만 했지. 사람의 몸이 생각보다 이렇게 따뜻하기도 하구나. 그래서 이렇게 죽어버릴 것만 같은 공포가 가라앉기도 하는 거구나. 괜찮아질 것 같기도 하는 거구나. 울음이 그쳐버리기도 하는 거구나. 근데 그러다가 원인 모를 울음이 쏟아져 나와 버리기도 하는 거구나. 헐떡이면서. 태어난 게 죄인 사람도 있을까, 라고 내가 물었을 때 그럼 우린 태어난 적이 없으니까 무죄네, 라며 가볍게 웃어 보이며 말하던 너의 표정. 장난스러운 말투와 대비되게 눈은 온화하던 그 얼굴. 그 얼굴을 봤을 땐 세상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었어. 그 순간부터 아마 나는 계속 바랐을지도 몰라. 앞으로는 절대로 태어나지 말기를. 다시는 영영 사람이 되지 말기를. 그렇게 버려진 채로 수거되지 말고. 너랑 같이 평생 슬퍼하며 살기를. 태어난 적 없는 존재라는 게 이토록 모든 짐을 털어놓은 것 같은 기분일 줄은 몰랐으니까 말이야.


슬퍼하면 쓰다듬어 주고 행복할 땐 안을 수 있는 것이 연인이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지. 안착했다고 생각했던 순간에 다시 네가 느꼈을 정처 없음을, 이 익숙한 외로움에 대해 너는 자주 나에게 토로했고 나는 그때마다 어찌해야 할지 몰랐어. 위태롭게, 네가 내 곁에서 떨어질 때면 마냥 수동적인 자세로 네가 다시 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전부였으니까. 그건 자신을 붙잡아 달라는 신호였을지 모르는데. 서툴렀어. 그때 나는 네게 사랑에 대한 어떠한 확신도 거짓도 말할 수 없었거든. 팔과 다리를 가진 몸이라는 게. 팔로 누군가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방법을, 다리로 누군가와 동행하는 방법을 나는 배운 적이 없었으니까. 미숙하게 좋아했고, 미숙하게 미워했고, 너를 가만히 두었던 것이 오히려 너를 다시 상처 입혔을 거라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지. 결국 우리는 서로를 안을 수 없는 몸인 걸까, 안길 수 없는 몸인 걸까 하는 자괴로 스스로를 상처 입혔고, 우리는 얼마 가지 못하고 헤어졌지.


멍청하기만 했던 연애. 어렸던 걸까. 근데 혼자 우는 법은 배운 적도 없는데 왜 이렇게 능숙할까. 모든 사람들이 싫었지. 담배나 피우면서 어른들을 욕하고 다녔어. 온갖 엇나간 짓들을 하고 다녔지. 나와 같이 어린 친구들은 이렇지 않던데. 이게 어린 거라면 언제 어른이 될까. 아니면 잘못 어른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 이게 내 잘못인 걸까. 나는 너무 얕았고, 임계점에서 흔들리던 너를 붙잡지 못했지. 부족했던, 이게 마냥 어리지만은 않던 시절의 나였어.
나는 누군가의 아들도 아니었고 누군가의 학생도 아니었어, 아무것도, 아무도 나를 정의 내려 주지 않아서, 내 존재 의미를 너의 애인이라는 것에서만 찾았었는데, 이렇게 되면 이제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리는 걸까. 우린 집이 없어서 서로가 서로에게 집이었고 그래서 우린 이제 돌아갈 곳이 없어졌나. 나는 어디로 가고 너는 어디로 가게 되는 거지. 우리는 또 누군가를 집으로 삼고 몸을 파묻게 될까. 파묻고 잠에 들어 눈을 떠보면 다시 황량한 벌판 위에 누워 있게 될까. 서로의 학교도 달라서 이제는 마주칠 일도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 길 위에서 나를 흩어질 것만 같이 울게 했지.


지금 나는 시를 쓰고 있어. 그렇게 태어나기 싫다고 말하던 나였지만, 어찌어찌 나는 나를 시를 쓰는 사람으로 생각하면서 지내기로 했어. 나름 재밌기도 하고 말이야. 시를 쓰는 일은 사람으로 있는 일이 서툴러도 상관없었으니까.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시작하게 된 시 쓰기가 이왕 시작하게 된 김에 하고 싶은 것도 생겨버렸어. 어디에서 내가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하는 일이 그것이야. 그러니까 언젠가, 먼 곳에서 또 가까운 곳에서, 다른 공간 다른 시간에서, 다른 몸으로 우리가 다른 얼굴로, 다시 떠돌고 있을 때, 그냥 지나쳐 버리지 않도록.
















작가소개 / 최다성(멜랑콜리다성)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재학 중.


《문장웹진 2018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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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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